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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절실해지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던 어른들 말씀 뭐 솔까 저런 말을 입에 달고 산 보모님 세대부터 실은 100명 중 99분이 기술이랑은 눈꼽만큼도 관계가 없기는 하다. 저런 말 입에 달고 산 분들이 실은 죽어라 농사만 짓는 사람들이다. 저런 구호가 더 난무하던 시대가 박정희 시대였다. 그때를 나는 금오공고 시대라 부르는데, 그것이 대표하는 선형 판형 가공하는 기술공고시대, 그리고 주판을 무기로 앞세운 상고시대 아니었겠는가? 저와 비슷한 시대를 살고는 출세한 사람 중에 목포상고를 나온 DJ가 있고, 부산상고 출신 노무현이 있다. 한데 말이다. 퇴직하고 보니, 그리고 퇴직하고서도 뭔가는 하면서 입에 풀칠을 해야 하는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저 말이 갈수록 절실하다. 남들 볼 때는 너는 전문성이 있으니깐...하지만 막상 내실 따져보면 전문성은 하나도 없어 설.. 2024. 10. 9.
그리운 리숙동李叔同 선생님[懷李叔同先生] written by 풍자개豊子愷(1943), translated by 홍승직 (懷李叔同先生) 풍자개(豊子愷)(1943년작)지금으로부터 29년 전, 내가 17살 때, 항주杭州의 절강浙江 성립省立 제일사범학교에서 리숙동李叔同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 바로 훗날의 홍일법사弘一法師다. 그때 나는 예과 학생이었고, 리선생님은 우리 음악 교사였다.우리는 리 선생님의 음악 수업을 들을 때, 어떤 특별한 느낌이 있었다. 엄숙함이었다. 예비종이 울려서, 음악 교실로 걸어가 문을 밀고 들어서던 우리는 우선 깜짝 놀랐다. 리 선생님이 벌써 교단에 단정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선생님들은 늘 우리보다 늦게 온다고 생각하면서, 되는 대로 노래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웃기도 하고, 욕도 하면서 문을 밀고 들어서던 학우들로서는 더욱이 놀라움이 작지 않았다. 학우들의 노래 소리, 외침 소리, 웃는 소리, 욕하.. 2024. 10. 9.
류큐 국왕 초상 오고에御後絵와 닮은 해인사 세조 초상 이렇게 동글납작하게 생긴 얼굴로 그런 대사를 한다면 확실히 어울리진 않겠지만, 이당이 그린 초본을 봐도 그렇고 그게 사실인 걸 어쩌랴.그나저나, 이 해인사 소장 세조 어진은 보면 볼수록 류큐 국왕 초상 '오고에御後絵'와 닮았는데 관련 연구가 있는지 모르겠다. *** Editor's Note ***  강민경 선생이 새삼 소개하는 이 세조 어진은 언제 알려졌는지는 모르겠다. 내 기억을 떠올리면, 내가 기자 초년병 시절에 이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때는 발견? 이라는 식으로 보도한 기억이 또렷한데, 그 무렵 첫 보고였는지 아닌지는 기억의 착란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중요한 지적인 듯한데, 제대로 검토가 이뤄졌는지는 모르겠다. 2024. 10. 9.
마침내 선뵈는 팔보 옮김 풍자개 연연당 수필 이 풍자개豊子愷라는 사람은 그의 연연당수필緣緣堂隨筆이라는 책을 통해 희미하게 내가 존재를 각인하게 되었거니와다름 아닌 이를 옮긴 저 홍승직 선생이 틈나는대로 그 번역을 소개한 까닭이다.내가 숙독은 하지 못했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사람이며 참말로 글을 맛깔나게 쓰는 사람이라는 인상으로 남아 있다.출간을 염두에 둔 초고 번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만간 역본이 나오는 모양이다.요새 책 홍보는 저자 혹은 역자가 발벗고 하는 시대.하지만 걸음걸이 때문에 스스로를 팔보라 하는 홍 선생은 못내 수줍음이 많아 아주 소극적으로 그런 사실을 조심스레 홍보하는데이르기를.. [대대적 홍보]혹시 누가 “얘 글 좀 쓰네”라고 평한다면, 이 사람한테서 배웠기 때문입니다.혹시 누가 “얘는 이따위로밖에 글을 못쓰.. 2024. 10. 9.
미노아 문명에서 유래하는 황금 양날 도끼 미국 보스턴미술관 Boston Museum of Fine Arts 소장 이 황금 양날도끼[gold double-bladed axe]는 기원전 1500년 무렵 미노아Minoa 문명 유물로, 그리스 크레타Crete 섬 아르칼로코리 동굴Arkalochori Cave에서 발견되었다. 이 도끼에는 선형 A Linear A라는 고유한 문자가 새겨 있다. 아직까지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부 전문가는 이러한 표시가 데메테르Demeter 여신에게 바치는 기도일 수 있다고 믿는다. 꽃이나 양초를 특별한 장소에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이 도끼를 신에게 바치는 선물로 동굴에 두곤 했다. 이는 수천년 전에도 사람들이 복잡한 신앙생활을 했으며 물건을 만드는 데 매우 능숙했음을 보여준다고? 꿈보다 .. 2024. 10. 8.
삼국지 체제의 특징 by 김영문 삼국지는 기전체紀傳體 역사서다. 그러나 사기史記나 한서漢書 등 다른 기전체 정사에 있는 “표表”와 “지志”가 없으므로 기전체 중에서 별격에 속한다. 진서 진수전에 삼국지 권수가 현존 판본과 동일한 65권으로 기록되어 있고, 수서隋書 경적지經籍志·정사正史 항목에도 진수가 짓고 배송지裴松之가 주注를 단 삼국지 65권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본래 진수가 표와 지 없이 본기와 열전만으로 삼국지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수서 경적지에는 삼국지 본문 65권 외에 서록敍錄 1권이 더 있었던 것으로 기록해 놓았으므로, 현재 이 서록 1권만 실전된 것이 아닌가 한다. 구당서 경적지에 오국지吳國志가 21권으로 기록된 사실도 오국지 맨 끝에 서록 1권이 붙어 있었음을 반증하는 증거다.진수는 촉한에서 동관비서랑東觀秘書郞, ..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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