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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40도 폭염에 조사원을 발굴현장에 내모는 국가유산청은 살인방조죄로 고발해야 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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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기준(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인용자)은 실내 작업장의 이야기다. 바람 한 점 없는 벌판 위에서 체감온도 40도를 훌쩍 넘기는 현실 속에서의 조사는 현실과 규정 사이의 괴리를 안고 진행된다."

"삽과 흙손을 들고 시작되는 발굴은 정오가 가까워질수록 지열이 온몸을 덮쳐오는 일종의 싸움이 된다. 머리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진다. 한쪽에서는 그늘막 아래에서 열심히 유구를 찾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흙 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열심히 기록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쓰이는 건 함께 작업하는 어르신들이다. 발굴조사에서는 대부분 지역의 고령 노동자들이 참여한다.

작업 중 한 어르신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가쁜 숨을 쉬면, 우리는 모든 작업을 멈추고 얼음물과 그늘을 찾아 분주히 움직인다. 법정에서 정하는 기준보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길게 준다.

어르신들이 무사히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을 바라보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가 끝나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발굴현장에서는 40도를 넘는 열기와 폭우 속에서 흙을 파고, 사진을 찍고, 유구 측량을 하고 있다."

올해 이 무더위에 현장 조사에 투입된 어느 발굴현장 책임자 어느 매체 기고문 중 일부다. 

미쳐도 이리 미칠 수 있단 말인가?

체감온도건 나발이건, 38도 40도 수은주에 육박한 그 야외 발굴현장에 어떻게 실로 담대하게 젊은 조사원은 물론이고, 그 대다수가 60대 이상, 아니 70~80대인 발굴인부들을 삽들고 호미 들어 현장에서 일하게 한단 말인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고 나발이고, 이런 폭염에 어찌하여 사람들을 야외 작업하라 내몰 수가 있단 말인가?

폭약 지고서 불구덩이에 들어가란 말과 무엇이 다르며, 맨손 육박전으로 드론 공격에 맞서라는 말과 또 무에 다르단 말인가?

폭염과의 싸움은 장렬할지 모르나, 폭염은 싸워 극복할 대상이 아니다. 

30도가 넘어가면 뙤약볕에 일하기로는 두번째라면 서러운 농부들도 모조리 후퇴해서 마을회관에서 이제는 시대도 바뀌어 에어컨 빵빵히 틀어놓고 쉬는 시간이다. 

농부들 봐라! 어떤 얼빠진 농부가 30도 웃도는 대낮 폭염에 들에 나가 일을 한단 말인가?

이런 때 야외 일은 언제나 새벽 해가 뜰 무렵, 그리고 해가 진 이후에나 한다. 

폭염과 싸우는 고고학도 혹은 발굴인부는 자랑이 아니다. 상찬할 일이 아니다. 그건 죽음으로 내모는 일일 뿐이다.

실제 이번 여름에 폭염경보 발령한 상황에서 지표조사 나간 어느 조사기관 젊은 친구가 갔다.

평소 심장병이라는 지병으로 넘어갔겠지만, 이런 이상기후에 쓰러지는 사람은 언제나 저런 치명을 안은 사람들이다. 

발굴인부 대다수는 노령층이다. 노령이라는 치명 보다 더한 치명 있던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고 나발이고, 발굴현장에 관한 규칙은 국가유산청이 새로 만들어야 한다. 

불쾌 지수 기준이건 폭염주의보건 폭염경보건 그런 것들을 기준으로 일정 기준 이상이면 야외 작업 자체를 원천으로 금지해야 한다. 

책상머리에 앉아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쓰고, 몇 도 이상이면 시간당 휴식 시간 몇 분 주라는 하나마나한 주문 적은 경고장 내려보내는 것으로 할 일 다했다고 할 수는 없다. 

저런 일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살인 방기다. 살인 조장이다. 

폭염과 싸우는 고고학은 정신 빠진 고고학이다. 

폭염 혹은 비지땀은 퇴출해야 할 구습이요 적폐다.

그건 자식들 먹여살리고 공부시키느라 그리한 부모님 세대로 끝장내야 한다.

그것을 고생하는 고고학, 현장성 있는 고고학으로 치환해서 상찬할 수는 없다. 

폭염에 필요한 것은 물 마시게 하라는 알량한 계고장이 아니라 셧다운제다.

죽음을 담보로 함에도 저와 같은 일을 밀어부치며 공염불만 일삼은 국가유산청장과 차장, 그리고 담당 국장과 담당 과장, 담당 사무관은 살인방조죄로 고발해야 한다. 

비지땀 구슬땀은 상찬해야 할 위업이 아니요 내 목숨을 앗아가는 살인무기다. 
 
막 취임한 새로운 국가유산청장, 취임 일성이 AI와 더불어 안전 안전이시던데, 이런 거 해결해야 할 것 아닌가?

누가 교수 출신 아니랄까봐 교수 출신이라면 모름지기 그리 하는 마이크 놀이, 곧 마이크 잡고서 울산 가서 어차피 답도 없는 보여주기 반구대 놀음해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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