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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6

강물은 북쪽으로 흐르는데 나는 남쪽으로 유배길 한시, 계절의 노래(79) 상강을 건너며(渡湘江) 당(唐) 두심언(杜審言) / 김영문 選譯評 해 긴 날 동산 숲에서옛 놀던 때 슬퍼하니 올 봄 꽃과 새는변방 시름 일으키네 도성에서 남쪽 유배홀로 가련한 사람 되어 상강처럼 북쪽으로흘러가지 못하네 遲日園林悲昔遊, 今春花鳥作邊愁. 獨憐京國人南竄, 不似湘江水北流. 이 시를 읽고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대표작 「춘망(春望)」이나 「절구 2수(絶句二首)」를 떠올렸다면 이미 한시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다. 두보는 「절구 첫째 수」에서 “해 긴 날 강산은 아름다워라(遲日江山麗)”라 읊었고, 「절구 둘째 수」에서 “올 봄도 어느덧 또 지나가나니(今春看又過)”라고 읊었다. 두 구절이 이 시를 의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둘째 .. 2018. 6. 17.
동파가 바라본 여산 한시, 계절의 노래(77) 서림의 벽에 쓰다[題西林壁] 송(宋) 소식(蘇軾) / 김영문 選譯評 가로 보면 고개 되나옆으로 보면 봉우리 원근 고저가각각 다른 모습이네 여산 진면목을알 수 없는 까닭은 이 몸이 이 산에머물기 때문이네 橫看成嶺側成峰, 遠近高低各不同. 不識廬山眞面目, 只緣身在此山中. 앞에서 읽은 이백의 「여산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와 곧잘 비교되는 시다. 소식은 시(詩)·사(詞)·서(書)·화(畵)·악(樂)에 모두 뛰어났으며, 유(儒)·불(佛)·도(道)에 능통했다. 도달한 경지가 하도 광대하고 호방하여 이백도 소식을 스승님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이 시는 한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여산의 아름다움을 꾸밈없이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휘날리는 물살이 삼천 척 내리 꽂힌다”는 이백의 시.. 2018. 6. 16.
절치부심하며 권토중래를 꿈꾸노라 한시, 계절의 노래(78) 오강정에 쓰다[題烏江亭] 당(唐) 두목(杜牧) / 김영문 選譯評 병가의 승패는기약할 수 없나니 수치를 참아내야장부라 할 수 있네 강동 땅 자제 중엔인재가 많으므로 권토중래 할 날 있을지아직은 몰랐다네 勝敗兵家事不期, 包羞忍恥是男兒. 江東子弟多才俊, 卷土重來未可知. 한시를 분류할 때 특히 역사를 소재로 읊은 시를 영사시(詠史詩)라고 한다. 이미 한나라 역사학자 반고(班固)와 진(晉)나라 시인 좌사(左思)가 뛰어난 영사시를 남겼고, 시의 왕국으로 불리는 당나라의 호증(胡曾)도 칠언절구 영사시 150수를 지어 이 부문의 대가로 일컬어졌다. 이 시의 작자 두목도 훌륭한 영사시를 적지 않게 남겼다. 우리에게 초·한(楚·漢) 고사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는 항우(項羽) 이야기는 역대 역.. 2018. 6. 16.
노니는 물고기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한시, 계절의 노래(76) 창랑에서 물고기를 구경하다[滄浪觀魚] 송(宋) 소순흠(蘇舜欽) / 김영문 選譯評 찰랑찰랑 맑은 물결에노는 물고기 보이는데 떴다 잠겼다 뒤쫓으며깜찍하게 어울리네 안타깝다 이 내 몸은물고기처럼 못 즐기고 세상에서 반 평생헛된 짓이나 하고 있네 瑟瑟淸波見戱鱗, 浮沈追逐巧相親. 我嗟不及群魚樂, 虛作人間半世人. KTX가 생기기 전까지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3~4시간 걸렸다. 이제 KTX를 이용하면 1시간 50분 정도 소요된다. 이전에 비해 평균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생긴 셈이다. 그런데 두 시간의 여유는 어디로 갔는가? 이젠 기차 안에서 한가롭게 맥주 한 잔 즐길 여유조차 없다. 옛날에도 바쁜 일상이나 번잡한 공무에 지친 사람들은 늘 귀거래(歸去來)를 꿈꾸곤 했다. 그렇게 할 수 없을 때.. 2018. 6. 16.
서역에선 누가 대작해 주겠나? 한시, 계절의 노래(75) 안서로 가는 원이를 배웅하다(送元二使安西) 당 왕유 / 김영문 選譯評 위성 아침 비에티끌이 젖어 객사 버들 빛새로 푸르네 다시 한 잔 남김 없이다 마시게 서쪽 양관에 가면벗도 없으니 渭城朝雨浥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盡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 아침부터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객사를 둘러싼 버드나무는 비를 맞고 더욱 애잔한 초록빛을 드러낸다. 빗속에 변방으로 벗을 보내야 하는 아침이다. 두 벗은 단촐하게 이별주를 마시며 아득한 보슬비를 바라본다. 그리 특별할 것이 없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른바 절제의 미가 높은 수준에 도달한다. 아침 비는 통곡하듯 퍼붓지 않고 가벼운 먼지를 적실 정도로 보슬보슬 내린다. 벗을 잡고 싶지만 버들 류(柳) 자 하나로 에둘러 마음을 표현했다. 버들.. 2018. 6. 13.
비발디의 사계, 도연명의 네 계절 한시, 계절의 노래(74) 사계절[四時] 동진(東晉) 도연명(陶淵明) / 김영문 選譯評 봄에는 물이 불어사방 못에 가득 하고 여름에는 뭉게구름에기이한 봉우리 많네 가을에는 달님이밝은 빛발 휘날리고 겨울에는 산 고개에외로운 솔 수려하네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峰. 秋月揚明暉, 冬嶺秀孤松. 비발디 바이올린협주곡 「사계」가 들리시는가? 확실히 이 시는 「사계」에 가깝다. 특히 「사계」 ‘봄’ 1악장 시냇물 소리, ‘여름’ 3악장 변화무쌍한 날씨, ‘가을’ 2악장 달밤 같은 몽롱함은 이 시의 심미 스타일과도 흡사하게 맞아떨어진다. 다만 비발디 「사계」 ‘겨울’의 빠르고 절박한 리듬과는 다소 다른 느낌을 준다. 이 시가 고독하고 고고한 정신을 더 강조하기 때문이다. 한시 절구는 모두 네 구절로 이루어지는 짧은 형식이.. 2018.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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