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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비의 시문을 보면 아주 간단한 대화를 멋진 시문으로 주고 받는다.
영광에 살던 기천杞泉 이희웅李喜熊(1562~1648)이라는 분이 장성(당시는 영광)에 살던 벗인 추담秋潭 김우급金友伋(1574~1643)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보낸다.(10살 남짓은 뜻이 맞으면 벗을 삼는다, )
With me?
요사이 시름겹기가 고슴도치 터럭이라 年來心事蝟毛多
날마다 큰소리로 강개한 노래 읊어대오 日日高吟慷慨歌
절간에 가을 경치 다해간다고 들었으니 聞道伽藍秋色盡
그대와 함께 찾아가 감상하면 어떻겠소 欲將君去賞如何
이에 김우급은
Call!
이전에 보내주신 시문들 많았는데 從前詩什寄來多
슬픈 노래 아니라 원망의 노래였소 不是悲歌即怨歌
절에 가자는 시 한 수 방금 받았거니 尋寺一聯今始到
가을 산을 돌아보면 흥취가 어떠할지 秋山回首興如何
두 노인이 어느 절을 찾았는지는 자세하지 않지만, 전화 한 통, 카톡 한 줄로 묻고 답하기에 익숙한 우리도 이런 멋은 좀 본받으면 어떨까?
어떤 이는 바쁜 세상에 짧게 쓰지 번거롭다고 할 수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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