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556 타들어가는 대지 한시, 계절의 노래(142) 정원 연간 가뭄(貞元旱歲) 당 마이(馬異) / 김영문 選譯評 뜨거운 땅 염천 도성한 치 풀도 안 남았고 온갖 시내 물이 끓어물고기를 삶는구나 만물 불타 스러져도구해주는 사람 없어 옛 『상서(尙書)』 세 편에눈물을 뿌리노라 赤地炎都寸草無, 百川水沸煮蟲魚. 定應燋爛無人救, 淚落三篇古尙書. 정원(貞元)은 당나라 덕종(德宗)시대 연호다. 정원 19년(803년)에 큰 가뭄이 들어 곡식이 모두 말라죽었다. 이 시는 바로 당시의 참상을 보여준다. 문학적 과장은 있지만 강물이 끓어 물고기가 삶길 정도라 했으니 얼마나 극심한 가뭄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마지막 부분 『상서』에 눈물을 뿌린다는 구절에도 그 옛날 유명한 가뭄과 기우제에 관한 고사(故事)가 포함되어 있다. 상(商)나라 탕왕(湯王)은.. 2018. 8. 16. 구슬처럼 튀는 빗방울 한시, 계절의 노래(141) 6월 27일 망호루에서 술 취해 쓰다. 다섯 절구(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五絶) 중 첫째 송 소식 / 김영문 選譯評 먹장구름 뒤집히나산도 아직 못 가린 때 희뿌연 비 구슬처럼나룻배로 튀어드네 땅 휩쓸며 바람 불어갑자기 비 흩으니 망호루 아래 저 호수는하늘인양 펼쳐졌네. 黑雲飜墨未遮山, 白雨跳珠亂入船. 卷地風來忽吹散, 望湖樓下水如天.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이란 말이 떠오른다. 아무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다. 소동파가 여름날 서호(西湖) 가 망호루에서 술을 마시다 갑자기 몰려온 먹장구름과 소나기를 보고 흥에 겨워 일필휘지로 이 시를 썼을 것으로 짐작된다. 묘사 대상을 구름, 비, 바람, 하늘로 금방금방 옮기면서도 눈앞에 펼쳐지는 특징을 너무나 생생하게 잡아냈다. .. 2018. 8. 16. 달빛은 차가운데 인간세상 소는 왜 헐떡이는지 한시, 계절의 노래(140) 여름 밤 꿈속에서 짓다(夏夜夢中作) 송 주송(朱松) / 김영문 選譯評 만경창파 은하수에태극 배 띄워놓고 누워서 피리 불며출렁출렁 흘러가네 달나라 누각은뼛속까지 추운데 인간 세상에 헐떡이는 소진실로 못 믿겠네 萬頃銀河太極舟, 臥吹橫笛漾中流. 瓊樓玉宇生寒骨, 不信人間有喘牛. 전설에 의하면 경루(瓊樓)는 달나라 광한궁(廣寒宮)에 있다는 아름다운 누각이다. 천우(喘牛)는 천월오우(喘月吳牛)의 줄임말이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편에 의하면 중국 남쪽 오(吳) 땅의 소는 더위에 지쳐서 밤에 뜬 달을 보고도 해인줄 알고 숨을 헐떡인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해는 뜨거움을 상징하고 달은 차가움을 상징한다. 달나라 궁전을 광한(廣寒)이라고 명명한 이유도 달나라가 춥다는 인식과 관련이.. 2018. 8. 11. 귀뚜라미랑 보내는 밤 한시, 계절의 노래(139) 귀뚜라미[蛩] [당] 이중李中 / 김영문 選譯評 잔디 뜰에 달빛 차가워 밤은 이미 이슥한데 온갖 벌레 소리 밖에서 맑은 소리 들려오네 시흥詩興 일어 고심에 차 잠도 오지 않는지라 부끄럽지만 계단 앞에서 너를 짝해 읊어보네 月冷莎庭夜已深, 百蟲聲外有淸音. 詩情正苦無眠處, 愧爾階前相伴吟. 김광균은 추일서정秋日抒情에서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이 없어” 라고 읊었고, 박두진은 「숲」에서 “찬바람에 우수수수 누렁 나뭇잎들이 떨어지며,/ 달밤에, 귀뚜라미며 풀벌레들이 울곤 하면,/ 숲은 쓸쓸하여, 숲은, 한숨을 짓곤 짓곤 하였다” 라고 읊었다. 이뿐 아니라 가을과 풀벌레를 연결하여 묘사한 문학작품은 너무나 많다. 우리의 의식 속에도 가을의 상.. 2018. 8. 11. 농촌의 일상 한시, 계절의 노래(138) 시골 풍경 네 수(村景四首) 중 둘째 여름(夏) 송 진저(陳著) / 김영문 選譯評 시골집에선 모종에 물대러두레박질 계속하고 상점에선 물을 길어미숫가루 만드네 어린 아이 맑은 시내에서한낮에 목욕하고 늙은 나무꾼 푸른 숲에서시원하게 쉬고 있네 田舍灌苗戽水, 店家汲水施漿. 稚子淸溪浴午, 老樵綠樹休凉. 옛날 시골 마을의 여름 일상을 한 폭의 그림처럼 묘사했다. 관묘(灌苗)는 곡식이나 채소 모종에 물을 대는 것, 호수(戽水)는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올리는 것이다. 장(漿)은 요즘 말로 표현하면 음료수다. 간장, 미음, 미숫가루, 술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시장(施漿)은 상점에서 다양한 음료수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시는 6언 4구로 되어 있으므로 형식상 6언절구에 속한다... 2018. 8. 8. 가을문턱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137) 입추立秋 [송宋] 방저方翥 / 김영문 選譯評 별빛이 달빛처럼 넓은 하늘 비추는데 시름 겨운 잠이 깨니 밤은 자정 향해 가네 남은 더위가 침상을 괴롭혀도 무방하리 창너머 우는 나뭇잎 서풍에 흔들리니 星光如月映長空, 驚起愁眠夜向中. 殘暑不妨欺枕簟, 隔窗鳴葉是西風. 입추는 24절기 중 13번째에 자리하므로 양의 계절이 음의 계절로 바뀌는 첫 번째 절기에 해당한다. 아직 처서處暑까지는 늙은 더위老炎의 끝이 돗자리를 뜨겁게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은 완연한 가을 기운을 풍긴다. 하늘은 점차 맑아져 한밤중 별들은 달빛처럼 찬란하게 우주만물을 비추고 창밖에는 어느덧 요란한 가을벌레 소리가 시름 많은 인간의 심사를 어지럽힌다. 서풍西風은 가을바람을 가리킨다. 금풍金風이라고도 한다. .. 2018. 8. 8. 이전 1 ··· 56 57 58 59 60 61 62 ··· 9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