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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리숙동李叔同 선생님[懷李叔同先生] written by 풍자개豊子愷(1943), translated by 홍승직 (懷李叔同先生) 풍자개(豊子愷)(1943년작)지금으로부터 29년 전, 내가 17살 때, 항주杭州의 절강浙江 성립省立 제일사범학교에서 리숙동李叔同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 바로 훗날의 홍일법사弘一法師다. 그때 나는 예과 학생이었고, 리선생님은 우리 음악 교사였다.우리는 리 선생님의 음악 수업을 들을 때, 어떤 특별한 느낌이 있었다. 엄숙함이었다. 예비종이 울려서, 음악 교실로 걸어가 문을 밀고 들어서던 우리는 우선 깜짝 놀랐다. 리 선생님이 벌써 교단에 단정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선생님들은 늘 우리보다 늦게 온다고 생각하면서, 되는 대로 노래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웃기도 하고, 욕도 하면서 문을 밀고 들어서던 학우들로서는 더욱이 놀라움이 작지 않았다. 학우들의 노래 소리, 외침 소리, 웃는 소리, 욕하.. 2024. 10. 9.
류큐 국왕 초상 오고에御後絵와 닮은 해인사 세조 초상 이렇게 동글납작하게 생긴 얼굴로 그런 대사를 한다면 확실히 어울리진 않겠지만, 이당이 그린 초본을 봐도 그렇고 그게 사실인 걸 어쩌랴.그나저나, 이 해인사 소장 세조 어진은 보면 볼수록 류큐 국왕 초상 '오고에御後絵'와 닮았는데 관련 연구가 있는지 모르겠다. *** Editor's Note ***  강민경 선생이 새삼 소개하는 이 세조 어진은 언제 알려졌는지는 모르겠다. 내 기억을 떠올리면, 내가 기자 초년병 시절에 이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때는 발견? 이라는 식으로 보도한 기억이 또렷한데, 그 무렵 첫 보고였는지 아닌지는 기억의 착란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중요한 지적인 듯한데, 제대로 검토가 이뤄졌는지는 모르겠다. 2024. 10. 9.
마침내 선뵈는 팔보 옮김 풍자개 연연당 수필 이 풍자개豊子愷라는 사람은 그의 연연당수필緣緣堂隨筆이라는 책을 통해 희미하게 내가 존재를 각인하게 되었거니와다름 아닌 이를 옮긴 저 홍승직 선생이 틈나는대로 그 번역을 소개한 까닭이다.내가 숙독은 하지 못했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사람이며 참말로 글을 맛깔나게 쓰는 사람이라는 인상으로 남아 있다.출간을 염두에 둔 초고 번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만간 역본이 나오는 모양이다.요새 책 홍보는 저자 혹은 역자가 발벗고 하는 시대.하지만 걸음걸이 때문에 스스로를 팔보라 하는 홍 선생은 못내 수줍음이 많아 아주 소극적으로 그런 사실을 조심스레 홍보하는데이르기를.. [대대적 홍보]혹시 누가 “얘 글 좀 쓰네”라고 평한다면, 이 사람한테서 배웠기 때문입니다.혹시 누가 “얘는 이따위로밖에 글을 못쓰.. 2024. 10. 9.
미노아 문명에서 유래하는 황금 양날 도끼 미국 보스턴미술관 Boston Museum of Fine Arts 소장 이 황금 양날도끼[gold double-bladed axe]는 기원전 1500년 무렵 미노아Minoa 문명 유물로, 그리스 크레타Crete 섬 아르칼로코리 동굴Arkalochori Cave에서 발견되었다. 이 도끼에는 선형 A Linear A라는 고유한 문자가 새겨 있다. 아직까지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부 전문가는 이러한 표시가 데메테르Demeter 여신에게 바치는 기도일 수 있다고 믿는다. 꽃이나 양초를 특별한 장소에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이 도끼를 신에게 바치는 선물로 동굴에 두곤 했다. 이는 수천년 전에도 사람들이 복잡한 신앙생활을 했으며 물건을 만드는 데 매우 능숙했음을 보여준다고? 꿈보다 .. 2024. 10. 8.
삼국지 체제의 특징 by 김영문 삼국지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다. 그러나 사기史記나 한서漢書 등 다른 기전체 정사에 있는 “표表”와 “지志”가 없으므로 기전체 중에서 별격에 속한다. 진서 진수전에 삼국지 권수가 현존 판본과 동일한 65권으로 기록되어 있고,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정사正史 항목에도 진수가 짓고 배송지裴松之가 주注를 단 삼국지 65권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본래 진수가 표와 지 없이 본기와 열전만으로 삼국지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수서 경적지에는 삼국지 본문 65권 외에 서록敍錄 1권이 더 있었던 것으로 기록해 놓았으므로, 현재 이 서록 1권만 실전된 것이 아닌가 한다. 구당서 경적지에 오국지吳國志가 21권으로 기록된 사실도 오국지 맨 끝에 서록 1권이 붙어 있었음을 반증하는 증거다.진수는 촉한에서 동관비서랑東觀秘書郞, .. 2024. 10. 8.
국립나주박물관, 고대 거울 기획전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백설공주 동화책에 있는 이 대사는 마치 거울이 사람들의 소망을 이뤄주는 존재로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는 고대 우리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거울을 보며 용모를 단장하기도 하고, 하루를 잘 보내고자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특정한 사람만 거울을 가졌습니다. 고대 사람들은 거울에 선이나 원, 각종 상상의 동물로 장식하고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내용이 담았습니다.이번 전시 '빛, 고대 거울의 속삭임'에서는 이런 거울을 만든 사람과 사용한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자 합니다. 거울 속 한 줄기 빛을 통해 고대 거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시기간: 2024.10.8.(화)~2025.2.9.(일)..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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