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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61

비 오는 산중 한시, 계절의 노래(84) 무제(無題) 송(宋) 방저(方翥) / 김영문 選譯評 어둑한 비자욱이 내려 산속 오월날씨 차갑네 큰 강은 전혀깨닫지 못하고 계곡물만 불어여울 세차네 暗雨落漫漫, 山中五月寒. 大江渾不覺, 溪壑有驚湍. 비 오는 날에는 마음이 가라앉는다. 저기압의 작용으로 마음도 저기압이 되는 걸까? 최백호의 노래가 제격이다.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 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를 들어보렴” 둘다섯의 노래는 더욱 애잔하다.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탐스런 하얀 얼굴/ 우연히 만났다 말없이 가버린/ 긴머리 소녀야” 설익은 꿈과 사랑은 세월의 물결 속으로 가뭇없이 사라졌다. 박인환은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 2018. 6. 20.
옥문관을 넘지 못하는 봄바람 한시, 계절의 노래(83) 양주사(凉州詞) [唐] 왕지환(王之涣) / 김영문 選譯評 황하는 저 멀리흰 구름 사이로 오르고 한 조각 외로운 성만 길 산에 우뚝 섰네 오랑캐 피리 하필이면「버들 노래」로 슬퍼하나 봄바람은 옥문관을넘지도 못하는데 黃河遠上白雲間, 一片孤城萬仞山. 羌笛何須怨楊柳, 春風不度玉門關. 당시(唐詩) 중에서 변방의 애환, 고통, 고독, 용기, 기상 등을 읊은 시를 변새시(邊塞詩)라고 한다. 왕지환(王之渙), 왕창령(王昌齡), 고적(高適), 잠참(岑參) 등이 이 시파에 속한다. 이 시를 읽으면 우선 첫 구절에서 특이한 느낌을 받게 된다. “황하가 저 멀리 흰 구름 사이로 올라간다”는 표현이 그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백의 「장진주(將進酒)」 첫 구절과 방향이 정 반대다. “그대는 .. 2018. 6. 20.
배 타고 떠나는 그대 전송하노니 한시, 계절의 노래(82) 이별 네 수(别人四首) 중 둘째 [唐] 왕발(王勃) / 김영문 選譯評 강 위에 바람과안개 쌓이고 산 계곡 깊은 곳운무 짙어라 남포 밖에서그대 보내니 돌아본들 장차어찌 하리요 江上風煙積, 山幽雲霧多. 送君南浦外, 還望將如何. ‘송군남포(送君南浦)’는 너무나 익숙한 구절이다. 한 때 고등학교 교과서에 고려 정지상(鄭知常)의 「그대를 보내며(送人)」(「대동강(大同江)」)란 시가 실려 있었던 까닭이다. “비 갠 언덕 위 풀빛 푸른데/ 남포로 임 보내는 구슬픈 노래/ 대동강 물이야 언제 마르리/ 해마다 이별의 눈물 보태는 것을(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정지상의 이 시는 이별을 노래한 절창이고 번역도 훌륭하지만 ‘송군남포(送君南浦)’ 번역을 두고.. 2018. 6. 20.
멱라수 던진 굴월을 추억하며 한시, 계절의 노래(81) 단오(端午) [唐] 문수(文秀) / 김영문 選譯評 단오 명절 이야기뉘에게서 시작됐나 오랜 세월 전해오길굴원 위한 날이라네 부질없이 넓고 넓은초나라 강물 우스워라 곧은 신하 원혼을씻어주지도 못하는 걸 節分端午自誰言, 萬古傳聞爲屈原. 堪笑楚江空渺渺, 不能洗得直臣冤. 음력 5월 5일은 단오절이다. 달과 날에 양수(陽數)인 5자가 겹치므로 양기(陽氣)가 충만하다고 여겨 각종 벽사(辟邪) 의식이 행해졌다. 어린 시절 기억을 더듬어보면 단오날 창포 잎이나 궁궁이 잎을 옷에 꽂고 다녔다. 두 식물 모두 향기가 짙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했다. 또 동네 큰 나무에 군디(그네)를 매고 뛰었다. 중국에서는 벽사 의식에다 전국시대 초나라 충신 굴원을 애도하는 행사가 함께 열린다. 굴원이 억울하게.. 2018. 6. 19.
옛사람 보지 못하고 뒷사람도 볼 수 없네 한시, 계절의 노래(80) 유주대에 올라 노래하다(登幽州臺歌) 당 진자앙(陳子昂) / 김영문 選譯評 앞으로는 옛 사람보지 못하고 뒤로는 오는 사람보지 못하네 천지의 아득함을생각하다가 나 홀로 슬프게눈물 흘리네 前不見古人, 後不見來者. 念天地之悠悠, 獨愴然而涕下. 오언절구는 대개 2.3으로 나눠지는 2음보 구절을 이룬다. 예컨대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과 같은 구조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시는 3음보로 읽힌다. “前/不見/古人, 後/不見/來者” 그리고 셋째 구와 넷째 구는 초사체(楚辭體)임이 분명하다. 이런 점에 근거해볼 때 이 시는 절구가 아니라 초사체의 가장 축약된 형식임을 알 수 있다. 초사는 전국시대 초나라 굴원(屈原)이 직간을 하다 추방된 후, 초나라 민요 형식을 확장하여, 자신의 억울하고 .. 2018. 6. 17.
강물은 북쪽으로 흐르는데 나는 남쪽으로 유배길 한시, 계절의 노래(79) 상강을 건너며(渡湘江) 당(唐) 두심언(杜審言) / 김영문 選譯評 해 긴 날 동산 숲에서옛 놀던 때 슬퍼하니 올 봄 꽃과 새는변방 시름 일으키네 도성에서 남쪽 유배홀로 가련한 사람 되어 상강처럼 북쪽으로흘러가지 못하네 遲日園林悲昔遊, 今春花鳥作邊愁. 獨憐京國人南竄, 不似湘江水北流. 이 시를 읽고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대표작 「춘망(春望)」이나 「절구 2수(絶句二首)」를 떠올렸다면 이미 한시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다. 두보는 「절구 첫째 수」에서 “해 긴 날 강산은 아름다워라(遲日江山麗)”라 읊었고, 「절구 둘째 수」에서 “올 봄도 어느덧 또 지나가나니(今春看又過)”라고 읊었다. 두 구절이 이 시를 의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둘째 .. 201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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