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556 강가에서 혼자 마시는 술 한시, 계절의 노래(97) 회수 가에서 독작하다(淮上獨酌) 송(宋) 양시(楊時) / 김영문 選譯評 실낱 같은 저녁 비가먼지 씻으니 옅은 하늘 뜬 구름에밤빛 새롭네 맛있는 술 가져와혼자 즐김에 달 불러 셋이서마실 필요야 廉纖晚雨洗輕塵, 天淡雲浮夜色新. 賴有麯生風味好, 不須邀月作三人. 바야흐로 일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혼밥과 혼술이 흔한 세상이 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어차피 고독한 존재로 태어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야하기에 언제나 이 두 범주 사이를 오가기 마련이다. 하긴 한시에서도 독작(獨酌)이나 자작(自酌)을 읊은 작품이 많다.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로서 또는 대자연 앞에 선 절대적 고독자로서 인간이 혼자 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혼술이다. 이 경지의 지존은 이백이다. 「월하독작.. 2018. 6. 27. 같은 임호정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96) 임호정(臨湖亭) 당 배적(裴迪) / 김영문 選譯評 정자 마루 가득물결 출렁이고 외로운 달그 속에 배회하네 계곡 입구원숭이 소리 바람에 실려문으로 들어오네(當軒彌滉漾, 孤月正裴回. 谷口猿聲發, 風傳入戶來.) 왕유는 「임호정」 시에서 “가벼운 배로 좋은 손님 맞으러/ 여유롭게 호수 위로 나왔네(輕舸迎上客, 悠悠湖上來)”라고 읊었다. 그가 맞은 좋은 손님이 누구일까? 바로 배적(裵迪)이다. 당시 배적도 종남산(終南山)에 기거하며 은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기실 왕유의 대표 시집 『망천집(輞川集)』에는 그의 시 20수뿐 아니라 배적이 화답한 20수도 함께 실려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망천집』은 왕유의 시집이 아니라 왕유와 배적의 합동 시집인 셈이다. 지금 남아 있는 배적의 시는 모.. 2018. 6. 27. 임호정에서 한시, 계절의 노래(95) 임호정(臨湖亭) 당 왕유 / 김영문 選譯評 가벼운 배로좋은 손님 맞으러 여유롭게호수 위로 나왔네 정자 마루에서술동이 마주하니 사방 호수에연꽃이 피네 輕舸迎上客, 悠悠湖上來. 當軒對尊酒, 四面芙蓉開. 왕유는 성당(盛唐) 산수전원파의 대표 시인이다. 그는 개원(開元) 말년 망천(輞川)에 은거하여 그곳 산수와 혼연일체가 된 삶을 살았다. 그곳의 삶을 읊은 시가 그의 대표작 『망천집(輞川集)』 20수다. 앞에서 읽어본 「죽리관(竹里館)」이나 「녹채(鹿柴)」도 『망천집』 20수에 들어 있다. 북송의 대문호 소식이 왕유의 시와 그림을 평하여 “마힐의 시를 음미하면 시 속에 그림이 있고, 마힐의 그림을 감상하면 그림 속에 시가 있다(味摩詰之詩, 詩中有畫, 觀摩詰之畫, 畫中有詩.)”라고 했는.. 2018. 6. 27. 아무도 미워하지 않은 자의 죽음 한시, 계절의 노래(94) 기유가(企喩歌) 북조(北朝) 민요 / 김영문 選譯評 사내란 가련한벌레들이라 문 나서면 죽음을걱정한다네 시신이 협곡 속에버려진대도 백골을 아무도거두지 않네 男兒可憐蟲, 出門懷死憂. 尸喪狹谷中, 白骨無人收. 중국 한시와 역대 민요의 관련성은 매우 밀접하다. 4언 한시의 전형을 보여주는 『시경』은 당시 민요 및 악곡 가사집이다. 굴원(屈原)에 의해 정형화한 초사는 초나라 민요인 초가(楚歌)를 확장·발전시킨 것이다. 한나라 때 발생한 5언시는 당시 민요인 악부시(樂府詩) 리듬이 변천하는 과정에서 생성되었고, 7언시는 초가의 리듬과 5언시의 리듬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송나라 때 극성한 사(詞)와 원나라 때 새로 대두한 산곡(散曲)은 모두 민요의 리듬은 .. 2018. 6. 27. 말이 그렇지 맘까지 그러겠는가? 한시, 계절의 노래(93) 아이를 씻기고 끄적이다(洗兒戱作) 송 소식 / 김영문 選譯評 모두들 아이 기르며똑똑하기 바라지만 똑똑하게 살다 나는일생을 그르쳤네 내 아이는 어리석고둔하기만 바라노니 재앙도 난관도 없이공경대부에 이르리라 人皆養子望聰明, 我被聰明誤一生. 惟願孩兒愚且魯, 無災無難到公卿. 벌써 24년 전 일이다. 아내가 큰 아이 출산을 앞두고 애기 옷을 사왔다. 그 손바닥 만한 옷을 빨아서 빨랫줄에 널었다. 햇볕에 반짝이는 배냇저고리를 보고 태산처럼 밀려드는 책임감에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그 무엇이 치밀고 올라왔다. 한참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며 움직일 수 없었다. 병원에서 아이를 낳아 우리 작은 셋방에 데려와서 아내는 울었다. 그 가녀린 생명을 모두 서툰 엄마에게 의지하는 아이를 보고 눈물이 .. 2018. 6. 27. 수상 KTX 탄 이태백 한시, 계절의 노래(92) 아침에 백제성을 출발하다(早發白帝城)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아침에 백제성채색 구름 떠나서 천 리 길 강릉을하루 만에 돌아왔네 양쪽 강언덕 원숭이끊없이 우는 가운데 가벼운 배는 이미만 겹 산을 지나왔네 朝辭白帝彩雲間, 千里江陵一日還. 兩岸猿聲啼不住, 輕舟已過萬重山. 동서고금을 통틀어 나는 번지점프의 달인으로 이백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그가 직접 번지점프를 했다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을 읽어보라. “휘날리는 물살이 삼천 척 내려 꽂히니(飛流直下三千尺)”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 위에서 쏟아져내려오는 것을(君不見黃河之水天上來)” 이 시에서도 아침 채색 구름 사이에서 떠난다고 했으므로 구름 속에서 번지점프하듯 배가 출발.. 2018. 6. 27.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9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