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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285

늙어서 하릴없이 스스로 비웃노라 늙어져 하는 일 하나 없이 홀로 깊은 계곡 은은한 물소리 듣고 있으니 自笑老餘無一事 獨來幽澗聽冷冷 -추담秋潭 김우급金友伋(1574∼1643) - 2020. 9. 20.
선비의 멋 옛 선비의 시문을 보면 아주 간단한 대화를 멋진 시문으로 주고 받는다. 영광에 살던 기천杞泉 이희웅李喜熊(1562~1648)이라는 분이 장성(당시는 영광)에 살던 벗인 추담秋潭 김우급金友伋(1574~1643)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보낸다.(10살 남짓은 뜻이 맞으면 벗을 삼는다, ) With me? 요사이 시름겹기가 고슴도치 터럭이라 年來心事蝟毛多 날마다 큰소리로 강개한 노래 읊어대오 日日高吟慷慨歌 절간에 가을 경치 다해간다고 들었으니 聞道伽藍秋色盡 그대와 함께 찾아가 감상하면 어떻겠소 欲將君去賞如何 이에 김우급은 Call! 이전에 보내주신 시문들 많았는데 從前詩什寄來多 슬픈 노래 아니라 원망의 노래였소 不是悲歌即怨歌 절에 가자는 시 한 수 방금 받았거니 尋寺一聯今始到 가을 산을 돌아보면 흥취가 어떠할지.. 2020. 9. 19.
곤면袞冕 “대구를 갖추고 면을 쓰는 것을 구면이라고 하고 대구 없이 면을 쓰는 것을 곤면이라고 한다.[夫大裘而冕,謂之裘冕,非大裘而冕,謂之袞冕。]”《宋史‧輿服志三》 - 대구(大裘) : 옛날 천자가 하늘에 제사 지낼 때 입는 가죽 예복 - 면(冕) : 고대에 천자, 제후, 경(卿), 대부(大夫) 등이 조정의 의식이나 제례 때 쓰는 예식 모자 - 곤면(袞冕) : 곤의(袞衣)와 면(冕). 곤의는 권룡(卷龍)을 수놓은 것을 매단 예복이다. 사진 속 사마염의 복장이 곤면 2020. 9. 2.
사투리 쓴다 차별한 조선시대 영조 7년 2월 24일 정시 전시 시권을 뽑는 자리의 대화이다. 영조가 이르기를, “김한철(金漢喆)은 비록 서산(瑞山)에 살기는 해도 어찌 그를 시골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지방 유생은 부(賦)나 표(表)가 서울 유생만 못한데 지금 책문에서 또 입격한 자가 한 사람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 할 만하다.” 하니, 박문수가 아뢰기를, “시골 유생의 문장에는 자연히 향음(鄕音)이 있으므로 표나 부에서 매번 낙방합니다. 이번에는 전시에서 대책(對策)을 만나 또 모두 낙방했으나 시골 유생들 사이에 억울하다는 말은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사투리 쓰면 과거 합격도 쉽지 않았다. 심지어 합격해도 어전에서 사투리 심하게 쓰면 시종신으로 쓰지도 않았다. 시골 양반 서울에 몇 년 유학하며 과거공부한 것은 이유가 있었.. 2020. 9. 1.
문서 판독은 자획字劃보단 문리文理로 금석문 등 한자를 판독할 때 자획字劃만 보려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필사본 문서들을 보면 자획으로 판독하면 곤란한 경우가 많다. 승정원일기를 예로 들면 熙는 熈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고, 經은 자획으로 보면 徑으로 쓰였고, 器는 哭으로 쓰인다. 己, 已, 巳는 구분해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자 판독의 기본 전제는 자획이 아니라 문리다. 문리로 읽어야지 자획만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2020. 8. 31.
송편, 젓가락 집어드니 반달이라 송편松䭏 장성의 여류 문장가 조씨가 지은 것이다.[長城女文章姓趙氏所作] ​ 손안에서 둥글둥글 새알을 둥글려서 掌裏團團轉鳥卵 손끝으로 하나하나 조갯살 오므렸네 指頭箇箇合蚌唇 쟁반에 늘여놓으니 산천이 겹겹인데 金盤錯列山川疊 젓가락으로 집어 든 것 반달이로구나 玉箸引來月半輪 ​ [해설] 김삿갓, 정조, 김인후, 차천로, 남이, 주희, 박두식(朴斗植) 등의 시를 필사하여 엮은 《쌍청집(雙清集)》이라는 책에 수록되어 있다. 표지에 ‘上章敦牂流火初’라고 쓰여 있어 경오년 7월 초에 필사했음을 알 수 있는데, 박두식이 활동한 시기로 보면 1930년 7월에 전사한 것이다. 필사자는 알 수 없다. 장성의 여류 문장가였던 조씨가 누구인지 알기에는 어렵다. 202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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