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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491

미끼를 물어분...이 아니고 미키를 도와준 후지츠카 한국 의학사醫學史 양대산맥 중 하나로 꼽히는 미키 사카에(삼목영 三木榮, 1903-1979)라는 분이 지은 란 책이 있다. 말 그대로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의 한국 의학서의 서지사항과 해제를 정리한 책이다. 초판은 1956년 나왔는데 등사謄寫로 120부만 인쇄한 자가판自家版이다(작년 말인가에 한국어 번역이 나왔다). 그 서문을 읽어보니, 도움을 받은 분들을 거진 한 페이지 통으로 할애해 적어놓고 있다. 그런데 그 중간쯤을 보니 "전 경성제대 교수 후지타 료사쿠(등전량책 藤田亮策, 1892-1960) 선생" 아래에 "돌아가신 同(필자 주: 전 경성제대 교수) 후지츠카 지카시 선생"이 나오는 게 아닌가 말이다. 이런 걸 보면 후지츠카를 의 신화나, 추사니 조선 북학파니 청대 고증학이니 하는 것의 연구자로만 기.. 2023. 7. 18.
이마니시가 베낀 후지츠카 소장 고려도경 이마니시 류(금서룡今西龍, 1875-1932)의 장서 상당수가 들어가있는 나라 천리대학도서관天理大學圖書館의 한국 고서 목록을 찾아볼 일이 있었다. 을 교정해 연활자본으로 낸 이마니시답게 그 스스로도 을 갖고 있었다. 18세기 사본이라니 지부족재본知不足齋本을 베낀 건가 싶은데 실물을 언제 만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근데 중요한건 그 위다. 달랑 6장이라기에 뭔가 싶었는데, 해제를 읽어보니 후덜덜. 1931년 7월 후지츠카藤塚 교수의 교시로 그의 소장본을 빌려 베껴서 지부족재총서본에 주석을 단다는 게 아닌가. 분명 이 후지츠카는 후지츠카 치카시(등총린藤塚鄰, 1879-1948)다. 그가 어떤 을 갖고 있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는데, 지금은 허공의 연기가 되었을테니 아무것도 할 수 없고(혹 하버드 옌칭에 .. 2023. 7. 18.
문징명 여든여섯살 때 글씨가 이렇다고 명나라 문징명文徵明(1470-1559)이 가정 을묘년(1555) 여든여섯 살 때 썼다는 글씨 탁본 믿기지 않는다. 2023. 7. 15.
유홍개庾弘蓋, 이규보가 건진 고려의 제주 지방관 나 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한 인물이 있다. 유庾씨인 것을 보아 고려 개국공신 유금필庾黔弼의 후예인 평산 유씨 아니면 무송 유씨였을 게고 과거에 급제했거나 음서로 출세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어쨌건 제주濟州에 지방관으로 부임했다는 것 말고는 업적이건 뭐건 알려진 것이 없는데 만약 후집에 그에게 보내려 한 이규보의 시가 실리지 않았던들 영원히 묻혔을지도 모른다. 제주에서마저 잊혀진 그 이름 유홍개여. 지평선 저 너머 머나먼 길 전송할 때 / 漫長路垠送遐征 눈물 어린 깊은 정감 스스로 알겠네 / 淚墮方知自感情 - 시랑(侍郞, 여기서는 이수李需란 이다)이 태수를 전별하는 정감을 말한다 파도 잔잔하니 무사히 바다를 건널 테고 / 瀾涉穩堪尋過海 술이 얼근해지니 자꾸 잔을 권하려네 / 酒傾醺好更斟觥 천성이 옹.. 2023. 7. 11.
청자 왕국 원에서 왜 고려청자를? 1289년(충렬왕 15) 8월, 탐라에 있던 원나라 관리가 잠깐 대도大都(지금의 베이징)에 갔다(출장이었을지 휴가였을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겸사겸사, 원나라 중서성中書省 부탁을 고려 조정에 전해주는데. 무오 탐라안무사耽羅安撫使 홀도탑아忽都塔兒가 원에서 돌아왔는데, 중서성이 첩牒을 보내어 청사靑砂 항아리[甕]와 동이[盆]·병甁을 요구하였다. - 권30, 세가 30, 충렬왕 15년 8월 아마 당시에는 청자를 청사기靑砂器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그때도 용천요龍泉窯 같은 데서 고급 청자를 버글버글하게 구워냈는데(신안해저유물의 그 많은 그릇을 생각하시라!) 왜 고려청자를 따로 또 요구했을까. 고려청자를 원나라 사람들도 높이 평가해서-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글쎄 그렇게만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2023. 7. 11.
궁예도성에서 맞닥뜨린 "자네 지금 뭐하는 겐가?" 근대의 이름난 인류학자였던 석남石南 송석하宋錫夏(1904~1948)가 어느 날 철원에 갔다. 지금은 군사분계선 안에 폭 갇혀버린 궁예弓裔의 옛 도읍 풍천원楓川原에 들렀는데 마침 그 토성 동쪽에 '웅장하고도 우아한' 오층석탑 하나가 오롯이 서 있었던 모양이다. 감탄하면서 보다가 하나 흠을 발견한다. 워낙 오래되었으니 잇대었던 돌과 돌 사이 틈이 버쩍 벌어져있던 모양. 석남은 무심코 굴러다니던 기왓장을 들고 그 틈을 찔러본다. 그런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이 누군가가 나타난다(대화는 필자가 현대어로 되도록 풀었으나 일부 원문을 남겼다). "노형老兄은 어디 사시오?" "예, 서울 삽니다." "누구시오?" "송석하올시다." "무엇 하러 댕기시오?" "이 친구가 '刑事 밋친광인가(원문을 그대로 옮김)' .. 2023.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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