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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늦봄 시냇가를 거닐며[晚春溪行], 회문(回文) 한시, 계절의 노래(11) 늦봄 시냇가를 거닐며[晚春溪行], 회문(回文) [송(宋)] 송백인(宋伯仁) / 김영문 選譯評 푸른 산 몇 리에시내 하나 걸쳐 있고 펄펄 나는 꽃비 곁에제비 가볍게 춤을 춘다 갈아놓은 논에는봄비 새로 넉넉하고 갠 하늘 새벽빛에버들 바람 산뜻하다 靑山數里一溪橫, 片片花邊舞燕輕. 耕遍水田新雨足, 晴天曉色柳風淸. 당시(唐詩)에 비해 송시(宋詩)는 담백하다. 당시는 대개 인간 존재의 고독한 슬픔을 바탕에 깔고 있다. 당시에서는 거대한 천지와 마주한 유한한 인간의 비애가 읽힌다. 하지만 송시는 평범한 일상 주위의 자잘한 사물과 사건을 묘사한다. 일상 속에 깃든 진리를 확인하고 긍정하며 생생하고 밝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당시가 비애를 발효한 짜릿한 독주라면 송시는 일상을 우려낸 담담한 작설.. 2018. 4. 24.
장미, 지나는 봄이 남긴 자취 한시, 계절의 노래(10) 늦봄[晚春] 네 수 중 첫째 [宋] 장뢰(張耒, 1054~1114) / 김영문 選譯評 버들 속에 까마귀 숨고죽순은 줄기 되고 새벽바람이 비를 날려가볍게 추워졌네 한 마당 맑은 그늘이봄을 거둬 가면서도 싱싱한 장미꽃을몇 송이 피워뒀네 楊柳藏鴉筍作竿, 曉風吹雨作輕寒. 淸陰一片收春去, 留得薔薇數點殷. 남부 지방 평지에는 자두꽃까지 거의 다 지고 배꽃이 피었다. 중부 지방에는 이제야 벚꽃 잔치가 벌어지는 모양이다. 일찍 져버린 봄꽃을 찾아 상행 열차를 타고 싶은 생각도 든다. 봄이 무르익음은 꽃이 피고 지는 모습 뿐 아니라 버드나무 모습에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제 중춘을 지나 버들잎이 무성해지면 꾀꼬리나 까마귀 모습은 녹음 속으로 사라진다. 이를 ‘버드나무가 꾀꼬리를 감추다(楊柳藏鶯).. 2018. 4. 23.
동풍이 전해오길 한시, 계절의 노래(9) 상화가사(相和歌辭) [唐] 장호(張祜, 785?~849?) / 김영문 選譯評 큰 제방에꽃 피고 달 뜬 밤 장강엔봄 물결 출렁출렁 동풍이소식 전해오길 봄밤에 특별히놀러 오라네 大堤花月夜, 長江春水流. 東風正上信, 春夜特來遊. 꽃 피고 달 뜬 봄밤 환상적인 분위기를 묘사한 시로는 초당(初唐) 장약허(張若虛)의 「춘강화월야(春江花月夜)」가 첫손에 꼽힌다. 모두 36구로 이루어진 이 장편 칠언고시는 무한한 대자연 속에서 유한한 인간이 느끼는 감상을 노래한 절창이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아련함, 그리움, 애달픔, 외로움을 봄[春], 강(江), 꽃[花], 달[月], 밤[夜]과 함께 무르녹여 나그네로 왔다가 나그네로 사라지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슬픔을 그려냈다. “봄 강에 밀물 들어 바.. 2018. 4. 23.
도끼 도둑 《여씨춘추(呂氏春秋)》는 진 시황제 즉위 초년, 어린 진왕(秦王)을 대신해 그 godfather로서 秦 왕국을 한때 농단한 재상 여불위(呂不韋) 가 자기 집에 공짜 밥 먹으러 드나들던 식객(食客) 3천명을 동원해 만들었다는 백과전서로(台植案 ; 食客이란 말은 말이 좋아 客이니 실은 食蟲이다.), 흔히 약 1세기 뒤에 출현하는 유안(劉安)의 《회남자(淮南子)》와 비견된다. (台植案 ; 《회남자》 또한 한 고조 유방의 손자로 회남왕에 책봉된 유안이라는 자가 자기 집에 드나드는 식객 3천명을 끌어다가 編한 백과전서다. 이 3천이란 숫자는 공자가 거느린 문도가 3천이라 하고, 낙화암에 풍덩 했다는 의자왕 궁녀도 3천이라 하며, 또 3천 갑자 동방삭이라 했듯이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항용 끌어다내는 비유적 숫자일 .. 2018. 4. 22.
사고전서 총목제요에 자주 보이는 '已著录(이저록)'에 대하여 이충구 등이 옮긴 《이아주소(爾雅注疏)》(전6권, 소명출판, 2004년 12월) 권1 49~51쪽에는 그에 해당하는 일종의 해제편인 《이아주소》 흠정사고전서(欽定四庫全書) 총목제요(總目提要)를 끌어와 그것을 모두 옮겼거니와, 다음 구절 “(邢)昺有《孝經疏》, 已著錄”(49쪽) 을 이충구 등은 “형병은 《孝經疏》(효경소)가 있는데 이미 기록에 나타나 있다”(51쪽) 고 옮겼지만 이는 오역이라 다음과 같이 옮겨야 한다. “형병에게는 《孝經疏》라는 저술이 있거니와 이는 이미 《四庫全書》 앞에다가 실었다” 이 말은 다시, 이 《사고전서》 중 '효경소' 항목을 보면, 형병 개인에 관한 기록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되므로, 이곳에서는 그에 대한 중언부언을 생략한다는 뜻을 담았다. 다시 말해 형병이라는 사람 행적은.. 2018. 4. 22.
주성하처(酒醒何處) : 어디에서 술이 깰까? 중국 송나라 유행가 작 류영(柳永)은 '우림령(雨霖鈴)' 곡조인 《한선처절(寒蟬淒切)》로 시작하는 작품에서 "친구는 가다가 새벽 어디 쯤에서 술이 깰까?"라고 노래했습니다. 헤어짐이 아쉬워 끝없는 음주로 전송하다가, 친구가 드디어 저녁 출발하는 배로 떠나게 됩니다. "이렇게 마시고 출발하니, 내일 새벽 저 친구 술 깰 때 쯤이면 어디쯤 가고 있을까?"라는 뜻이 담긴 말이 주성하처(酒醒何處)다. 우림령(雨霖鈴) ≪한선처절(寒蟬淒切)≫ 류영(柳永) 초가을 매미가 슬프게도 운다객사에 저녁이 찾아오고소나기는 막 그쳤네 포장마차에서 끝없이 마시며 출발 않고 미적대니빨리 출발하자 사공이 재촉하네 두 손 잡고 마주보니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말없이 흐느끼기만 하네 이렇게 떠나면안개 낀 천리 물길을 따라머나먼 강남 땅으로.. 2018.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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