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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444

진상한 귤 썩었다고 파직당한 제주목사 역대 제주목사 중에는 (지금의 우리가 보기엔) 어이없는 이유로 파직된 분이 많다. 진상한 귤이 썩었으므로 벼슬을 떼고 심문한다는 것. 근데 냉장고가 없던 시절 뱃길로 귤을 나르는데 썩지 않는다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닐까. 지금도 택배로 귤을 사서 풀어보면 가끔 푸른곰팡이 핀 게 나오는데. 귤을 포장해 서울로 보내면서 목사 나으리들은 "제발..." 이런 심정이었을지 모르겠다. *** Editor's Note *** 전라도 장성부사는 죽력을 만들 청대죽이 너무 말라서 파직되기도 했단다. 이를 반면교사 삼은 후임 장성부사는 정치력을 발휘해 장성 대나무는 죽력을 만들기에 좋지 않다고 담양에 토스해 버리기도 했다고. (기호철) 2023. 4. 21.
기어이 곤장 맞고 죽은 쪽집게 과거시험 대리자 과거를 치르려면 경전과 시서에 통달해야하는 것은 기본이요, 과거에만 쓰이는 양식의 시와 문장에 익숙해야했다. 시의 경우 과시 또는 공령시라 했고 문장은 과부라고 했다. 이는 엄청나게 형식화해(중국 명청대의 팔고문만큼은 아니지만) 채점하기는 편했지만 제대로 된 시문으로 평가받기는 힘들었고 문집 같은 데서도 산삭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과거를 치르려면 꼭 필요했기에 선비들은 이런 과시들을 손수 베껴 익혔다. 과거 모범답안집을 만든 것이다. 가끔은 그런 데서 퍽 의미있는 작품을 만나기도 한다. 이 사진이 그 한 예인데, 이는 17세기 문인인 이재영(1553-1623)이 지었다는 과시이다. 그는 서출이었지만 임진왜란 당시 군공을 세워 면천되고 정시문과에 장원할 정도로 문장에 뛰어났다. 그를 조선통신사 수행원으.. 2023. 4. 19.
조선총독부관측소 초대 소장 와다 유지 和田雄治의 연하엽서 '날씨'를 '예보'한다는 것은 예부터 고난도 작업이었으며 또 권력과 직결되는 일이었다. 그런 만큼 천문을 읽고 기상을 관측하는 임무는 권력자의 지근거리에서 행해졌다. 조선만 하더라도 천문, 지리, 측후 등을 관할하던 관상감은 영의정이 명목상 최고 책임자일 정도로 격이 매우 높은 관청이었다. 근대가 되었어도 날씨 예보는 중요한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근대가 되었기에 날씨를 미리 알고 알려주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고 해야 맞겠다. 대한제국은 1907년 인천에 '중앙관측소'를, 지금의 종로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국립기상박물관) 자리에 '한성측후소'를 두고 이를 비롯한 전국 8곳에 '측후소'를 두어 한국의 날씨를 파악하게 하였다. 강점 이후 조선총독부도 이를 이어받았고, 각 도에 측후소를 이관했다가 다시 회수하는.. 2023. 4. 18.
국립제주박물관 신기술융합콘텐츠영상 선뵈 제주 심원의 영상, 표해 바다 너머의 꿈에 이어 오는 4월 18일 화요일부터 3번 째 신기술융합콘텐츠영상인 '영주십경 瀛洲十景'을 선보입니다. 조선 후기 제주의 문인 매계 이한우가 선정한 제주의 경관 10곳을 대상으로 옛 모습을 알 수 없는 곳은 실사 영상과 컴퓨터그래픽 기법의 디지털 영상을 혼합하여 170여 년 전 제주의 빼어난 경관 10곳을 재현하였으니, 많은 감상 부탁드립니다! '영주십경瀛洲十景' 신기술융합콘텐츠영상으로 아름다운 제주를 만나보세요. 자세한 사항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jnm2001/223077240929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 ~ 17시 30분 (15분 단위 교차 상영) 🔸누구나 관람 가능 🔸국립제주박물관 실감영상실(.. 2023. 4. 17.
토실土室을 허문 이규보, 왜? 이규보가 요즘 태어났다면 온수매트나 에어컨을 쓰지 않고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지냈을까?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왜, 저 유명한 가 전집 권21에 있지 않던가. 10월 초하루에 이자李子(이규보 본인)가 밖에서 돌아오니, 아이들이 흙을 파서 집을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무덤과 같았다. 이자는 뭔지 모르는 체하며 말하기를, “무엇 때문에 집안에다 무덤을 만들었느냐?” 하니, 아이들이 말하기를, “이것은 무덤이 아니라 토실土室입니다.” 하기에, “어째서 이런 것을 만들었느냐?” 하였더니, “겨울에 화초나 과일을 저장하기에 좋고, 또 길쌈하는 부인들에게 편리하니, 아무리 추울 때라도 온화한 봄날씨와 같아서 손이 얼어터지지 않으므로 참 좋습니다.” 라고 하였다. 이를 보면 고려시대 관료계층의 .. 2023. 4. 15.
일본 동양사학의 거물 시라토리 구라키치 白鳥庫吉의 엽서 이른바 '식민사학'의 계보를 읊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 시라토리 구라키치白鳥庫吉(1865-1942). 그의 사진이나 글은 접한 이들이 적지 않겠지만 그의 글씨를 본 분은 좀 드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엽서는 그가 어느 봄날(소인이 흐려서 연도는 분명치 않다) 서울 '경성호테루'에 머물며 지인에게 부친 것이다. 조선 땅에 와서 불국사 근처 옛날 탑도 보고, 강서 진남포도 간 모양인데 일본 초서가 되놔서 읽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글씨는 제법 유려한 편이다.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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