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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족보가 조작됐다를 증명하는 것이 역사학은 아니다 역사학은 조작됐다 아니다를 증명하는 학문이 아니다. 이건 개돼지도 3년만 교육하면 하는 일이다. 한국 역사학은 팩트를 史實로 호도했으며, 죽을 때까지 이 팩트를 밝히는 것이 역사학의 본령으로 알았다. 족보에 대한 글을 읽어보면 요약하자면 족보는 조작이 너무나 많아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역사학은 조작됐다 아니다를 판정하는 학문이 아니다. 조작됐었다면,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이런 일들을 했는지를 밝히는 데서 비로소 역사학이 시작한다. 누가, 왜 조작했는지를 궁구하는데서 역사학은 비로소 휴머니즘의 문턱에 들어선다. 족보 조작은 조선후기에 빈발했다고 알지만, 실은 그 극성은 식민강점기였다. 단군 이래 족보 발간이 가장 왕성했던 시대가 바로 식민지시대였고, 그에 따라 조작한 족보 역시 이 시대에 쓰나미처.. 2021. 9. 11.
국감族, 국회를 이용해 정보를 빼내 이용하는 사람들 어느 분야나 이렇게 분류할 만한 자들이 준동하기 마련이다. 문화재도 이런 족속이 더러 있어, 매년 국감 시즌이면, 준동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이들은 국회와 국감장 주변을 기웃거리며, 각종 정보라 해서 이 의원실, 저 의원실을 찾아다니며, 정보라 해서 캐다가 끼워팔기를 하니, 그렇게 해서 존재를 각인하고는 하니, 나는 이런 者들을 일러 국감족이라 한다. 국회는 또 이런 자들을 적절히 이용한다. 그래서 국회와 국감족은 카르텔을 형성한다. 무론 국감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것이 행정부의 무차별한 횡포를 견제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는 점을 나는 인정한다. 하지만 철만난 망둥이처럼 언제나 국감을 기다리며, 그리고 툭하면 국회로 달려가 무엇을 꼰지르고, 그리하여 그 사실 여부와는 별도로 누군가를 .. 2021. 9. 11.
분단하는 수승대搜勝臺 vs. 수송대愁送臺 거창 수승대는 이 방구를 중심으로 하는 주변 경관 일대를 지칭하나, 이 돌덩이야말로 찐빵의 앙코와 같아, 그 모양은 흡사 공중에서 내려다 보면 자라 아니면 거북 모양새라, 그런 까닭에 이를 지칭하는 말 중에 거북 구龜자를 활용한 것이 있다. 이 일대를 지칭하는 말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들 맘대로라, 그럼에도 하나 변할 수 없는 것은 그 위상은 퇴계 이전과 이후로 현격히 달라진다는 것이니, 다시 말해 이곳은 퇴계를 만남으로써 일약 위상이 저 하늘을 향해 치달으니, 와! 퇴계가 이곳을 지목했다 해서 이후 너도나도 찾아서 바위에다가 sns 방명록을 남기듯 하는 일이 잇달았으니 수송대愁送臺? 이름이 왜 그래? 이리 우중충해? 좀 밝은 이름으로 바까!!! 해서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수승대搜勝臺라!!!.. 2021. 9. 10.
거창 수승대搜勝臺 vs. 수송대愁送臺 논란에 부친다 이 명칭 변경 논란은 나로서는 사건 전개를 전하는 이른바 제3자 관점에서 즐기려 했다. 다시 말해 저들이 무슨 결정을 하건, 또 그와 관련한 논박이 무엇이 오가건, 그 전개 과정만을 관망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사태를 두고 이런저론 논란이랄 것도 없지만, 이런저런 발언을 아니할 수 없고, 또 그 과정에서 내 생각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곡절이 있어 이참에 내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이 논란은 논점이 간단해서 현재 대한민국 명승으로 지정된 저 간판을 어찌 달아야 하는가 하는 데 지나지 않지만,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측면에서 실은 많은 고민을 유발한다고 나는 본다. 이 문제는 자칫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광풍처럼 몰아치는 이른바 과거사 청산, 개중에서도 부끄러운 역사의 청산이라는 그런 측면과도 .. 2021. 9. 8.
400년 만에 재림한 비버 Beaver가 스코틀랜드 농부들의 분노를 자아내다 근자 비버 beaver 라는 놈이 사는 데로 드러난 스코틀랜드 일대 지도란다. 아마도 붉게 표시된 지점인데 저 정도는 그 존재가 보고된 지역이라, 실상 모든 강에 산다고 봐도 좋다. 참고로 저에 보이는 loch란 말은 로크 라고 읽으며, lake에 대한 켈트어라 저짝과 아일랜드에서는 호수를 일컬어 로크라 한다. 스코틀랜드만이 아니다. 비버는 영국 전역에 걸쳐 맹렬한 영토 확장에 나섰다. 하긴 비버로서는 이것이 본래의 자리를 되찾는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실상 브리튼에서는 멸종한지 사오백년이나 된 비버가 21세기에 접어들며 다시금 등장해 천지사방을 날뛰는 시대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종적을 감춘 비버를 누가, 언제, 무슨 사연으로 도로 영국 땅에다가 갖다 놓았을까? 문제는 이 문제가 또 다른 심각성을 유발.. 2021. 9. 6.
가을날 전봇대는 삼성마이젯 전지현 1930년대던가? 이미지즘인가 모더니즘인가를 내걸고 등장한 김광균은 느닷없이 와사등을 읊었다. 앞서 T. S 엘리엇은 커피숍을 시에다가 끌어들였다. 그가 말한 황무지 waste land는 실상 커피가 흐르는 바다였다. 아마도 축음기로 노래도 들었을 테고 이미 영화시대였으니 영화관도 들락했을 테지만 이런 말은 없다. 김광균의 와사등은 촛불의 추방이었고 밤의 퇴출이었다. 가을날만큼 전봇대가 아름다운 때 없다. 파란 가을 하늘 꿰뚫고선 치렁치렁한 전선줄 칭얼칭얼 쟁인 전봇대도 연중 오직 이때만큼은 한창 시절 삼성 마이젯 프린터를 선전하던 전지현 몸매를 능가하는 강렬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HawMMX2RiU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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