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옛사람에게 들으니 / 吾聞於古人
하늘과 땅은 거리가 / 蒼穹之去地
이억 만 팔천하고도 / 二億萬八千
칠백 팔십 리란다고 / 七百八十里
이규보의 <동명왕편> 속 구절이다. 2억 만 팔천 칠백 팔십리라.
<하멜표류기> 같은 문헌을 보면 억億이란 10만을 가리키는 단위였다.
이를 염두에 두고 계산하면 218,780리. 조선시대 단위로는 10리가 대략 5.4~5.7km였다니 5.5km라고 하고 계산해보면 12만 329km 남짓이 된다.
대류권, 성층권, 중간권, 열권은 가볍게 뛰어넘는다.
그런가 하면 또 하늘과 땅 사이 높이를 이렇게 본 분도 있었다.
‘노락당老樂堂과 하늘 사이가 한 자 다섯 치 밖에 되지 않는다’
흥선대원군이 그 아들을 왕위에 올리고 운현궁을 대대적으로 지어올릴 때 당시 대제학이던 김병학이 지어올린 <노락당기> 한 대목이다.
지금도 노락당은 엄연히 남아 있는데 가서 보면
용마루 위로 근대에 새로 지은 양관洋館이 삐죽 솟아 마당을 넘겨다본다.
*** Editor's Note ***
이규보가 말하는 동명왕편은 고구려 건국역사를 고주몽 중심으로 읊은 서사시라
그가 말하는 동명왕은 고주몽이라
그 고주몽은 아버지가 천제의 하늘 해모수라
그의 난봉질에 유화라는 여인이 희생되어
아이를 배어 낳으니 그가 고주몽이라
어릴 적부터 신동이라 블라블라
전형의 건국 영웅담이다.
하늘과 땅이 저리 멀다는데 해모수는 어떻게 내려왔을까 묻는 것이니
답하거니와, 퍼스클래스 직항으로 왔다.
그 퍼스트클라스가 자운거紫雲車다.
왜 자운인가? 천황대제의 하늘인 까닭이다.
#동명왕편 #이규보 #해모수 #고주몽 #고구려건국신화 #유화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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