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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열다섯에 군대 끌려갔다 여든에 돌아오니 2005.06.13 09:59:40 전쟁이란 그때나 지금이나 기댈 곳 없는 이른바 서민이나 민중에게는 더욱 고통스런 일. 있는 놈은 장교로 가거나 빠지고 없는 놈들만 졸따구로 끌려가 고생 열라게 하는 법이다. 있는 놈들이며 장교들이야 전쟁은 출세를 위한 절호의 찬스지만, 힘없고 백 없는 서민들은 그럴 기회도 거의 없을뿐더러, 설혹 그런 기회를 발휘한다고 해서 그것이 눈에 쉽게 뛸 리 만무했다. 중국사에서도 한국사에서도 대체로 군대 징집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말이 3년이지 이게 제대로 지켜진 경우는 없다. 고대 중국, 특히 한대(漢代)는 북방 오랑캐 흉노(匈奴)에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강온 양면 전략을 끊임없이 구사했으나, 늘 흉노에 시달렸다. 호로(胡虜) 새끼라는 말은 이미 전한(前漢) 시대에 등..
천상을 향하여, 천마를 위하여 : 한 무제 유철의 천마가 중국 역대 황제 중에서도 진 시황제와 함께 신선을 향한 욕망이 가장 높은 이로 정평 난 한 무제(漢武帝) 유철(劉徹. 재위 BC 141∼BC 87). 그의 이런 욕망은 天上의 신선(神僊) 세계를 동경하며 그곳에 오르기 위해 천마가(天馬歌)를 불렀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증명한다. 『한서』(漢書) 예악지(禮樂志)에 수록된 전한(前漢) 시대 교사가(郊祀歌) 총 19수 중 제10수로 저록된 이 천마가에서 유철은 다음과 같이 천상을 노래하며, 그 상승을 위한 도구로써 天馬를 갈망한다. 천마 오니 서쪽 끝을 떠나 사막 건넜으니 구이(九夷)가 복속하네.천마 오니 땀은 샘처럼 뿜고, 털빛은 호랑이 등과 같으며, 변화는 귀신같네.천마 오니 풀 없는 들판 지나 천리 달려 동쪽으로 들어오네.천마 오니 때는 태세(太歲) 집서(..
상야(上邪) : 전쟁 같은 사랑, 大戰 같은 사랑 악부시집(樂府詩集·전 100권) 권 제16 고취곡사(鼓吹曲辭)에 수록된 노래다. 작자는 알 수 없고, 제작 연대는 한대(漢代)라는 사실만 확실하다. 한데 말이다. 이 노랫가락 들으면서 어디서 많이 듣던 노래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아, 전쟁 같은 사랑이라 하는데, 이같은 사랑이면 전쟁이 아니요 大戰이라 할지니, 실제 아래에 노래하는 사랑을 갈라놓은 한나라 시대 제1 주범은 전쟁이었으니, 걸핏하면 사랑하는 이를 북방 흉노와의 전쟁터로 보내야 했던 우리의 애인들은 이리도 처절하게 노래했다. 물론 이런 大戰 같은 사랑이 있었냐 하면, 고무신 바꿔 신는 사랑도 있었다. 심지어 남편이 있는 데도 개가해 버린 여인도 부지기였으니, 아, 그래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 했던가? 하늘이여 上邪!나 님과 서로 사..
김부식(金富軾) 진삼국사기표(進三國史記表) 進三國史記表金富軾臣某言。古之列國。亦各置史官以記事。故孟子曰。晉之乘,楚之擣扤,魯之春秋。一也。惟此海東三國。歷年長久。宜其事實。著在方策。乃命老臣。俾之編集。自顧缺爾。不知所爲。中謝。 伏惟聖上陛下。性唐堯之文思。體夏禹之勤儉。宵旰餘閒。博覽前古。以謂今之學士大夫。其於五經諸子之書。秦漢歷代之史。或有淹通而詳說之者。至於吾邦之事。却茫然不知其始末。甚可歎也。况惟新羅氏高句麗氏百濟氏。開基鼎峙。能以禮通於中國。故范曄漢書,宋祁唐書。皆有列傳。而詳內略外。不以具載。又其古記文字蕪拙。事迹闕亡。是以君后之善惡。臣子之忠邪。邦業之安危。人民之理亂。皆不得發露。以垂勸戒。宜得三長之才。克成一家之史。貽之萬世。炳若日星。如臣者本匪長才。又無奧識。洎至遟暮。日益昏蒙。讀書雖勤。掩卷卽忘。操筆無力。臨紙難下。臣之學術蹇淺如此。而前言往事幽昧如彼。是故疲精竭力。僅得成編。訖無可觀。祗自媿耳。伏望聖上..
동문행(東門行) : 2000년 전 생계형 범죄 客이 있어 날 더러 너는 왜 역사를, 특히나 고대사를 공부하느냐 물었다. 내가 客에게 답하여 가로대, “현재에 대한 상대화니라”고 했다. 客이 再問하기를 “그것이 何謂?” 하되, 내가 다시 答曰, “우리가 지금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는 도덕을 비롯한 일체의 것들이 장구한 역사를 보건대 절대가 아닌 상대임을 알려주나니, 예컨대 어머니 아버지 중 하나가 다른 형제와 자매가, 또 조카가 이모나 고모와, 삼촌이 조카와 결혼하는 행태만 해도 지금은 근친상간이며, 패륜이라 하지만 이것이 시대를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가깝게는 고려시대에도, 나아가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에도 그러했으니, 더구나 그런 근친상간적인 결혼 행태가 하등 이상하게 통용되지 않았으니, 이로써 우리가 믿는 패륜의 추억 또한 장구한 역사의 흐..
서문행(西門行) : 2000년 전의 CARPE DIEM 바로 앞서 나는 동문행(東門行)이라는 애절한 악부시(樂府詩)를 소개한 바 있거니와(그 옛날 블로그에 올린 글로서 새로 만든 블로그에 옮겨왔으니 순서가 뒤바뀌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먹고 살 길이 없어 강도 행각에 나설 수밖에 없는 2000년 전 애잔한 어느 평민 가정을 노래한 것이려니와, 이번에 소개하는 서문행(西門行)이라는 또 다른 악부시는 우선 제목에서 앞선 동문행東門行과 對를 이룬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제목만 西門行 ↔ 東門行이 아니요, 그 내용 또한 극한 대척점을 이루고 있다고 할지니, 이 西門行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히 낭만주의 시대 유럽에서 유행하는 문예 사조를 빌려 추리자면 CARPE DIEM이다. CARPE DIEM! 흔히 이 말은 Catch(or Seize) th..
어쩌다 마주친 옛남편 : 上山采蘼蕪(산에 올라 궁궁이<미무>를 캐다가) 자고로 조강지처 버렸다가 쪽박찬다는 소리 있거니와, 이 시는 애절하기만 하다. 최근 도서출판 소명출판에서 전 3권으로 완역된 권혁석 역 《옥대신영(玉臺新詠)》을 참조하되, 몇 가지를 덧붙이고 간추렸으며, 번역문 또한 약간 손질했다. 나아가 인용문은 별도로 표시했다. 중화서국에서는 중국고전문학기본총서 중 하나로 전 2권짜리 《옥대신영전주(玉臺新詠箋注)》가 나왔거니와 몇 가지 사항은 주석에서 이를 참조해 대폭 보강했다. 출천 : 《옥대신영(玉臺新詠)》 권 제1 고시(古詩) 8수 중 제1시대 : 한대(漢代) 上山采蘼蕪 산에 올라 궁궁이를 따고는 下山逢故夫 산을 내려오다 옛 남편 마주쳤네長跪問故夫 무릎 꿇어 옛 남편께 여쭙기를 新人復何如 “새 사람은 또 어떤지요?”新人雖言好 “새 사람 좋다 하나未若故人姝 옛 사..
蘭若生春陽(난약생춘양) : 전쟁같은 사랑 vs 발광한 사랑 중국 대륙에 위진남북조시대가 종말을 고해 가던 무렵, 지금의 장강 일대에 명멸한 남조(南朝)의 마지막 양(梁) 왕조와 진(陳) 왕조는 문학사에서는 연애시의 전성시대였다. 이런 연애시를 당시에는 염가(艶歌)라고 하거니와, 낭만주의 시대 서구 유럽 프랑스에서 베를렌느가 그러했듯이 눈물 질질 짜는(tear-jerking) 감수성 예민한 연애시가 쏟아져 나왔거니와, 대체로 이 시대 이런 염가는 여성을 화자(話者)로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 시대는 연애시가 흥성하던 전성기일 뿐만 아니라,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그런 연애시만을 모은 연애시 앤쏠로지가 편찬되던 시기이기도 했으니, 이 시대 유신(庾信)과 함께 남조의 염가 시단을 양분한 서릉(徐陵507~583)이 편집한 《옥대신영》(玉臺新詠)이 그것이다. 이 《옥대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