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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6

물 빠진 수초는 어이할꼬 한시, 계절의 노래(85) 잡시 절구 17수(雜詩絕句十七首) 중 둘째 [宋] 매요신(梅堯臣·1002~1060) / 김영문 選譯評 푸른 풀이물 속에서 싹이 터 날마다물 따라 자라네 물 빠지면어디에 기대랴 헝클어져죽은 풀 되겠네 靑草生水中, 日日隨水長. 水落何所依, 撩亂爲宿莽. 매요신은 구양수·소순흠과 함께 송시의 이지적 특징을 정착시킨 시인이다. 송시의 이지적 특징은 시인들이 현실 속 자잘한 사물을 시적으로 형상화하면서 거기에 깊은 의미를 담아내는 경향을 가리킨다. 당시(唐詩)의 광대하면서도 허황하며 비애롭기까지 한 경향과 분명하게 대조된다. 이는 일상 속 사물을 깊이 사유하고 분석하여 진리를 발견하려는 ‘격물치지(格物致知)’ 자세와 상통하는 경향이다. 송나라 초기부터 성리학적 탐색이 지식인 사회의 주류를.. 2018. 6. 22.
비 오는 산중 한시, 계절의 노래(84) 무제(無題) 송(宋) 방저(方翥) / 김영문 選譯評 어둑한 비자욱이 내려 산속 오월날씨 차갑네 큰 강은 전혀깨닫지 못하고 계곡물만 불어여울 세차네 暗雨落漫漫, 山中五月寒. 大江渾不覺, 溪壑有驚湍. 비 오는 날에는 마음이 가라앉는다. 저기압의 작용으로 마음도 저기압이 되는 걸까? 최백호의 노래가 제격이다.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 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를 들어보렴” 둘다섯의 노래는 더욱 애잔하다.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탐스런 하얀 얼굴/ 우연히 만났다 말없이 가버린/ 긴머리 소녀야” 설익은 꿈과 사랑은 세월의 물결 속으로 가뭇없이 사라졌다. 박인환은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 2018. 6. 20.
옥문관을 넘지 못하는 봄바람 한시, 계절의 노래(83) 양주사(凉州詞) [唐] 왕지환(王之涣) / 김영문 選譯評 황하는 저 멀리흰 구름 사이로 오르고 한 조각 외로운 성만 길 산에 우뚝 섰네 오랑캐 피리 하필이면「버들 노래」로 슬퍼하나 봄바람은 옥문관을넘지도 못하는데 黃河遠上白雲間, 一片孤城萬仞山. 羌笛何須怨楊柳, 春風不度玉門關. 당시(唐詩) 중에서 변방의 애환, 고통, 고독, 용기, 기상 등을 읊은 시를 변새시(邊塞詩)라고 한다. 왕지환(王之渙), 왕창령(王昌齡), 고적(高適), 잠참(岑參) 등이 이 시파에 속한다. 이 시를 읽으면 우선 첫 구절에서 특이한 느낌을 받게 된다. “황하가 저 멀리 흰 구름 사이로 올라간다”는 표현이 그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백의 「장진주(將進酒)」 첫 구절과 방향이 정 반대다. “그대는 .. 2018. 6. 20.
배 타고 떠나는 그대 전송하노니 한시, 계절의 노래(82) 이별 네 수(别人四首) 중 둘째 [唐] 왕발(王勃) / 김영문 選譯評 강 위에 바람과안개 쌓이고 산 계곡 깊은 곳운무 짙어라 남포 밖에서그대 보내니 돌아본들 장차어찌 하리요 江上風煙積, 山幽雲霧多. 送君南浦外, 還望將如何. ‘송군남포(送君南浦)’는 너무나 익숙한 구절이다. 한 때 고등학교 교과서에 고려 정지상(鄭知常)의 「그대를 보내며(送人)」(「대동강(大同江)」)란 시가 실려 있었던 까닭이다. “비 갠 언덕 위 풀빛 푸른데/ 남포로 임 보내는 구슬픈 노래/ 대동강 물이야 언제 마르리/ 해마다 이별의 눈물 보태는 것을(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정지상의 이 시는 이별을 노래한 절창이고 번역도 훌륭하지만 ‘송군남포(送君南浦)’ 번역을 두고.. 2018. 6. 20.
멱라수 던진 굴월을 추억하며 한시, 계절의 노래(81) 단오(端午) [唐] 문수(文秀) / 김영문 選譯評 단오 명절 이야기뉘에게서 시작됐나 오랜 세월 전해오길굴원 위한 날이라네 부질없이 넓고 넓은초나라 강물 우스워라 곧은 신하 원혼을씻어주지도 못하는 걸 節分端午自誰言, 萬古傳聞爲屈原. 堪笑楚江空渺渺, 不能洗得直臣冤. 음력 5월 5일은 단오절이다. 달과 날에 양수(陽數)인 5자가 겹치므로 양기(陽氣)가 충만하다고 여겨 각종 벽사(辟邪) 의식이 행해졌다.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보면 단오날 창포 잎이나 궁궁이 잎을 옷에 꽂고 다녔다. 두 식물 모두 향기가 짙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했다. 또 동네 큰 나무에 군디(그네)를 매고 뛰었다. 중국에서는 벽사 의식에다 전국시대 초나라 충신 굴원을 애도하는 행사가 함께 열린다. 굴원이 억울하게.. 2018. 6. 19.
옛사람 보지 못하고 뒷사람도 볼 수 없네 한시, 계절의 노래(80) 유주대에 올라 노래하다(登幽州臺歌) 당 진자앙(陳子昂) / 김영문 選譯評 앞으로는 옛 사람보지 못하고 뒤로는 오는 사람보지 못하네 천지의 아득함을생각하다가 나 홀로 슬프게눈물 흘리네 前不見古人, 後不見來者. 念天地之悠悠, 獨愴然而涕下. 오언절구는 대개 2.3으로 나눠지는 2음보 구절을 이룬다. 예컨대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과 같은 구조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시는 3음보로 읽힌다. “前/不見/古人, 後/不見/來者” 그리고 셋째 구와 넷째 구는 초사체(楚辭體)임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 근거해볼 때 이 시는 절구가 아니라 초사체의 가장 축약된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초사는 전국시대 초나라 굴원(屈原)이 직간을 하다 추방된 후, 초나라 민요 형식을 확장하여, 자신의 억울하고 .. 201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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