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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515

커피에 오트밀을 즐긴 이완용, 술은 마시지 않았다 이완용(1858~1926)의 전기 《일당기사一堂紀事》를 보면 이라 해서 그가 평소 했던 말과 행동 등을 정리한 항목이 있다. 이를 읽어보다가 그의 식성 이야기가 나오기에 재미있어서 옮겨본다(옛날 일본어가 되서 제대로 해석했는지는 자신이 없지만, 한자는 그래도 한 자 이상 읽을 수 있으니 이를 토대로 때려맞추어보고자 한다.정확한 번역이 아니라 대강의 뜻만 새기려고 하는 것이므로 여러 선생님께 양해 부탁드린다.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가르쳐주시기를 바란다).---일정한 시간에 음식을 먹었는데, 우선 오전 8시 무렵(유사시에는 제한을 두지 않음)에는 중국 차, 홍차 또는 가피차枷皮茶(커피?) 같은 것, 우유, 서양 보리죽(오트밀), 달걀, 생선,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 과일 종류 등을 2~3개씩 번갈아가며 먹었다.. 2024. 12. 30.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찍먹 감상기 (3) 유물의 팔자 널리 알려져 있듯이, 국립고궁박물원 기초는 국민당이 접수한 청 황실 소장품이다. 그런 만큼 여기엔 청나라 황제들이 개인적으로 곁에 두고 즐겼던 물건들이 적지 않고, 이를 따로 방 하나를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국립고궁박물원 하면 떠올리는 유물 중 상당수가 여기 있다. 온갖 귀금속과 보석이 아낌없이 베풀어져 화려한 건 기본이고, 작더라도 있을 걸 다 갖춘 물건들이다.   황제와 황후, 비빈들이 찼던 목걸이(조주朝珠라고 한다)나 법랑채 동기銅器, 금실로 만든 합 따위에도 물론 눈길이 가지만,  많은 분은 그 근처 진열장에서 감탄을 금치 못한다. 상아로 만든 탑과 구슬이다.    여러 개를 이어붙이거나 한 게 아니라 상아 하나만을 깎고 다듬고 새겼는데, 구슬은 그 안에 또 구슬이 있어 빙글빙글 돌아가고 탑은.. 2024. 12. 26.
이름의 중요성 방영한지 2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아직 짤, 밈으로 살아 숨쉬는(?) 드라마 . 그 2부에서 가장 유명한 밈이라고 하면 아마 아래 사진일 것이다. 사실 이 주인공 심영沈影(1910-1971(?))은 이런 밈으로 소비되긴 좀 아까운 인물이다. 고종 때 예조참판을 지낸 심상학沈相學(1830-1890)의 손자였던 그는 젊어서부터 무용, 노래, 연극, 영화 등 다방면에 재주를 발휘한 배우였다. 그리고 그는 총을 맞고도 어쨌거나 치료 받고 멀쩡히 살아서 월북했고, 70년대 초 숙청당할 때까지 북한 정권 아래에서 승승장구했다.하지만 워낙 의 인상이 강해서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심영' 하면 "내가 고자라니!"를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고려 초기에도 그런 오해를 받을 만한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고려사》를 보면 .. 2024. 12. 26.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찍먹 감상기 (2) 우과천청雨過天靑 도자기하면 중국이요 중국하면 도자기이던 시절이 있었다. 오죽하면 도자기를 영어로 china라 했겠는가. 옛 드라마 대사를 빌리자면, "도자기는 중국의 자존심이다." 그런 만큼 여기 고궁박물원 소장품 상당수도 도자기요, 할당된 전시공간도 아주 널찍하다. 전시 개관 패널에 한국어가 들어갔다. 워낙 한국인이 많이 오니 그에 맞춘 모양인데, 급하게 하느라 치명적인 오타가 생겨서 고친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하여간 중국 선사시대의 채색도기, 흑도 같은 것으로부터 도자기 전시가 시작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전시 기법 자체는 우리네 국립박물관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다만 전시공간을 전체적으로 밝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짚고 싶다. 우리는 공간을 어둑하게 하고 유물에 조명을 비추어 강조한다. 유물의 손상을 최소.. 2024. 12. 19.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 찍먹 감상기 (1) 세계 3대 무엇무엇, 5대 무엇무엇, 7대 무엇무엇이란 표현을 요즘도 사람들은 곧잘 쓰곤 한다.사실 그게 살아가는 데 무슨 의미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그런 '귀한 것'이 '우리'에게 있다면 참 가슴이 벅차오르고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게 세상 이치인 모양이다.어쨌건 그런 '세계 5대 박물관' 중 하나라는 중화민국(대만)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에 다녀왔다(나머지는 영국 영국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이집트 구 이집트박물관, 바티칸시티 바티칸박물관...중 넷을 꼽는다 한다).타이베이시 중심가에 있으면 좀 편했으련만, 아쉽게도 시내에서 버스타고 한 한 시간 정도를 가야 나온다.제법 높은 빌딩이 많은 시내를 지나 외곽으로 가다 보면 우리네 지방 소도시 같.. 2024. 12. 17.
집사근執事勤, 이완용의 모토 [일할 때는 부지런하게]만고 역적 일당 이완용(1858~1926)이 쓴 두인頭印 중 하나다.집사근執事勤 곧 '일할 때는 부지런하게'란 뜻의 단어인데그의 전기 를 보면 실제 이완용은 어떤 일이든 꽤나 열심히 했고 게으름을 피지 않았다고 한다.그래서 나라 파는 일도 그리 부지런하게 했나 싶지만 말이다. 도장 재질은 아마 수산석壽山石 같은 돌일 테고, 각刻을 누가 했을까 궁금한데 일본 전각가일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인줏빛이 지금도 저리 선명한 걸 보면 경면주사 함량이 높은 고급품이다. 하기야 당연하게도 이완용 후작 정도 되는 부자 귀족이 아무거나 썼겠는가. 2024.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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