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漢詩 & 漢文&漢文法559

진흙 문 제비 한시, 계절의 노래(70) 잡시 절구 17수(雜詩絕句十七首) 중 15번째 송(宋) 매요신(梅堯臣) / 김영문 選譯評 제비가 초가집용마루에 앉아 미나리꽝 진흙을물고 있구나 둥지 지어 새끼를함께 기르고 해질 무렵 돌아와함께 잠자네 燕立茅屋脊, 燕銜芹岸泥. 巢成同養子, 薄暮亦同棲. 한시(漢詩)를 가르는 양대 산맥이 있다. 바로 당시(唐詩)와 송시(宋詩)다. 사람들은 남송 시기부터 당시가 좋으냐 송시가 좋으냐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는 이백이 좋으냐 두보가 좋으냐를 둘러싼 논쟁과 더불어 한시계의 유구한 시비에 속한다. 그렇게 분명하게 구별될까? 비교적 분명하게 구별된다. 당시는 대체로 산, 강, 하늘, 달, 구름, 태양 등 자연 속의 큰 경물을 소재로 쓴다. 따라서 당시는 기상이 크고 화려하다. 이에 비해 송.. 2018. 6. 11.
낭군 싣고 사라지는 저 강물이 싫어 한시, 계절의 노래(69) 나홍곡 여섯 수(囉嗊曲六首) 중 첫째 당(唐) 유채춘(劉采春) / 김영문 選譯評 진회 강물나는 싫어 강물 위배도 미워 내 낭군싣고 가서 해가 가고세월 가네 不喜秦淮水, 生憎江上船. 載兒夫婿去, 經歲又經年. 설도와 같은 중당(中唐) 시대에 스타 가수가 강남 지역에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이름은 유채춘. 당나라 오페라단 참군희(參軍戱)의 인기 가수였다. 바이두(Baidu)가 소개하듯이 당나라의 덩리쥔(鄧麗君)이라 할 만했다. 「나홍곡(囉嗊曲)」은 「망부가(望夫歌)」라고도 한다. 「나홍곡」은 당시에 유행한 민요 제목인데 곡조는 그대로 두고 가사만 바꿨다. 상인의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는 심정을 묘사했다. 소박하고 솔직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작품이 『시경』의 시들처럼 멜로디는 사.. 2018. 6. 10.
꽃봄 다 갔다 하지 말라 한시, 계절의 노래(68) 채련곡(采蓮曲) 당(唐) 하지장(賀知章) / 김영문 選譯評 회계산 안개 걷혀우뚝 솟았고 경수엔 바람 없어도저절로 물결 봄이 가서 화사한 꽃다 졌다 말라 따로이 물 속에서연꽃 따나니 稽山罷霧鬱嵯峨, 鏡水無風也自波. 莫言春度芳菲盡, 別有中流采芰荷. 회계산(會稽山)과 경수(鏡水)는 모두 지명이다. 지금의 중국 저장성(浙江省) 샤오싱시(紹興市)에 있다. 경수는 현재 젠후(鑑湖: 감호)로 불린다. 하지장은 두보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 첫머리에 등장한다. “하지장이 말을 타면 배를 탄 듯한 데, 어질어질 우물에 떨어져 물 속에서 잠을 잔다(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는 대목이 그것이다. 그는 무측천(武則天) 때 장원급제한 천재였고 구속 없는 미치광이 행동으로 한 세상을 풍미했다.. 2018. 6. 9.
동심초로 맺은 사랑 한시, 계절의 노래(67) 춘망사 네 수(春望詞四首) 중 셋째 당(唐) 설도(薛濤) / 김영문 選譯評 꽃잎에 바람 불어늙어가는데 아름다운 기약은아득하여라 님과 나 한 맘으로맺지 못하고 하릴없이 동심초만맺고 말았네 風花日將老, 佳期猶渺渺. 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설도는 조선의 황진이에 비견할 만한 당나라 여류 시인이다. 그는 대략 768년에 태어나 중당 시기에 활동했고, 황진이는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때 사람이므로 거의 800년에 가까운 시차가 있다. 설도와 황진이 모두 기녀였으며 시서(詩書)와 가악(歌樂)에 능했다. 이 시는 우리에게 ‘동심초’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아름다운 원작에다 뛰어난 번역이 더해졌을 뿐 아니라 애잔한 곡조까지 보태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 2018. 6. 8.
여도사가 노래하는 별리의 고통 한시, 계절의 노래(66) 밝은 달밤의 이별(明月夜留別) 당(唐) 이야(李冶) / 김영문 選譯評 떠나는 님 말이 없고달님은 소리 없지만 밝은 달님 빛이 있듯사람에겐 정이 있지요 이별 후 그리움은달빛과 같은지라 구름 사이나 강물 위곤륜산까지 가 닿아요 離人無語月無聲, 明月有光人有情. 別後相思人似月, 雲間水上到層城. 당나라 여류시인 중에서는 설도(薛濤)가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졌지만 그보다 한 세대 정도 앞서 명성을 드날렸던 이가 있다. 바로 이야다. 곱고 섬세한 시를 남겼다. 이야는 중당 초기 여도사(女道士)다. 그는 유명 문인들과 교류하며 문명을 떨쳤다. 특히 그 시절 문단의 거장 유장경(劉長卿), 시승 교연(皎然) 등과 깊은 교분을 나누며 많은 일화를 남겼다. 당시 문단의 프리마돈나인 셈이다. 이 시.. 2018. 6. 8.
기와, 굽는 사람과 머리에 인 사람 한시, 계절의 노래(65) 도공(陶者) 송(宋) 매요신(梅堯臣) / 김영문 選譯評 문앞 흙이 다 닳도록기와 구워도 지붕 위엔 한 조각기와도 없네 열 손가락에 진흙을안 묻힌 이는 번쩍번쩍 큰 기와집에살고 있다네 陶盡門前土, 屋上無片瓦. 十指不沾泥, 鱗鱗居大廈. 한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이 시를 읽으면 금방 우리나라 허난설헌(許蘭雪軒)의 「빈녀음(貧女吟)」을 떠올리시리라. 금 가위를 들고 다른 사람 혼례복을 만들지만 자신은 해마다 독수공방만 하고 있다는 그 시 말이다. 우리는 한시를 읽으며 흔히 인간과 자연의 심미적 조화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그러나 한시 전통을 살펴보면 고통 받는 약자에 대한 묘사도 매우 유구한 연원이 있다. 시나 노래가 개인 감정의 발산에서 시작됐는지, 백성의 노동에서 시작됐는지는 판단.. 2018. 6. 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