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은 겁탈이다
비단 문화계뿐만 아니라 기증 혹은 그와 等價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 말로 기부, 혹은 기탁 등은 일상어가 되었거니와, 지금 그것을 문화유산으로 국한하고, 더불어 그 운동 주체가 국가, 혹은 그에 준하는 공공기관일 때로 더욱 범위를 좁혀 그 부당성을 논하고저 한다. 이로써 본다면, 국민을 향하여 소장품을 기증하라고 추동하는 대표적인 문화기관으로 박물관이 있을지니, 실제 이 운동이 빛을 발휘했음인지, 이들 국립, 혹은 공립박물관이란 데를 가 보면 대체로 기증실이란 코너가 있기 마련이고, 그 기증실 전면 혹은 한쪽은 이들 기증자 명패가 다닥다닥 붙어있기 일쑤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볼지면, 이 기증 운동이 조직화하기 시작한 것은 내 기억으로는 2000년대 접어들면서, 특히 2005년 새용산 박물관으로 확장 이전하면..
2018. 2. 22.
애매曖昧를 위한 변명, 하안何晏의 경복전부景福殿賦를 중심으로
위진남북조시대 지식인 사회 사상계를 풍미한 이른바 현학玄學 열풍을 논할 적에 왕필王弼과 더불어 늘 그 쌍괴雙魁로 거론되는 이가 하안何晏이니, 그가 남긴 장대한 서사 문학의 금자탑으로 경복전부景福殿賦라 제題하는 것이 있어, 이는 제목 그대로 경복전景福殿이라는 궁궐 완성을 기념해 그 건물의 장대함과 당시 황제의 위대함을 칭송한 산문과 운문의 중간적 존재라. 그 첫 대목을 볼짝시면, 大哉惟魏, 世有哲聖. 武創元基, 文集大命. 皆體天作制, 順時立政. 至於帝皇, 遂重熙而累盛. 이라 했으니 이를 굳이 옮긴다면, 위대하구나 魏나라여, 세상에 현철한 성인이 계셨으니, 무제武帝께서는 큰 터를 세우시고, 문제文帝께서는 하늘의 명을 모으셨으니, 모두가 하늘을 본받아 제도를 정하시고, 때에 맞춰 다스림을 세우시니라. 지금의 ..
2018.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