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556 연잎을 헤집는 물오리 한시, 계절의 노래(73) 절구, 감흥이 일어 끄적이다. 아홉 수(絕句漫興九首) 중 일곱째 당 두보 / 김영문 選譯評 버들 솜 길에 뿌려하얀 융단 깔아놓고 시내 연잎 동글동글푸른 동전 겹쳐놨네 죽순 뿌리에 꿩 병아리보는 이 하나 없고 모래톱 위 오리 새끼엄마 곁에 잠들었네 糝徑楊花鋪白氈, 點溪荷葉疊靑錢. 筍根雉子無人見, 沙上鳧雛傍母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두보의 대표작들은 실은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 시를 읽고 뜨거운 그 무엇이 치밀어 올라 한동안 목이 메었다. 두보는 천하가 아직 안록산(安祿山)의 난으로 도탄에 빠져 있을 때 이 시를 썼다. 전란 속 성도(成都) 초당의 작은 평화는 얼마나 소중했을까? 버들 솜처럼 떠돌던 생명의 기(氣)는 동글동글 연잎으로 모이고, 다시 더욱 단단하게 .. 2018. 6. 11. 비류직하 삼천척 한시, 계절의 노래(72) 여산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태양이 향로봉 비춰보랏빛 연기 일고 저 멀리 보이는 폭포앞 계곡에 걸려 있네 휘날리는 물살이삼천척 내려 꽂히니 은하수가 하늘에서떨어지나 의심하네 日照香爐生紫烟, 遙看瀑布掛前川.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보랏빛 안개가 피어오르고 은하수가 폭포 되어 쏟아지는 곳은 어디인가? 그곳은 바로 선계(仙界) 즉 신선이 사는 세계다. 보랏빛 안개는 어디서 피어오르는가? 향로봉이다. 여산 향로봉이 거대한 향로가 되어 보랏빛 향 연기를 피워올린다. 그 곁에는 하늘로부터 쏟아지는 은하수가 하얀 비단처럼 걸려 있다. 이처럼 거대한 향로를 피우고, 거대한 비단을 걸어놓을 수 있는 주인공은 누구인가? 천상의 조물주거나 선계의 신선이다. .. 2018. 6. 11. 내 생일에 떠올리는 엄마 아부지 한시, 계절의 노래(71) 을축년 생일 아침(乙丑生朝) 송(宋) 이광(李光) / 김영문 選譯評 오늘 아침 생일을어찌 크게 떠벌리랴 늙어가도 부모 은혜보답하기 어렵네 오로지 해남향한 조각 남아 있어 곧 바로 피워 올려향기 가득 차게 하네 今朝生日豈須論, 老去難酬父母恩. 惟有海南香一瓣, 直敎薰炙遍乾坤. 요즘은 온갖 방식으로 생일을 기념한다. 내 어릴 적에는 꿈도 꾸지 못한 화려한 파티도 열린다. 내 고향은 가까운 곳에 사진관이 없는 궁벽한 시골이라 첫돌 사진조차 찍지 못한 형편이었으니 생일 케잌이나 치킨 파티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생일날이면 어머니께서 고봉 쌀밥에다 미역국을 차려주셨다. 게다가 평소에는 귀하기 이를 데 없던 계란찜에다 간고등어 구이까지 반찬으로 얹어주셨다. 객지에서 고등학교를 다.. 2018. 6. 11. 진흙 문 제비 한시, 계절의 노래(70) 잡시 절구 17수(雜詩絕句十七首) 중 15번째 송(宋) 매요신(梅堯臣) / 김영문 選譯評 제비가 초가집용마루에 앉아 미나리꽝 진흙을물고 있구나 둥지 지어 새끼를함께 기르고 해질 무렵 돌아와함께 잠자네 燕立茅屋脊, 燕銜芹岸泥. 巢成同養子, 薄暮亦同棲. 한시(漢詩)를 가르는 양대 산맥이 있다. 바로 당시(唐詩)와 송시(宋詩)다. 사람들은 남송 시기부터 당시가 좋으냐 송시가 좋으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는 이백이 좋으냐 두보가 좋으냐를 둘러싼 논쟁과 더불어 한시계의 유구한 시비에 속한다. 그렇게 분명하게 구별될까? 비교적 분명하게 구별된다. 당시는 대체로 산, 강, 하늘, 달, 구름, 태양 등 자연 속의 큰 경물을 소재로 쓴다. 따라서 당시는 기상이 크고 화려하다. 이에 비해 송.. 2018. 6. 11. 낭군 싣고 사라지는 저 강물이 싫어 한시, 계절의 노래(69) 나홍곡 여섯 수(囉嗊曲六首) 중 첫째 당(唐) 유채춘(劉采春) / 김영문 選譯評 진회 강물나는 싫어 강물 위배도 미워 내 낭군싣고 가서 해가 가고세월 가네 不喜秦淮水, 生憎江上船. 載兒夫婿去, 經歲又經年. 설도와 같은 중당(中唐) 시대에 스타 가수가 강남 지역에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이름은 유채춘. 당나라 오페라단 참군희(參軍戱)의 인기 가수였다. 바이두(Baidu)가 소개하듯이 당나라의 덩리쥔(鄧麗君)이라 할 만했다. 「나홍곡(囉嗊曲)」은 「망부가(望夫歌)」라고도 한다. 「나홍곡」은 당시에 유행한 민요 제목인데 곡조는 그대로 두고 가사만 바꿨다. 상인의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는 심정을 묘사했다. 소박하고 솔직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작품이 『시경』의 시들처럼 멜로디는 사.. 2018. 6. 10. 꽃봄 다 갔다 하지 말라 한시, 계절의 노래(68) 채련곡(采蓮曲) 당(唐) 하지장(賀知章) / 김영문 選譯評 회계산 안개 걷혀우뚝 솟았고 경수엔 바람 없어도저절로 물결 봄이 가서 화사한 꽃다 졌다 말라 따로이 물 속에서연꽃 따나니 稽山罷霧鬱嵯峨, 鏡水無風也自波. 莫言春度芳菲盡, 別有中流采芰荷. 회계산(會稽山)과 경수(鏡水)는 모두 지명이다. 지금의 중국 저장성(浙江省) 샤오싱시(紹興市)에 있다. 경수는 현재 젠후(鑑湖: 감호)로 불린다. 하지장은 두보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 첫머리에 등장한다. “하지장이 말을 타면 배를 탄 듯한 데, 어질어질 우물에 떨어져 물 속에서 잠을 잔다(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는 대목이 그것이다. 그는 무측천(武則天) 때 장원급제한 천재였고 구속 없는 미치광이 행동으로 한 세상을 풍미했다.. 2018. 6. 9. 이전 1 ··· 68 69 70 71 72 73 74 ··· 9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