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로, 커미션, 급행료, 윤활유
이자李子(이규보)가 남쪽으로 어떤 강을 건너는데, 때마침 배를 나란히 해서 건너는 사람이 있었다. 두 배의 크기도 같고 사공의 수도 같으며, 배에 탄 사람과 말의 수도 거의 비슷하였다. 그런데 조금 후에 보니, 그 배는 나는 듯이 달려서 벌써 저쪽 언덕에 닿았지만, 내가 탄 배는 오히려 머뭇거리고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 까닭을 물었더니, 배 안에 있는 사람이 말하기를, “저 배는 사공에게 술을 먹여서, 사공이 힘을 다하여 노를 저었기 때문이오.” 라고 하였다. 나는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탄식하기를, “아, 이 조그마한 배가 가는 데도 오히려 뇌물의 있고 없음에 따라 느리고 빠름, 앞섬과 뒤처짐이 있거늘, 하물며 벼슬을 다투는 마당에 있어서랴? 나의 수중에 돈이 없는 것을 생각하..
2023.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