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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2268

박물관 미술관은 미다시 디자인 전쟁터, 만년사물의 경우 요새 전시포스터 보면 기가 찬다. 종래 한두 가지 만들어 뿌렸다면 요새는 몇 종을 제작하는 모를 정도로 많다. 것도 하나 하나 현란하기 짝이 없다. 이런 거 보면 박물관 미술관이 사는 길은 종래 이를 점령하고 주인행세하는 고고학 미술사 건축학 보존과학이 물러나야 하며 무엇보다 시대감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땅들은 뒤칸에 앉아 굿이나 보고 떡고물이나 줏어 먹든 아님 결재 올라오는 대로 그냥 사인만 해야 한다. 저 하나하나 기똥차지 아니한가? 저것들이 어찌 종래 돌대가리들한테서 나오는 디자인이겠는가? 진짜로 늙으면 죽거나 알아서 물러나야 한다. 까딱하면 낙오? 이미 내 세대는 낙오자다. 서울공예박물관 만년사물 홍보물들을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2023. 12. 16.
괜시리 짐만 될 법한 유럽 체류 연장 유혹을 떨치게 한 김천 수도암 학술대회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여느 한반도나 마찬가지로 김천 땅에도 겨울비답지 아니하는 제법 많은 비가 종일 내렸으니 자칫 겨울장마라는 별칭을 얻을 법 했다. 한달 하루 유럽살이를 마치고 12월 5일 귀국한 나는 그 살이를 이달말까지 연장할 수도 있었지만 예정대로 귀국했으니 개중 가장 큰 이유 혹은 핑계가 이 학술대회였다. 학술대회야 흔한 것이고 그 역할이 고향에서 예정한 이 학술행사 사회라 꼭 내가 있어야 하는 그런 자리라고 볼 수는 없다. 함에도 예정대로의 귀국을 선택한 까닭은 웃기는 말로 틀리겠지만 괜시리 유럽 혹은 그 체재 아지트로 정한 로마에 더는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것 말고 아주 유동성 강한 다른 공식 자리 사회가 예정됐으나 이는 예상대로 순연 혹은 취소되었으니 연말까.. 2023. 12. 16.
일생의 향방은 30대에 결판난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내 경험을 보면 이 30대가 이후 모든 일생을 결정한다. 요새는 취직이라는 관념이 평생직장과 동일시하는 시대는 아니기는 하지만, 또 극심한 취업난에 생평 계약직이나 보따리장사를 전전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는 하더라만 이 30대가 되면 어느 정도 안정된 직장 혹은 그 비스무리한 정착을 하는 단계라, 이때 내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일생이 정해진다. 이후 시간은 쏜살과도 같아 우사인 볼트 백미터 달리기보다 빨라서 어어 하다 금새 정년이 코앞에 닥쳐온다. 40대? 못 옮긴다. 내가 좋아하는 일? 마흔에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불러주는 데도 없고 갈 데도 없다. 그렇게 30대는 내가 어떤 방향을 잡느냐가 중요해서 이때 내 갈 길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그저 그런대로 주어진 삶을 산.. 2023. 12. 15.
글은 끊임없이 재가공해야 한다 글은 집과도 같아 끊임없이 수리해야 오래 사용하듯이 글 또한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재가공이 필요하다. 그 수리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니, 첫째 논조의 교체가 있으니 이는 건물로 치면 토대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것이라, 이에는 위험이 동반한다. 기존 내 생각을 버려야 하는데, 문제는 자칫 잘못 고치다간 그 토대 혹은 빌미가 된 원초의 생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물론 그 애초하는 생각 신념을 숨기고 싶다, 지워버리고 싶다 할 때야 이렇게 하겠지만, 문제는 내가 오늘의 생각 신념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있는 법이며, 그 과정이 때로는 무척이나 소중할 수도 있다. 예컨대 과거에는 A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는 그것이 완전히 바뀌어 B가 되었을 적에, 자칫 A를 말살한 B는 느닷없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는 .. 2023. 12. 15.
나도 생각하는 60 이후의 삶 작년까지도 안 그랬거나 덜 그랬던 신동훈 선생께서 요새 들어 하도 자주 60 이후 삶을 이야기하기에, 나 역시 같이 환갑을 향해 질주하는 동년배로 저토록 시급한 것은 아니었지만, 덩달아 그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가는 바람에 오만 잡생각을 다 하게 된다는 말은 해 둔다. 그 기분 진짜 엿 같다. 의사 면허증이 있고, 더구나 현직 서울의대 교수인 사람이 저리 나오니 나 역시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은 부쩍 자주 하게 된다. 나름대로는 조기퇴직을 염두에 두고 이런저런 밑밥은 깐 상태에서 사표는 던졌지만, 이러다 까닥하면 거지 되겠다는 적신호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것도 맞다. 그러면서 어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새삼 돌아보게 되거니와 신 박사가 하는 말 중에 특히 새겨야 할 점은 후배 혹은 젊은 세대에게 짐이 되.. 2023. 12. 14.
[발굴 품질 개선을 위한 문화재청의 역할] (총평) 문화재청의 존재 이유 *** 아래는 앞서 5회에 걸쳐 나누어 연재한 2017년 한매협 주최 토론회에서 내가 '발굴 품질 개선을 위한 문화재청의 역할'이라는 발표를 한 그날 쓴 간평이다. 나로서는 총평이라 할 수 있는데, 6년이나 지난 글을 다시금 꺼낸 이유는 당시 시대상을 증언하는 자료라는 측면도 있고, 또 저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근간에서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 저에서 표출한 문제 중 상당수는 현재진행형으로 본다. ******************* 매장문화재법 개정안을 두고 작금 문화재청과 발굴조사기관들이 대립한다. 그 구체적인 내용들이야 특히 기관 종사자들의 집중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으니, 그걸 참고했으면 하고, 그런 논쟁의 와중에 저들 기관이 주최한 토론회가 오늘 대전에서 열렸고, 나는 ..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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