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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예연구사로 마지막 인사드립니다. 2010년 7월, 용인시 학예연구사로 시작해서, 2024년 7월, 국가직으로 전출하여 국토교통부 국토발전전시관의 학예연구사가 되었습니다.그리고 2025년, 이제 학예연구사라는 직업을 내려놓습니다.제 나름대로는 그동안 일해오면서 학예연구사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잊지 않기 위해 하고 있는 일에는 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왔고, 최선을 다 한만큼 떠날 때는 미련없이 떠나겠다고 생각해왔는데, 생각보다 조금 빠르게 떠날 때를 정하게 되었습니다.그동안 학예연구사로서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을 후회없이 해봤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일들을 하기 위해 내키지 않은 일들도 많이 했었지만, 그 일들도 뒤돌아 보면 모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하지만, 지방직 학예연구사로서 채워지지 않은 갈증과 좌절.. 2025. 7. 1.
한창기 선생이 요절하지 않았다면 필자 세대라면 뿌리깊은 나무라던가 샘이 깊은 물 같은 잡지를 안다. 이 잡지는 그 편제에서는 필자가 보기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다. 예를 들어 각 호 참여자를 인쇄담당자까지 몽땅 다 실무진 이름을 한 페이지 한 쪽 컬럼을 할애하여 쓰는 방식이건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항상 쓰던 방식이다. 한창기韓彰璂(1936~1997), 이 분이 이 잡지를 낼 때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한글판이 없던 때라 영어에 매우 능통했고 브리태니커를 세일즈를 하여 큰 돈을 벌었다는이 분 역시 내셔널 지오그래픽 키드였다고도 할수 있을지 모른다.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구분되는 점도 분명히 있다. 이 잡지들에 깊이 뿌리 박고 있는 민족주의에 대한 경도이다. 이것은 아마 그 당시의 상황이라면 이 방향이 가장 필요한 방향이라고.. 2025. 7. 1.
KTX가 부른 비극, 폭염 속 반나절 경주 출장 서울역 경주역 구간 ktx 소요시간 대략 두 시간 십분.경주역과 경주시내 버스 기준 대략 사십분.하니 기본 이동 시간 대략 여섯시간이라 잡고 회의시간 두 시간 엎치면 8시간. 대중교통 기준 이것저것 다 뺀다 가정할 때 서울 경주를 오가며 회의 하나 창석한다 했을 때 하루 24시간 중 반나절이 걸리지 않는다.ktx가 몰고온 후폭훙이다.오늘 경주 최고 기온은 36도를 찍었다.열두시 서울역 출발하는 기차 타고 두 시간 만에 도착한 경주역에 내려 밖을 나서는데 숨이 턱 막혔다.회의 시작 시간은 저녁 여섯시반이라 그 시간까지 경주 시내 메타세콰이어 거목 다섯 그루가 신라시대 거대한 무덤 뒤로 하고선 하늘로 치솟은 시내 한 켠에서 에어컨 빵빵한 다방서 시간을 때웠다.한 시간 남짓 걸린 회의 마치고 저녁식사하고 커피.. 2025. 7. 1.
이집트 조각 지문이 남녀노소 협업 밝혀 옥스퍼드 대학교 박사과정생 레오니 호프Leonie Hoff는 새로운 연구에서 테라코타 조각에 남은 고대 지문을 분석하여 제작자의 나이, 성별, 그리고 작업 환경을 밝혀냈다.고대 이집트 항구 도시 토니스-헤라클레이온Thonis-Heracleion에서 발견된 이 조각상들은 기원전 7세기에서 2세기(기원전 7세기~2세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적에서 발굴된 60개 조각상 중 9개 지문을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호프는 남성과 여성 모두 조각상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고대 그리스 사료에 근거한 남성만의 직업이라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했다.또한, 어린이들도 참여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작년 11월에 공간됐다. More information: Hoff, L. (2024). Fingerpr.. 2025. 6. 30.
吾事畢矣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인생 문천상文天祥은 남송의 마지막을 함께 한 세 충신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두 명은 마지막 황제와 함께 물에 뛰어든 육수부,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죽을 때까지 몽골에 저항한 장세걸이다. 문천상은 육수부, 장세걸과 달리 애산전투崖山海战에서 끝이 난 것이 아니라 쿠빌라이에게 끌려가 갖은 회유를 받았다. 이후 무려 오년을 옥에 있다가 마침내 처형당했는데 이때 남긴 말이 "吾事畢矣"라는 한마디다. 필자는 문천상의 절개라던가, 지조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누구나 "吾事"가 있다. 그것이 연구일 수도 있고, 배우일 수도 있고, 또 출판일 수도, 언론일 수도 있다. 문천상에게는 남송의 신하로서 죽는 것이 "吾事"였을 것이다. "吾事"를 이런 강골의 절개에만 국한하여 해석하는 .. 2025. 6. 30.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 동양 삼국 그림 중 많이 나오는 클리셰 소재 중 하나가 한 영감님이 흐르는 물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장면이다. 우리 유산 중에는 강희안의 고사관수도가 유명하지만 사실 관수도만 아니라 관폭도, 폭포를 그린 그림도 비슷한 모티브로 안다. 이런 그림은 중국과 일본에도 꽤 있다. 일단 흐르는 물이나 폭포를 보는 그림은 모두 비슷한 사상적 배경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그림들은 평범한 산수화 같고 실제로 그런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지만 필자가 아는 한 고사관수, 혹은 고사관폭도高士觀瀑圖는 맹자의 다음 구절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孟子曰:“源泉混混,不舍昼夜,盈科而后进,放手四海。有本者如是,是之取尔。苟为无本,七八月之间雨集,沟浍皆盈;其涸也,可立而待也。故声闻过情,君子耻之。”——《孟子·离娄下》근원이 .. 2025.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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