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017 형님 얼굴에 비친 아버지, 그런 형님이 가버리니 연암 박지원은 시는 잘 짓지 않았다.그는 알려진 대로 산문에서 유감없는 천재성을 드러냈다.그런 그의 시 중에서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몇 편이 있으니 연암집 제4권 영대정잡영映帶亭雜咏이 수록한 연암燕岩에서 돌아가신 형님을 생각하다[燕岩憶先兄]는 만고의 절창이다. 우리 형님 얼굴 덮은 수염 누굴 닮았나?아버지 생각날 때면 우리 형님 쳐다봤지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딜 봐야 할꼬두건 도포 걸치고선 냇물 비친 나를 봐야지我兄顔髮曾誰似 每憶先君看我兄 今日思兄何處見 自將巾袂映溪行 저에 부친 한국고전번역원 주석은 다음과 같다.정조 11년(1787) 연암의 형 박희원朴喜源이 향년 58세로 별세하여 연암협燕巖峽의 집 뒤에 있던 부인 이씨 묘에 합장하였다. 이덕무는 이 시를 읽고 감동하여 극찬한 바 있다. 《過庭錄 卷1》 .. 2025. 1. 20. [슈겐도와 일본 미라 이야기] (번외 2):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과 북방의 탄생 요시쓰네와 벤케이, 그리고 미라의 관계를 이야기 하는 데 있어 그 공간적 무대인 일본 동북지역에 대해 옛날에 써 두었던 글에 조금 더 보태본다. ***************일본 막부 최고 실권자를 지칭하는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은사실 무가武家정권에 고유한 것은 아니었고 그 기원은 헤이안 시대에 있다. 처음 "정이대장군"을 칭할 때 "이夷"란 일본 동북지역에 거주하던 에미시(蝦夷 에조)를 말한다.위 지도에서 보듯이 우리 통일신라쯤에 일본은지금의 동북지역을 차지하고 있던 에미시를 북쪽으로 밀어내는 "북방개척"을 하는데,이 사업에서 현지의 에미시와 계속 군사적으로 충돌했다. 이때 나온 것이 이른바 "정이대장군". 이 때문에 북방에 무력을 파견하는 조정이 그 군대의 수장으로 임명하는 정이대장군은원래 무가武家와 무.. 2025. 1. 20. "내 논문 인용하라" 더 절박한 구미학계 "이 논문은 반드시 인용하라"는 논문 심사서, 알고 보니? 앞에서 이런 말을 하면서 그 지적 내용 대부분은 심사자 본인 논문이라 했거니와이런 경향은 실은 국내보다는 외려 구미학계에서 더 필사적이라고 한다. 왜 그런가 하면 저쪽은 그 인용지수가 임용이나 승진에 곧바로 반영되기 때문이라 한다. 저쪽에 무슨 등재지 제도가 있겠는가? 내가 뛰어난 연구자임을 입증하는 절대 근거가 결국은 인용지수 아니겠는가?봐라! 난 이만큼 뛰어난 논문을 많이 썼고 그래서 이런저런 사람이 이만큼이나 많이 인용하지 않았느냐? 이 수치를 객관화한 것이 바로 인용지수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자기 논문을 선전하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며, 심자자로서 선다는 것은 이 인용지수를 높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에 견주어 아직 .. 2025. 1. 20. 볼수록 맘에 드는 바티칸 다이어리 이번 여행 이래저래 신세진 분이 많아 작으나마 선물이나 해야겠다고 아주 작은 것들로 준비했고그 신세진 분을 이미 만나기도 했지만 돌아오자마자 실상 와병하는 바람에 그런 작은 선물을 지금에서야 풀었다.개중에서도 내가 마음에 쏙 드는 것이 이 바티칸박물관 다이어리라물론 원리주의 철저한 반대편 신자들께서야 혹 악마보듯할지도 모르겠지만 와서 보니 꼴랑 두 권만 샀으니 하나는 마눌님이 냉큼 채 가시고 한 권만 달랑 남았다.나머지 더 작은 것들과 더불어 백팩에 넣어다니다 하나씩 드리려 한다.이 추세대로라면 저 다이어리는 하루 걸러 한 번씩 보는 춘배가 혹 물욕이 있다면 낚아채 가리라 본다.혹 이후 저를 보시거더랑 줄 거 없냐 여쭈신다면 하다 못해 바티칸 연필 한 자루라도 증정하리다.이럴 줄 알았더래면 저 다이어리 .. 2025. 1. 20. [잡담] 주말 일본을 들리고서 주말에 오래간 만에 일본 나들이를 했다. 워낙 가까운 나라고 요즘 너무들 많이 나가셔서 몇 가지만 특이했던 경험을 써보면 1. 동경국립박물관 "헬로키티전"정문 들어가면 대형 헬로키티 인형을 만들어 놨는데화면에는 없지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본관은 사람이 별로 없던데 헬로키티전은 인산인해. 일본 사람들이 헬로키티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이번에 첨 알았다. 2. 처음 본 송림도병풍일본미술사 강의를 들었을 때 말로만 듣던 일본의 국보,송림도병풍을 비록 복제품이긴 하지만 동경국박에서 전시 중이라 최초로 친견. 의외로 생각보다 별로였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당장 위 팜플렛 사진만 봐도 대단해 보이지 않나? 직접 보면 별로다. 이 정도 그림은 우리 국박에 널렸겠다.. 2025. 1. 20. 반대하는 논지를 편 사람한테 논문 심사를 맡겨서는 안 된다! 모든 선생이라는 작자들(이 경우는 작자들이라는 표현을 쓴다. 뒤에 맥락이 드러날 것이다)이 제자들한테 하는 항용 하는 말이 "나를 밟고 지나가라."호기롭게 말한다. 왜? 선생이란 자고로 그러해야 한다는 말을 어디에서 듣기는 했고, 그게 멋있는 선생이라 생각하며 그 모습이 개똥폼 난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로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선 선생 깠다간 학계에서 매장당한다. 저 말 곧대로 믿지 마라. 물론 저걸 실천한 선생(이때는 선생이다)이 아주 가끔, 가뭄에 콩나듯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경우도 세심한 절차가 필요한데, 보통 이럴 때, 그 논문을 쓰기 전에 선생을 찾아뵙고 실은 제가 이런저런 논지로 선생님 주장과 반대하는 글을 쓸까 합니다...제자가 그런 논문을 쓴다는데 속은 쓰리나 그래 잘했다.. 2025. 1. 20. 이전 1 ··· 482 483 484 485 486 487 488 ··· 350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