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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9

[동한東漢] 채염蔡琰 <비분시悲憤詩> 먼저 이 시가 과연 채염 작인가 아닌가는 논란이 적지 않거니와, 나는 그의 신세에 가탁한 후대 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만, 그 후대가 실제 채염 생존시와는 멀지는 않음은 확실하거니와, 무엇보다 이 시가 《후한서後漢書》에 전문이 수록된 까닭이다. 채염은 字가 문희文姬라, 한나라 말기를 대표하는 저명한 문사文士 채옹蔡邕이 아버지다. 16살에 위중도衛仲道라는 남자와 결혼했지만 남편이 죽자 자식없이 본가로 복귀했다. 당시는 당말 절도사 시대를 방불하는 내란의 시대이기도 하면서, 흉노를 비롯한 외적과 국제전이 한창인 시대라, 이런 혼란한 시대 한복판에 말려들어 기구한 삶을 전전한다. 흥평興平 연간에 침노한 흉노군에 포로로 잡혀가 12년간 그곳에 가서 살면서, 두 아들을 낳았다. 조조가 채옹을 존경했음인지, .. 2018. 5. 8.
송화가루를 먹는 학 한시, 계절의 노래(25) 송학(松鶴) [당(唐)] 대숙륜(戴叔倫, 732~789) / 김영문 選譯評 비에 젖은 솔 그늘서늘도 한데 바람에 송화 가루뿌옇게 졌네 외로운 학 맑은 고요사랑하는지 조용히 날아와서안 날아가네. 雨濕松陰凉, 風落松花細. 獨鶴愛淸幽, 飛來不飛去. (2018.05.08) “송화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박목월, 「윤사월」) 시골 앞산 뒷산에서는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송화 가루가 날린다. 바람이 불면 소나무에서 뿌연 꽃가루가 일어 마치 황사처럼 온산을 뒤덮는다. 거기에 비라도 내리면 계곡이나 길 웅덩이에 노란색 가루가 둥둥 뜬다. 소나무는 겨울에도 시들지 않아 절개를 상징하고, 또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장수를 나타낸다. 이 때문에 송화 가루.. 2018. 5. 8.
뽕나무 그늘에서 오이 심는 손주 한시, 계절의 노래(24) 여름 시골 온갖 느낌[夏日田園雜興] 일곱째 [송(宋)] 범성대(范成大) / 김영문 選譯評 낮엔 나가 김을 매고밤에는 베를 짜고 시골에선 아이조차집안 일 맡아 하네 어린 손주 아직은밭 갈거나 길쌈 못해 뽕나무 그늘에서오이 심기 배우네. 晝出耘田夜績麻, 村莊兒女各當家. 童孫未解供耕織, 也傍桑陰學種瓜. (2018.05.07.) 시골에서 자라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도우며 농사를 배운다. 꼴 하고, 김매고, 피 솎고, 나무하고, 보리 베고, 감자 캐고, 고추 따고, 소 먹이고, 모심고, 나락 베고, 지게 지고, 타작하는 등등의 일을 몸에 익히면서 자란다. 쟁기질은 남자로서 마지막에 익혀야 할 일인데, 쟁기의 무게와 소의 힘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하므로 대개 10대 후반에.. 2018. 5. 7.
귀향을 꿈꾸는 두보 한시, 계절의 노래(23) 절구(絶句) 둘째 수 [당(唐)] 두보(杜甫) / 김영문 選譯評 강물 벽옥빛에새 더욱 희고 산은 푸르러꽃빛 불 타네 올봄도 어느덧또 지나가나니 어느 날 이 몸돌아갈 해일까 江碧鳥愈白, 山靑花欲燃. 今春看又過, 何日是歸年. (2018.05.06.) 벽옥빛 강물 위를 나는 물새는 하얀 색깔이 더욱 돋보이고, 푸른 산에 피어난 진달래는 붉은 빛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런 묘사법을 전문 용어로 ‘친탁(襯托)’이라고 한다. 배경 묘사를 통해 주요 대상의 특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법이다. 수묵화 기법에도 ‘홍운탁월법(烘雲托月法)’이 있다. 달을 그릴 때 배경이 되는 구름을 그려서 달의 형상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여기에서 더 발전한 ‘반친(反襯)’ 기법은 반대되는 배경을 그려서 묘사 대상을.. 2018. 5. 6.
햇볕 머금은 백사장엔 원앙이 졸고 한시, 계절의 노래(22) 절구(絶句) 첫째 수 [당(唐)] 두보(杜甫) / 김영문 選譯評 해 긴 날강산은 아름다워라 봄바람에화초가 향기롭다 진흙 녹으니제비 날고 백사장 따뜻해원앙이 존다 遲日江山麗, 春風花草香. 泥融飛燕子, 砂暖睡鴛鴦. (2018.05.05) 우리가 잘 아는 문장 작법 중에 ‘두괄식’이란 방법이 있다. 전체 글의 핵심을 맨 앞에 제시한 후 그것을 천천히 풀어나가는 방법이다. ‘두괄식’이란 용어를 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이 두보의 시도 전형적인 ‘두괄식’에 해당한다. 물론 형식은 기구(起句: 첫째 구)와 승구(承句: 둘째 구), 전구(轉句: 셋째 구)와 결구(結句: 넷째 구)가 대구를 이루고 있지만 내용은 기구 즉 첫째 구가 시의 모든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시를 번역할 때.. 2018. 5. 5.
할배, 어디서 오셨소? 한시, 계절의 노래(21) 고향으로 돌아와 우연히 쓰다[回鄕偶書] 첫째 수 [당(唐] 하지장(賀知章, 659~744) / 김영문 選譯評 젊어서 집 떠나늙어서 돌아오니 고향 말씨 그대론데귀밑머리 희어졌네 아이들을 만나도알아보지 못하고 어디서 오셨어요웃으며 물어보네 少小離家老大回, 鄕音無改鬢毛衰. 兒童相見不相識, 笑問客從何處來. (2018.05.04.) 이 시를 지은 하지장은 지금의 중국 저장성(浙江省) 사오싱(紹興) 사람이다. 사오싱은 춘추시대 월(越)나라 회계(會稽)인데 하(夏)나라 우왕(禹王)의 왕릉과 월왕 구천(勾踐)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또 범려(范蠡), 문종(文種), 왕충(王充), 왕희지(王羲之), 지영(智永), 우세남(虞世南), 육유(陸游), 서위(徐渭), 왕양명(王陽明), 유종주(劉宗周.. 2018.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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