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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6

[宋] 소옹(邵雍) 봄비[春雨吟] 한시, 계절의 노래(3) 봄비[春雨吟] [宋] 소옹(邵雍) / 김영문 選譯評 봄비 실낱같이 가늘어 실낱같이 보슬비 내리네 어떻게 큰 비가 되어 만물을 모두 번성케 하나 春雨細如絲, 如絲霡霂時. 如何一霶霈, 萬物盡熙熙. ‘맥목(霡霂)’과 ‘방패(霶霈)’가 이 시 이해의 열쇠다. ‘맥목(霡霂)’은 이미 《시경(詩經)·소아(小雅)》 〈신남산(信南山)〉에 나오는 어휘로 소우(小雨), 즉 보슬비나 이슬비를 가리킨다. ‘방패(霶霈)’는 대우(大雨)로 질펀하게 내리는 큰 비다. 전체 시는 실낱 같은 보슬비가 만물을 적시기 시작하다가 마침내 큰 비가 되어 삼라만상의 성장을 크게[熙熙] 촉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생생불식(生生不息)하는 생명의 이치는 광대하면서도 은미하기[費而微] 이를 데 없다. 《중용(中庸)》의 어.. 2018. 4. 14.
친구를 가둔 봄비, 내 맘을 알아 한시, 계절의 노래(4) 경인이 돌아가려 하니[景仁思歸雨未克行以詩留之] [宋] 사마광(司馬光) / 김영문 選譯評 좋은 벗님돌아가려 하나 진흙길 깊어갈 수가 없네 오늘 아침 어두컴컴또 날 흐리니 봄비도 내 맘처럼정이 많구나 嘉客念歸程, 泥深未可行. 今朝陰又重, 春雨亦多情 『주역(周易)』에 마음 맞는 벗을 상징하는 괘로 ‘천화동인(天火同人: ䷌)’이 있다. 하늘에 태양이 떠 있는 형상으로 둘 모두 상승하는 기운을 갖고 있으므로 나란히 의지하여 끝없이 비상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해설하여 「계사전(繫辭傳)」에서는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 하면 그 예리함이 쇠를 자르고, 한 마음에서 나오는 말은 그 냄새가 난초 향기와 같다(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之言, 其臭如蘭)”라고 했다. 구이(九二) 효사(爻辭)는 “문.. 2018. 4. 14.
전쟁은 영웅을 부르는 법 당시唐詩의 거성巨聖 두보杜甫가 복수 혹은 부수復愁라는 제목 아래 지은 12수 연작 오언절구五言絶句가 있으니 이 제목은 '다시금 근심하며'라는 정도를 의미한다. 개중 제6수가 다음이라 胡虜何曾盛 干戈不肯休 閭閻聽小子 談笑覓封侯 이를 근자에에 강민호가 역주해 선보인 《두보 오칠언절구(杜甫五七言絶句)》(문학과지성사, 2018, 58쪽)에서는 아래와 같이 옮겼으니, 오랑캐 어찌 일찍이 흥성했던가그런데도 전쟁을 그치려 하지 않네 마을 젊은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웃으며 공을 세워 벼슬하겠다고 하네 한데, 내가 아무리 봐도 문맥이 통하지 않는 데가 있으니, 특히나 1~2구가 그러하다. 그러다가 이 시를 구글로 검색하니 다음과 같은 Geoff Waters라는 사람의 영역을 접했다. More Poems by Du Fu.. 2018. 4. 14.
매화 가지에 실어보내는 봄 범엽한테 부치는 시[贈范曄詩] [南北朝] 육개(陸凱) 折梅逢驛使 매화 꺾어 역참 관리 만나 寄與隴頭人 농두에 있는 그대에게 부치네江南無所有 이곳 강남에 뭐가 있겠나 聊送一枝春 그저 나뭇가지 봄을 보낼뿐 범엽(范曄)은 말할 것도 없이 그 불후한 역사서 《후한서(後漢書)》 찬자이니, 그가 살다간 시대가 육조(六朝) 유송(劉宋)이다. 이 무렵 유송은 장강 남쪽 지금의 남경(南京)이요, 농두는 지금의 섬서성 농현(隴縣) 서북쪽이다. 이 시가 묘한 점은 범엽은 장강 유역 남경을 무대로 하는 남조 유송劉宋 사람이요, 그에게 편지를 부친 육개는 북위 사람이라는 점이다. 둘이 직접 만나 교유했을 가능성은 희박하거니와, 따라서 이 시가 과연 육개 작품인지 의심을 살 만하다. 아무튼 그거야 뒤로 맡기고, 진짜 매화 꺾어 .. 2018. 4. 3.
송아지 팔아 청산하는 몸값 전한(前汉) 왕조 제8대 황체 유불릉(刘弗陵)은 죽은 뒤에 종묘에 신주가 안치되면서 받은 묘호(廟號)가 효소황제(孝昭皇帝)라, 흔히 약칭해서 소제(昭帝)라 칭한다. 무제(武帝) 유철(刘彻)이 아버지고, 어머니는 조첩여(赵婕妤)이니, 생전에는 구익부인(钩弋夫人)이라 일컬었다. 기원전 94년에 태어나 기원전 87년, 불과 8살에 황제에 옹립되어 재위 13년째인 기원전 74년 6월 5일, 21살에 미앙궁(未央宫)에서 요절하고 만다. 어린 그를 곽광(霍光)과 김일제(金日磾)와 상홍양(桑弘羊)이 보좌했다. 이런 그가 죽어 묻힌 곳을 평릉(平陵)이라 하니, 미앙궁에서 전전(前殿)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22킬로미터, 아버지 유철이 묻힌 무릉(茂陵)에서 서쪽으로 6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다. 여타 이 시대 황제릉이 그런 .. 2018. 4. 2.
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 - 이백 봄날 복사 오얏꽃 핀 화원에서 여는 잔치에 붙이는 글 李白 무릇 천지란 만물이 머물다가는 여관이요, 시간은 오랜 세월 스쳐지나는 나그네라. 덧없는 인생 꿈과 같으니 즐거움 얼마나 될꼬? 옛 사람 촛불 들고 밤놀이한 일 참으로 까닭 있으리라. 하물며 따뜻한 봄날이 아지랭이 아른거리는 경치로 나를 부르고, 대자연이 나에게 문장을 빌려주었음에랴! 복숭아 오얏꽃 핀 화원에 모여 천륜의 즐거운 일 펼치니, 뭇 아우 솜씨 빼어나 모두가 혜련 같거늘, 내가 읊은 시만 홀로 강락한테 내놓기 부끄러울 뿐이네. 그윽한 감상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고아한 담론은 점점 맑아지네. 화려한 경연 열어 꽃 사이에 앉아 술잔 오가며 달빛 아래 취하노니, 아름다운 시가 없으면 어찌 고아한 회포를 펼치리오? 시를 이루지 못하면 그에 맞는.. 2018.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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