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722 데카메론으로 시작한 피렌체와의 조우 10분 연착한다는 피렌체 행 기차를 기다리는 테르미니 역으로 고국에서 전화가 온다.찍히는 이 정재숙 선배라 아! 올 게 왔구나 했더랬다.난 목석 같은 사람이다. 하도 목석 같아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눈물이 나지 않아 고생했다. 그런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라 하고픈데, 기차 안에서 자꾸만 눈물이 나서 옆자리 앉은 아들놈한테 들킬까봐 몹시도 신경이 쓰인다. 한 시간 40분쯤을 달려 도착한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을 나와 피사로 가기 전 두 시간가량 짬이 나기에 마침 이 역 인근에 잡아놓은 호텔에 짐짝이나 맡길까 해서 들렀더니, 곧바로 체크인 가능하다 해서 지금 숙소에서 쉬는 중이다. 그만큼 무거운 마음으로 피렌체에 입성했다. 애들한테는 아부지 이모부랑 친한 사람이 돌아가셨다는 정도만.. 2025. 1. 3. 연암 박지원이 말하는 누님 강가 말 세우고 저 멀리 바라보니, 붉은 명정銘旌 바람에 펄럭이고 돛대는 비스듬히 미끄러지는데강굽이 이르러 나무 돌고 난 뒤에는 더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강가에 멀리 나 앉은 산은 시집가던 날 누님 쪽진 머리 같이 검푸르고, 강물 빛은 그날 거울 같았으며, 새벽달은 누님 눈썹 같았다. 빗 떨어뜨린 그날 일 눈물 흘리며 생각하니 유독 어릴 적 일만이 또릿또릿 떠오른다. 그때는 또 그렇게도 즐거운 일이 많았고, 세월도 길 것만 같았다.박지원, 큰누님 정부인으로 추증된 박씨 묘지명[伯姉贈貞夫人朴氏墓誌銘]에서 2025. 1. 3. 쉥겐조약, 하나의 유럽을 향한 걸음 쉥겐Schengen 조약은 유럽 내 국경검사없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걸 가능하게 하는데 2025년 1월 1일자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도 가입했다. EU국가가 아닌 국가 중에 스위스나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도 이에 가입했다. 유럽여행 다니는 분들에게 참고될 것이다. 그리고 영국 옆 아일랜드는 EU국가이지만 쉥겐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발칸반도 구 유고연방 국가 중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외에는 EU, 쉥겐 등에 들어오지 않은 나라가 더 많다. 이리 복잡해서 United State of Europe 되겠는가?https://schengen.news/schengen-visa-and-schengen-area-what-every-traveller-should-know-before-visiting-europe/ Sc.. 2025. 1. 3. 학자로서 생명이 긴 인문학자 필자는 의대, 의과학 자연과학자로 입신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쪽 전통을 이었다고 볼 수 있고 나이 60 이후 인문학을 파고 든다고 여러 번 선언했지만 아무래도 곁다리 공부라 한계는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무리해서 이쪽 연구로 넘어가고자 하는 이유는 애초에 의과학은 60 이후 사실상 연구가 종지부를 찍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분야는 실험실 작업을 바탕으로 하는지라 실험실을 정년 이후 유지하기가 힘든 탓에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65세를 넘기기 힘든다. 최근에는 이것도 몇 년 더 연장한다는 사람들도 보는데필자가 보기엔 별 의미가 없다.무엇보다 이 분야는 연구 발전 흐름이 매우 빨라서 젊은이가 아니면 따라가기 힘든다. 실험실 작업이란 것도 젊은 연구자들의 놀이터이지나이 60이 넘.. 2025. 1. 3. 기자들이 정식 채용하라 발벗고 나선 어느 공무직 기록을 보면 이건무 선생은 2003년 3월 31일 이래 2006년 8월 1일까지 대략 3년 남짓 제8대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재직했다. 이 시절 이야기 한 토막이다. 그때 공직사회에 이상한 바람이 불었는데, 자료를 찾아봐야겠지만, 채용과 관련해 일대 변화가 있었다. 이 일로 당시 박물관에서 홍보 업무를 전담하던 홍선옥 선생 처지가 실로 곤란해졌다. 이 분 신분이 묘했는데, 간단히 말해서 공무원이라 하지만, 실로 묘한 공무원, 그걸 공직사회에서는 뭐라 하는데, 공무직이든가? 암튼 그렇게 되어서 정식 공무원으로 전환이 시급했다. 홍 선생은 기록상으로 보면 1982년 국립박물관에 입사했지만, 정식 직원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렇게 발을 디디고선 오직 홍보 업무를 전담하면서 박물관 하면 곧 홍선옥을 연상할 정도였다.. 2025. 1. 3.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와 한반도 제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의 "문명의 붕괴"(Collapse)를 읽고 있는데, 글쎄다.다이아몬드는 세계 각지의 예를 들며 다양한 인류문명의 붕괴사를 살펴보고 있지만내 생각에는 한반도의 역사 하나만 잘 구워삶아도 문명의 붕괴에 대한 훨씬 대단한 역작이 나올 거란 생각을 해 본다. 한반도의 역사는, 번영이라는 측면에서는 할 말이 많지 않은 역사이겠지만 문명의 붕괴 위협과 생존, 응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 역사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주제의 책이 나온다면 마땅히 한글보다 영어로 씌어져야 할 것이다. 2025. 1. 3. 이전 1 ··· 620 621 622 623 624 625 626 ··· 362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