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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258

위대한 기장 우리나라와 일본은 쌀 아니면 제대로 된 곡식이 아닌 걸로 보지만, 사실 인류사에서 쌀 못지 않게 중요한 곡식이 기장이다. 기장은 전술한 바와 같이 조선시대에서 쌀농사를 짓다가 딱 봐서 이건 망했다 싶으면 갈아 엎고 바로 기장을 심었다. 이유는 기장은 몇 개월이면 수확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지 같은 날씨에 척박한 땅에서도 수확이 가능했다. 그래서 수렵채집민이 농경민으로 바뀔 때 가장 먼저 다루는 곡식이 기장이다. 별다른 기술이 없어도 되고 척박한 토지에서 잘 자란다는 말은 별다른 시비나 관리 없이도 수확이 된다는 의미이고, 또 심은 후에 빨리 수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장이 황하문명을 이루었고, 마찬가지로 고조선문명, 부여, 고구려 문명도 모두 기장으로부터 일어났다. 기장을 우습게 보면 다친다. 2024. 2. 15.
쪄서 만든 깡기장밥 예상 대로 기장밥은 쪄서 만들면 굉장히 잘 익는다. 낱알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물에 미리 불릴 필요도 없다. 딱 10분 정도 찌면 다 익는다. 맛도 괜찮다. 특히 된장국이라도 있으면 말아먹으면 최고다. 결론: (1) 밥을 쪄서 만드는 것은 잡곡밥 용이다. (2) 잡곡 중에서도 낱알이 작은 조나 기장밥이 쪄서 밥을 지으면 가장 잘된다. (3) 쌀농사도 처음에는 밥을 쪄서 지었겠지만 찐밥 자체는 잡곡문화권에서 왔을 것이므로 밥을 끓여 뜸들이는 무쇠솥 밥짓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잡곡보다 별로 맛이 썩 낫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4) 국이라도 하나 있으면 쪄서 만든 기장밥에 말거나 부어 먹으면 최고다. (5) 밥과 국의 조합은 쌀농사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6) 숭늉과 누룽지는 무쇠솥 나온.. 2024. 2. 14.
북미 고병리학회 심포지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는 3월 18~20일 열리는 제51차 북미 고병리학회에서 인류사와 동물사의 융합을 꾀하는 시각에 대해 심포지움이 개최됩니다. 경희대의 홍종하 교수와 제가 한 꼭지 같이 발표합니다. 심포지움 제목은 "21세기의 고병리 (21st Century Paleopathology)입니다. 심포지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용한 hybrid meeting입니다. 이 학회는 미국 인류학회 위성학회 중 하나로 인류학회 회원들이 따로 만들어 조직한 모임으로 인류학회 할 때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개최합니다. 대회 소개는 아래 참조 https://paleopathology-association.wildapricot.org/page-18191 Paleopathology Association - Meetin.. 2024. 2. 13.
인문학에 드리는 고언: 논문의 길이 필자는 인문학자가 아니라 이를 고언이라 포장한다 해도 역시 조심스럽다. 다만 평소 느끼던 일을 좀 적어둔다. 문외한의 헛소리라고 볼 일인지 한 번 고려해 볼 만한 일인지는 인문학자들 몫이다. 여기서 쓰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나라 인문학관련 학술지의 경우 논문의 길이가 획일적으로 너무 길다. 학계에 보고하는 것은 장편도 있지만 단편도 있어야 하고 아이디어에 따라서는 4페이지를 넘지 않기도 한다. 이를 이유 막론하고 장편 논문만 실어서는 그런 빛나는 아이디어는 전부 사장되고 이 때문에 "원래 알던 건데.."라는 말이 학계에 횡행하게 되는 것이다. 짧은 논문만으로 채우는 학술지가 나와도 되고 (총4페이지 이내) 학술지에 일정 부분을 짧은 논문으로 채워도 된다. 어느 쪽도 상관 없는데, 짧은 논문은 반드시 두어야.. 2024. 2. 13.
일본어 출판에 대한 생각 최근 필자가 연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면서 영어권과 일본어 출판을 함께 병행하고 있는데 일본어 출판의 경우 출판 후에도 도서관에 거의 잡히지가 않아서 출판과 동시에 원고가 고립되어 사장되어 버리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반면 영어권 출판은 아무리 작은 출판사에서 출판해도 전 세계에 출판 당일 온라인 서점에 정보가 뜨며 몇 달이면 서울대 도서관에도 그 정보가 나타나서 E book을 제공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어 출판의 경우 한국어 출판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보이므로 비영어권 출판은 한국어 출판의 편이 더 낫지 않을까 하며 무조건 학술출판의 최종형태는 영문 출판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어와 일본어 출판은 현재로서는 그 자체 출판과 함께 고립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2024. 2. 13.
토기의 뚜껑, 장독의 뚜껑 많은 토기가 있다. 여기에는 뭔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곡식일 수도 있고, 장일 수도 있겠고, 음식물 재료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이 토기 뚜껑이 뭐겠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토기에는 뚜껑도 조합으로 함께 빚어 만든 것도 있다. 하지만 모든 토기가 다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당수 토기 두껑은 나무였을 것이다. 나무판대기를 올려놓고 그 위에 돌을 올려놓은 형태가 아니었을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지으면서 임금께 올리는 표에 雖不足藏之名山 庶無使墁之醬瓿 즉 소신의 책이 명산에 감추어져 보관할 정도는 아니라도 장독 두껑으로는 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라고 한다. 이 구절은 사실 우리의 시각으로는 이상한 구절이다. 장독대 하면 집 밖에 두꺼운 뚜껑을 이고 있는 장독대를 연상하고 책, ..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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