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by (Not In My Backyard) 는 인류 역사를 관통한다. 근래의 현상이라고 간주하기도 하지만 개소리다.
아래는 숯을 구워 파는 사람을 노래한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772~846) 신악부新樂府 매탄옹賣炭翁이다.
나무를 베어 숯을 굽는 곳이 남산 산중이다. 왜? 장안長安 시내에 저런 거 지어봐라. 벌떼처럼 들어일어났다.
숯 파는 노인[賣炭翁]
[唐] 백거이白居易
숯 파는 노인
남산에서 나무 베어 숯을 굽네
얼굴은 온통 재와 그을음
귀밑머리 희끗하고 손가락은 새카맣네
숯 팔아 번 돈을 어디에 쓰냐고?
몸에 걸칠 옷과 먹을 것 구하네
가엾어라 홑옷 걸치고도
숯값 내릴까 추워지길 바란다네
밤새 성 밖엔 눈이 한 자나 쌓여
새벽 숯 실은 수레 몰아 얼음자국 남기는데
소는 지치고 사람은 허기진데 해는 벌써 중천
저자 남문 밖 진펄바닥에서 한숨 돌리는데
훨훨 날 듯 두 필 말 달리며 오는 이 누구인가
누런 옷 걸친 임금님 사자와 흰 옷 입은 시종 아이
손에는 문서 들고 입으로는 칙령이라 소리치며
수레 돌려 소 몰아 북쪽으로 끌고가네
수레 가득 실은 숯 천 근이 넘건만
궁중 사자 몰고 가니 아까워도 어쩔 수 없네
붉은 베 반 필과 비단 열 자
소 머리에 매어 놓고는 숯값이라네
賣炭翁,伐薪燒炭南山中。
滿面塵灰煙火色,兩鬢蒼蒼十指黑。
賣炭得錢何所營?身上衣裳口中食。
可憐身上衣正單,心憂炭價願天寒。
夜來城外一尺雪,曉駕炭車輾冰轍。
牛困人飢日已高,市南門外泥中歇。
翩翩兩騎來是誰?黃衣使者白衫兒。
手把文書口稱敕,回車叱牛牽向北。
一車炭,千余斤,宮使驅將惜不得。
半匹紅紗一丈綾,系向牛頭充炭值。
(2014. 1. 21)
***
숯장사가 되려면 날씨가 추워야 한다. 따듯한 날씨는 숯파는 사람들한테는 비극이다.
농사로 돈을 벌려면 실은 흉년이 들어야 한다. 흉년이 들어 다 망하고 내 농사만 잘 되어야 한다.
그렇게 모진 생을 이어가는 숯파는 늙은이지만 궁궐에서 나온 놈들이 숯을 몽땅 실어간다. 염가 할인 공출이다.
신악부가 낙천 작으로 오십편인가 수록됐으니 하나하나 문학작품으로 명편으로 꼽히고 또 그것은 당대의 실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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