내 친구 영디기는 이 장면을 보고서는 대뜸 설정샷 운운했으니 이래서 서울 안 가 본 놈이 이긴다는 말이 나오는 법이다. 그래서 영디기 아니겠는가?
저 장면 원본은 이렇다.
설정 샷이 아니다. 기다려서 우리 사진기자가 포착한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다.
어제 고고학계에서는 내내 화제가 된 서울 종로 신영동 고려건물지 발굴현장이다. 저 맨 앞 사진 하나만 달랑 걸어놓고는 나는 또 고고학을 향해 이렇게 쏘아댔다.
내 언제나 말하듯이 땅 파고 연구하는 일만 고고학이 아니다.
이런 사진을 찍고 소비하는 일 역시 고고학 영역이다.
Doing Archaeology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에서 관련 학과 나와야 고고학?
어디 굴러먹다온 개뼉다귀로 사기를 친단 말인가?
이것이 고고학이 사는 길이다.
신고고학? 웃기는 소리 하네 언제적 신인가?
신고고학은 고고학의 주체를 전복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에 대해서는 그간 내가 뱉은 말이 많아 그것을 되풀이하는 일은 되도록 피한다.
다만 이참에 더더욱 강조하고 싶은 말은 지금 한국에는 신고고학 New Archaeology 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고, 그것은 Doing Archaeology에 대한 전복적 사고가 필요함을 말하며, 나아가 그 전복적 사고는
Doing Archaeology 주체의 반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저 Doing Archaeology 주체는 누구인가? 이 경우는 언뜻 떠오르는 주체는 첫째 저 사진을 찍은 기자, 둘째 저 사진을 소비하는 불특정 다수다.
저들이야말로 Archaeologists다. 고고학자는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이수하고, 나아가 그와 직접 관련하는 기관에서 일정 기간 근무해야 주어지는 자격증이 아니다.
전유는 특권을 낳고 특권은 군림을 낳으며 군림은 교시를 낳는다. 전유는 싹부터 잘라야 하는 이유다.
누구나 고고학도인 세상,
이야말로 작금 한국고고학, 나아가 세계고고학에 필요한 혁명이다. 전유를 때려부수기 위한 평등을 향한 혁명을 일으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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