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2267 번역은 문화수용의 끝물이다 일전에 비스무리하게 한 말이지만 그때 확실히 정리하지 못한 듯해서 다시 손을 든다. 우리는 해당 문화권 밖에서 유래하는 어떤 사상이나 사조가 어떤 땅에 상륙한 지표로써 그러한 내용을 담은 책자가 수입되거나 상륙한 시점을 출발점으로 설정하곤 한다. 그 일환으로 번역을 특히 중시해서 그런 책자가 해당 언어로 번역되고 출판된 시점이야말로 그런 사상이나 사조가 수입된 시점과 등치하는 경향이 너무나 짙다. 이런 경향은 현대와는 거리가 먼 고대로 올라갈수록 특히 강하거니와, 중국 문화와 교류가 남달랐던 한국문화를 보건대 이런 성향이 너무나 짙어 작금 상황은 아주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성향이 유난히 짙은 곳으로 불교학이 있다. 익히 알려졌듯이 불교 사상에는 수많은 갈래가 있고, 그마다 그것을 선전하는 불교학 저.. 2018. 2. 26. 용케 살아남은 건축물 2015년 1월 27일 어떤 학술대회 내 발표문 중 일부 구절이다. 더불어 문화재로 분류하는 전통시대 건축물에 대해서는 또 다른 신화가 용틀임하고 있으니, 그런 건축물은 현대의 어느 건축물보다 더 견고하다는 믿음이 그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냉혹해야 합니다. 그 건축물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현재 전하는 건축물은 그것이 전통기법에 따라 지었기 때문에 튼튼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물론 그런 점이 없지는 않겠지만, 살아남을 호조건이었기 때문에 살아남았을 뿐입니다. 옛날 건축물 중 천만이 사라지고, 아주 용케 개중 몇 개가 살아남았을 뿐입니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 중 나무 중에는 느티나무와 은행나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들 두 나무가 특별히 수명이 길어서, 그리고 튼튼해서 살아남은 것입니.. 2018. 2. 25. 찬탈과 양위, 그 시소게임 방원이는 왜 생전에 셋째 이도한테 양위했을까? 방석이 때문이다. 방석이가 실패한 원인..그건을 전복한 자가 본인이기에 어찌해야 하는지를 너무 잘 알았다. 성계가 실패한 이유는 골육의 정을 끊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석이를 제외한 모든 아들은 죽여버리거나 팔다리를 끊고 지방으로 위리안치했어야 한다. 이걸 본능으로 방원이는 알았다.한데 이도는 이걸 몰랐다. 아들이 병약함을 알았으되 그 아들을 지나 바로 손자에게 갈수밖에 없음을 알았을 것이로대 혈육에 이끌려 후사를 망치고 말았다. 권력은 부자라도 나누는 물건이 아니다. 태양은 하나다. 2018. 2. 25. 지식의 보편화, 전문가의 자리 내가 보건대 이것이 퍼지는 속도가 무섭다. 종래 특정 계층, 혹은 특정 분야에서 전문으로 교육받은 사람만이 향유한다는 각 분야 전문지식이 이제는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젠 알량한 지식이랍시고 그걸 무기로 내세워 군림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것이 문헌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 역사학에서 무너졌다가 요새는 경계가 없어 고고학 미술사 건축학 등등이 모조리 철옹성을 열어제꼈다. 중국 고고? 동남아 미술? 인도 건축? 내가 그 전문가라고 까불다가 큰코 닥친다.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조금 안다고 알량거리다가 망신당한다. 한문 조금 안다고 알랑거리다가 면박당한다. 두공이니 박공이니 하는 용어 거들먹이다가 창피산다. 내 가본 곳, 그 뿌듯함이 있었지만, 이젠 안가본 사람이 없다. 나보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할매가 먼저.. 2018. 2. 24. 우리는 ‘그들의 역사’를 얼마나 아는가? 우리는 ‘그들의 역사’를 얼마나 아는가? 2004. 08. 27-081-00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한글은 철종이 발명했다" 가장 최근에 우리에게 소개된 외국교과서의 '한국사 왜곡' 사례 중 하나이다. 우리는 이런 왜곡된 한국사 정보를 수록하고 있는 필리핀 역사교과서에 대해 분통을 터뜨린다. 일본역사교과서 사태니, 고구려사 사태니 하는 이른바 '한국사 왜곡사태'가 터질 때마다, 철종의 한글 발명 운운하는 등의 외국교과서에 실린 한국사 왜곡 실태 조사 보고는 단골처럼 등장한다. 이런 활동에는 자발적 시민단체가 앞장 서기도 하고, 또 때로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같은 국책연구기관이 동원되기도 한다. 그 결과는 거의 반드시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된다. 다 좋은 일이다. 한글의 철종 발명 운운하.. 2018. 2. 22. 역사왜곡과 역사교육강화는 하등 관계없다 January 29, 2014 석간 《문화일보》 3면인데, 일본에 의한 독도 영유권 도발이 이 무렵 또 있었던 모양이다. 제목만 봐도, 정부 기반 그 반응 혹은 대응책이 요란스럽다. 하지만 내가 언제나 하는 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우리의 역사교육강화는 눈꼽만큼도 관계없다. 다시 말해 우리가 역사교육을 게을리해서 저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듯이, 우리가 역사교육을 강화한다 해서 일본이 저런 주장을 굽히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함에도 이런 식의 대응이 일어난다. 아래 옛날 칼럼식 내 기사를 인용한다. 제1차 후쇼사판 일본 우익교과서 사태가 한창이던 2001년 6월 12에 송고한 연작 시리즈 중 하나이다. 물경 18년이 흐른 지금, 너무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그 기본 논조를 바꿀 생각이 적어도 .. 2018. 2. 22. 이전 1 ··· 357 358 359 360 361 362 363 ··· 37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