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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노년의 연구388

지손支孫은 번성할 수 없는 조선후기 조선후기가 되면 장자 상속이 강화의 길을 걸어 장남에게 거의 몰빵하다시피 하게 된다. 집안 족보를 보면, 조선 전기에 갈려 나온 각 파들은 저마다 번성하지만, 조선 후기가 되면 종손에 가까울수록 사는 것이 낫고지손에 지손으로 이어지면 몇 대가 못내려가 몰락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19세기가 되면지손으로 이어지는 집안들은 그 집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알려진 집안이라도 양반이라고 부르기 미안 할 정도의 살림에 직역만 간신히 유학이라고 유지하는 사람도 나오기 시작한다. 요는, 조선후기에는 장자 상속이 강화하므로, 향촌에서 재산을 어느 정도 가지고 지위를 유지하는 데는 장손에 되도록 가까울수록 유리했다는 것이다. 굳이 서얼이 아니라 해도 지손으로 몇 대만 내려가면조만간 쪽박찰 것이 예약되어 있었다고 보면.. 2025. 9. 3.
볼리우드 영화와 노비들 볼리우드Bollywood 영화를 보면 흥미로운 것이 이 영화에는 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의 사람들-.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나라 인도에 가면 제일 충격적인 것이 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인데발리우드 영화에서는 그 사람들은 거의 나오지 않고행복하고 정의로운 주인공 남녀만 횡행한다. 조선시대 역사가 그렇다. 정사는 물론 야사, 대동야승류의 일기를 봐도 어디까지나 사대부들의 이야기일뿐, 이 사람들끼리 서로 내가 옳네 네가 그르네 하는 것이라 우리는 정말 조선시대 그 당시 정황이 그렇다고들 착각한다. 하지만 실제 호적이 그리는 모습은 그렇지 않다. 이들이 역사에 붓방아로 남기는 글을 쓰는 와중에도 그 아래에는 이들의 수십배에 달하는 노비들이 있다. 이 노비들 이야기가 역사서에 전혀 기술이 안 되므로.. 2025. 9. 2.
일기라는 말에 이끌려 들어간 대동야승大東野乘, 막상 뚜껑을 여니 혹시 필자의 작업에 도움이 될까 하여 대동야승을 대략 보고 있는데, 권질에 비해 필자 관심사에 해당하는 내용이 많지가 않다. 아무래도 정치사가 중심인지라권질에 비해 읽고 나면 얻는 것이 많지 않다. 일기류 중에서도 정치사에 관련이 있는 것들만 묶어 놓아서 그런지 필자의 관심사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 대부분이다. 디테일-. 항상 이야기 하지만 디테일이 문제다. *** 편집자주 *** 대동야승大東野乘은 글자 그대로 동국, 곧 조선의 길거리 만담집이라는 뜻이라, 편찬 연대와 저자 불상이지만 그 수록 내용을 보면 조선 개국 초 이래 인조 때까지 약 250년간에 걸친 이른바 경수필 역대 모음이라 하나하나 따로 묶은 것이 아니라 당시까지 나온 야담집 집성집이라, 말하자면 앤솔로지다.이에서 저록한 선대 야담집과 그 .. 2025. 9. 2.
폼나는 학제간 연구의 그 실상 융복합이라는 이름의 학제간 연구-. 얼마나 폼나는가? 한 가지만 인생에서 하기도 힘드는데 여러 학문을 넘나들면서 연구를 하여 이를 모두 포괄하여 큰 성과를 얻는다는 것 대단해 보이지 않는가?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아니하여 큰 물줄기가 섬을 만나 둘로 나뉘어 흐르는데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배가 언제라도 난파할지 모르는불안한 주행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학제간 연구-. 많이들 이야기 하고 심지어는 정부에서도 정책을 이야기할 때 신나게들 말하지만그 학제간 연구가 도대체 뭔지, 실제로 그런 학제간 연구가 있어도 그것이 학제간 연구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예전에 김단장께서 전문기자의 가오와 실상에 대한 이야기를 쓰셨던 바그것과 피장파장인 것이 학제간 연구다. 2025. 9. 2.
김득신 강상회음을 보며 간흡충을 떠올리다 이 김득신金得臣(1754~1822)의 강상회음江上會飮.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그림에서 등장인물들은 아무리 봐도 생선을 구워 먹는 것 같지가 않다. 일단 생선을 구운 풍로나 불이 주변에 없고, 왼쪽 아래 등장인물은 생선회 몇 점을 채소와 섞고 있는 것 아닌가? 조선시대 일기를 보면민물생선 잡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회쳐 먹는 장면인 것이 이색적인데, 당시 생선회 레시피 중에는 생선회를 잘게 썬 채소와 섞어 여기에 간장등을 넣고 비벼 먹는 요리가 있다. 생선회는 꼬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썰어서 백지 위에 펼쳐 놓아 물기를 말리는데 이때 실처럼 가늘게 썬다. 무를 가늘게 채를 썰어 헝겊에 담아 쥐어 짜내어 생강, 마늘 약간과 머물러 생선회를 접시에 담아서 겨자, 고추, 식초를 뿌린다.이.. 2025. 9. 2.
19세기 중반까지도 수십 수백을 노비 사역시키는데 17세기 사료에서 자본주의 맹아를 찾는 일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18세기 말에도 우리나라 향촌에는 노비가 바글바글한다. 여기서 어떻게 농민이 분해되어 광작하는 차지농이 생긴다는 건가? 이 광작하는 차지농은 생산물을 화폐경제하의 시장에 내다 판다 이것일진대, 내다 팔 시장이 있어야 팔 것 아닌가? 광작 따로, 일기따로, 맹아 따로, 호적 따로인가? 지금처럼 19세기 중반까지도 향촌사회에서 수백명 노비를 사역시키는 풍경이 확인되는 한 내재적 발전론, 자본주의 맹아론 따위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절대로 믿을 수 없다. 당최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 [편집자주] *** 저런 땅부자가 조선 곳곳에서는 있었다. 이들을 이른바 광작운동 증좌로 들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런.. 202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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