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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400

DNA로 드러난 아르헨티나-칠레 지역의 고립성 앞서 김단장께서 쓰신 아르헨티나 글은, 칠레, 아르헨티나 지역 이야기로 이곳은 남미 전체에서 백인종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논문을 자세히 보지 못해 좀 그렇지만, 대략적으로 보니 이 지역에서 백인의 침입이 있기 이전의 스토리로, 이 지역의 유전자 풀 성립은 상당히 생각보다 거슬러 올라가며다른 남미 그룹, 특히 잉카제국 원류가 되는 중부 안데스 지역과는상당히 옛날부터 고립되어 있었다는것이 주제가 될 듯하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왜 잉카제국이 저런 모양으로 동쪽으로 더 나가지 않고 남쪽으로도 더 나가지 않고 저런식의 제국이 되었는지 알듯도 하다. 우리는 단순히 정치문화적 이유로만 보는 고대 중세 국가의 국경선은이렇게 유전적 이질성이 그 배후에 흐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8천년 이래 죽죽 이어진다는 .. 2025. 11. 10.
카자흐스탄의 선비, 그리고 기마민족 카자흐스탄의 선비족 무덤에 대해 약간의 평으로 거든다. 이러한 "기마민족"의 장거리 이동은 흔히 선사시대의 사건으로 낭만적으로 포장되지만 역사시대에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이 바로 이러한 카자흐스탄의 선비도 있지만요나라 멸망 이후 장거리 이동하여 서방에 엉뚱하게 등장한 경우도 있겠다. 이렇게 기마민족 국가가 어떤 계기로 변천을 겪는 과정에서 일부가 탈주하여장거리를 이동하여 엉뚱한 곳에 불쑥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한국 남부에서 가야 관련한 이야기가, 일본의 고분기 유적과도 관련하여 큰 그림을 그린에가미 나미오의 기마민족에 관한 주장은그 사실 여부는 둘째 치고라도 이야기의 스케일, 그리고 역사적으로 구체적으로 등장했을 가능성이 전무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지금은 이런 가능성은 일.. 2025. 11. 10.
인간타액의 진화 논문 내용에 대한 평 김단장께서 올리는 논문 중에는 상당히 좋은 것이 많다. 아무래도 오랜 기자 경험에서 직감적으로 이건 된다 싶은 논문을 쉽게 골라내시는 듯 한데이걸로 밥먹고 사는 필자가 보기에도 의미 있는 논문들이 많다. 나이 60을 바라보다는 필자가 할 일 중에 이런 논문에 대한 평을 다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앞에서 나왔던 인간타액 진화에 대한 논문-.쉽게 말해 유인원과 사람의 타액을 비교한 논문이다.비슷할 것 같은데 그 구성성분이 다르더라 이거다 (주로 단백질 비교일듯)왜? 필자들의 주장에는 "타액의 진화"에는 문화적 측면,섭취하는 음식의 차이가 작용한다는 시각이다. 음식이 계속 변화하여 이로부터 타액의 성분이 변화하므로, 이러한 차이는 유인원에서 사람으로 점핑한 것이 아니라, 수렵채집기에서 농경문화로, 다시 중세를.. 2025. 11. 10.
제임스 왓슨을 추모하며: 대가의 책 한 권 유전체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제임스 왓슨은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이다. 왓슨과 크릭이 노벨상을 타게 한 논문을 보면 몇 장 안된다. 물론 이 논문이 실린 네이처라는 잡지가 원래 그렇기는 하지만이 세기의 발견, 뉴튼에 비길 만한 논문이 겨우 몇 장짜리라는 사실은 수십 장 논문을 의미 없이 쏟아내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이 유전체 연구의 시조새격인 논문은 1953년에 나왔다. 왓슨 크릭이 쓴 이 논문은 당연히 세기의 발견이지만, 이 양반들이 과학계의 바깥까지 유명해 진것은 이 사람들이 쓴 대중서, "이중 나선double helix" 때문이었다. 이 이중나선이라는 책은 1968년에 나왔는데, 이중나선이라는 것이 어떻게 발견되었는지그 내력을 흥미로운 필체로 기술했는데전문성과 대중성 두 가지를 다 잡아낸 과학 .. 2025. 11. 10.
조선의 선비들은 학자가 아니라 비즈니스맨 이 부분을 우리는 많이 착각을 한다. 조선의 선비들은 책 많이 본 학자라는 생각이다. 천만의 말씀. 조선시대 성리학 수준이 엄청난 것 같지만제대로 박박 긁어 공부해 보면 그 시대 조선 유학자들이 지리할 정도로 질질 끌며 벌였던 논쟁이란 것 대부분이이미 북송대 학자들에 의해 치열하게 전개된 논의가 조선땅에서 재연된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단칠정론? 이기논쟁? 인물성동이론? 전부 북송대 논쟁에서 다 나온 것들로 이미 결론까지 다 나 있었고우리나라 논쟁은 쉽게 말하자면 수학의 정석 풀이가 이해가 안 가 그 해답집 놓고 싸운 것에 불과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성리학이라는 게 공리공론이라는 비판은 있지만그 수준 자체가 높지 않다는 비판은 없다. 굉장히 수준은 높다고들 생각하는 거 같지만, 다시.. 2025. 11. 5.
절필해야 하는 시기 연구를 끝내고 붓을 꺾고놀러나 다녀야 하는 시기는 이런 때부터다. 첫째. 새로운 이야기는 없고 하던 이야기나 반복하는 시기. 둘째. 전혀 국제적 연구 트렌드를 쫒아가지 못하는 시기. 세째. 횡설수설 논문이 힘이 없고 예리함이 사라지는 시기. 이 세 가지 징후가 보이면 붓을 꺾는 것이 옳다. 필자의 글이 이런 단계에 들어갔다고 생각하신다면언제든지 이야기해주시기를 바란다. 붓을 꺾고 놀러 다니리라. 인생 어느 시점에는 일을 다 접고 놀다가 저 세상으로 가야 하는 시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바, 놀기 시작하는 타이밍을 잘 잡는 것도 인생 성공의 한 방법이리라. 2025.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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