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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71

귀하디 귀해 한 개라도 함부로 쪼개지 못한 밀감 동국이상국전집 제5권 / 고율시(古律詩) 또 귤을 읊다[又詠橘] 손에 쥐고 굴리니 둥글둥글 사랑스러워 어찌 강남 눈 속에서만 구경해야 하나 한 개인들 어찌 함부로 쪼갤손가 천리 먼 길에서 장안까지 왔다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재수 (역) | 1980 掌中持弄愛團團。何必江南雪裏看。一箇忍堪輕擘破。邈從千里致長安。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0 동국이상국전집 제5권 / 고율시(古律詩) 문 장로가 귤을 부賦한 시에 차운하다[次韻文長老賦橘] 형남荊南에만 생산되는데 흩어진 선성의 정기精氣일세 〈춘추위春秋緯〉 운두추運斗樞에 “선성의 정기가 흩어져 귤이 되었다.” 하였다. 속에는 백옥뇌가 들었고 겉에는 울금이 덮였네 천 그루의 재배는 천호후千戶侯에 견주고 세 개를 간직함은 모친에게 드리려 함일.. 2020. 12. 15.
약목이라도 베어 와 등 따시게 해주리라 《동국이상국전집》 제2권 / 고율시古律詩 호된 추위에 읊다[苦寒吟] 나는 공자 묵자 같은 현인이 아니니 어찌 굴뚝이 검지 않고 자리가 따스하지 않으랴 마누라여 아이야 춥다 울지 마라 내 약목을 베어 와 숯을 만들어 우리 집과 온 천하를 두루 따습게 해서 추운 섣달에도 늘 땀을 흘리게 하련다 [주-D001] 공묵(孔墨) 같은……않으랴 : 자신을 낮추어 겸사하는 말이다. 공묵은 곧 공자孔子와 묵자墨子를 가리키는데, 반고班固의 《답빈희答賓戲》에 “성철聖哲들은 세상을 구제하기에 항시 급급하여 늘 천하를 주유하느라 공자가 앉은 자리는 따스해질 겨를이 없었고, 묵자가 사는 집에는 굴뚝에 그을음이 낄 여가가 없었다.” 하였다. [주-D002] 약목(若木) : 해 지는 곳에 있다는 나무 이름. ⓒ 한국고전번역원 | 이.. 2020. 12. 14.
성난 원숭이 보고 격발해서 쓴 시[이규보] 《동국이상국전집》 제9권, 고율시(古律詩), '기 상서(奇尙書) 댁에서 성낸 원숭이를 보고 짓다' 원숭이가 무슨 성낼 일이 있다고 / 猿公有何嗔 사람처럼 서서 날 향해 울부짖네 / 人立向我嘷 아마도 너는 파협巴峽의 달빛 생각하여 / 爾思巴峽月 높직한 주문朱門에 얽매임 싫어하리 / 厭絆失門高 나도 푸른 산에 은거함을 생각하며 / 我戀碧山隱 부질없이 홍진紅塵의 시달림을 받노라 / 浪受紅塵勞 나와 너는 같은 병을 앓는데 / 我與爾同病 어찌하여 넌 사납게 부르짖느냐 / 胡爲厲聲咆 *** 국립중앙박물관 강민경 선생 글과 그림이다. 2020. 12. 14.
이처럼 깔끔한 제사, 이규보가 선돌에 올린 제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권40, 석도소제축釋道疏祭祝이란 부분에는 부처님이나 도가의 일월성신日月星辰 같은 존재에게 제사드릴 때 쓴 제문, 축문 등이 실렸다. 이란 글도 개중 하나다. 의주는 고구려의 '천정군泉井郡'이었다니 지금의 함경남도 문천, 원산 일대 어디께였던 모양이고, 입석이란 글자 그대로 '선돌'이 되겠다. 선사시대에 세운 선돌에 고려시대에도 제사를 지내셨던 모양인데, 그 제문을 보면 세상에 이처럼 깔끔한 제사가 또 있나 싶다. "신神이 의지할 곳은 이 우뚝한 돌이 서 있는 곳이며, 신信으로 받드는 제수는 저 길에 괸 빗물을 떠와서 장만하나이다. 바라건대 순수한 정성에 흠향하사 더욱 음덕의 도움을 주소서. [神所憑依。有斯石之特立。信可羞薦。酌彼潦以克禋。庶享純誠。益紆陰相。]" *** 이상은 국립박.. 2020. 12. 13.
불효자는 웁니다 "옛날 아버지께서 남쪽에 계시고 제가 서울에서 공부할 적엔 300리 길이 비록 멀다 해도 가기만 하면 뵐 수 있었는데, 지금 계시는 북녘 산기슭은 도성都城과의 거리가 몇 걸음 되지 않아 잠깐 사이에 갈 수는 있어도 간들 누구를 뵈오리까. 제 일생이 끝나도록 다시 뵈올 길이 없습니다. 말은 입에서 나오려 하나 목이 메어 사뢰기 어렵고, 다만 이 엷은 술잔으로 저의 속정을 표하오니 아, 슬프기만 합니다." ㅡ 이규보 《동국이상국집》 권37, "아버지를 위한 제문, 누군가를 대신해서 짓다[祭父文 代人行]" *** 이상은 국립박물관 강민경 선생 글이다. 2020. 12. 13.
이규보 <눈에다 쓴 이름> 눈빛이 종이보다 하얗길래 雪色白於紙 채찍을 들고 이름자를 적나니 擧鞭書姓字 바람이여 제발 땅을 쓸지 말고 莫敎風掃地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다오 好待主人至 이규보 권8, 고율시 '눈 속에 친구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다' 202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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