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런저런1911 맨홀과 맨홀 따까리는 구별해야 남들은 전연 그리 여기지 않는데 혹 나만 혹 그런가 해서 못내 쪽팔리기는 하다만, 암튼 맨홀이라고 하면 대뜸 우리는 구멍이 아니라 따까리를 떠올리는데 혹 나 같은 사람 더 있을까 싶어 새삼하게 이 문제를 끌어낸다. 맨홀이란 manhole 이라, 그를 지칭하는 용어로 영어에서는 utility hole 이라든가 maintenance hole, 혹은 sewer hole 같은 유사 표현들이 있나 본데, 그 어떤 경우건 모두가 hole이지, 여기에는 그 따까리 뚜껑에 대한 개념이 없다. 나아가 그것을 수식하는 말에 따라 적절히 씀을 보는데, 유틸러티야 말할 것도 없이 그렇게 마련한 구녕이 다기능임을 말해서 하수구 구멍도 되고 통신케이블 구멍도 된다 해서 쓸 것이요 maintenance야 주로 통신설비를 염두에 둔.. 2023. 8. 11. 뿌리가 깊으면 바람에? 다 뽑힌다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새미 기픈 므른 가마래 아니 그츨쌔 내히 이러 바랄래 가나니 조선 건국이 천명에서 비롯한 필연이었음을 물경 125장에 걸쳐 강변한 어용가 용비어천가 제2장은 이렇다. (티스토리가 고어를 지원하지 아니하므로 편의상 원문에 가깝게 적는다) 그래 뿌리가 깊으면 강한 바람에도 끄덕하지 아니하고 열매도 많이 달린다 하고 샘이 깊으면 가뭄에도 마를 날이 없으니 그에서 비롯한 내는 강이 되어 바다에 이른댄다. 그런가? 답한다. 뿌리가 얕으면 통째로 뽑혀서 재생할 여지가 있지만, 뿌리가 깊으면 강한 바람에 줄기가 부러져 재기가 불능하다. 태풍 카눈에 맛탱이 가신 이 가로수님, 보아 하니 뿌리가 아주 얕아 한방에 가셨다. 이건 재기 불능이라 불쏘시개로 가야 한다. .. 2023. 8. 10. 양갈비 대접하며 한 말 "주인이..." 멀리 볼 것 없다. 나를 반추하고 또 나랑 아주 가까운 사람들을 보면 된다. 열심히 자기 맡은 바 본분이라며 또 그것이 내가 월급을 받고 녹봉을 받는 이유라며 뼈가 부서져라 일한 뒤에 돌아오는 보상은 필연적으로 내침이다. 그렇게 무수하게 많은 이가 헌신짝마냥 버려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버려지는 중이며 내일도 버려질 것이다. 불나방이라고 죽는 줄 모르고선 불구덩이로 달라들겠는가? 팽개침 당할 줄 알면서도 모두가 풀섶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법이다. 그 버림을 부리는 자가 아까워할 줄 아는가? 경쟁자를 쳐내고서 쾌재를 부르는 놈들이 그들이다. 그들도 또 그렇게 버려진다. 이른다. 결코 주인처럼 일하지 말라. 기다리는 건 오직 배신이 있을 뿐이다. *** 미래를 걱정하며 무슨 일을 할지 갈팡질팡하는 한 아.. 2023. 8. 9. 태풍 카눈을 막아서는 지리산, 이번에도 예니 재판? 기상청 예측이 요새는 많이 맞으므로, 이번 6호 태풍 '카눈' 예상경로도 그렇다고 가정할 때 하나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그것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지점이 남해안, 지리산 남쪽이라는 사실이다. 근간이 열대성저기압인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면서 세력이 약화한 열대성저기압으로 변질해 바로 태풍으로서의 생명은 다한다. 그 가장 중대한 변화가 바로 태풍의 눈깔이라고 하는 중심부가 날아가는 것이다. 바다에서 수증기를 더는 공급받을 일 없으므로, 결국 더는 태풍이 아닌 셈인데, 이번 태풍 역시 한반도 상륙과 더불어 더는 태풍은 아니다. 문제는 저 예상경로에서 지리산이 막고 있다는 사실. 태풍 위력이 제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실은 저런 산을 넘지 못한다. 물론 남은 수증기가 그것을 타고 넘기는 하는데, 소백산맥 태백.. 2023. 8. 9. 불 지난 자리엔 싹이라도 나지만 불 지난 자리엔 재가 남고 물 지난 자리엔 가재라도 기어다니지 세무쟁이 지난 자리엔 풀도 안 자란다. 세금 고만 미기라. (2020. 8. 9) *** 인간은 사슬에 묶인 채로 태어났다. 세금이란 사슬에. 세금 피했다 했더니 이번엔 차꼬를 채운다. 벌금 혹은 과태료라는 사슬을. 2023. 8. 9. 《돈황변문교주敦煌變文校注》 저자의 토로 나는 그 당시 《돈황변문교주敦煌變文校注》의 저술 출판이 나의 승진을 가져다주기를 내심 바랐었는데, 이 책이 출판될 때 나는 이미 정교수가 되어 있었다. 《돈황변문교주》는 내가 승진하는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고, 벌어들인 원고료도 얼마 되지 않았으며(초반에는 오히려 4만 위안을 출판사에 보내야 했다), 다만 내게 마음의 병과 허영심만 가져다 주었다. '마음의 병'이란 백만자가 넘는 분량을 만년필로 한 글자 한 글자씩 손수 적어나가야 했던 것 외에도, 조자造字와 조판, 한 번에 장장 한 달 보름이 꼬박 걸리는 교정을 여섯 차례에 걸쳐 해오는 동안 심장 스트레스의 급증으로 부정맥이 유발하여 20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에너지'를 보충해줘야만 했던 일을 말한다. 이 '에너지'는 내가 너무 말라 살 좀 찌라고.. 2023. 8. 7. 이전 1 ··· 99 100 101 102 103 104 105 ··· 31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