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지금 구리 품귀로 난리통이다.
이런 사태에 즈음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장 적극으로 구리가 무엇이며 그것이 왜 인류문화사에서 중요한지를 다양한 채널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언해야 하는 직업적 학문종사자가 바로 구리라면 환장하는 고고학이다.
하지만 내 조사 혹은 관찰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이번 구리 품귀사태와 관련해 한국고고학은 입도 뻥끗하지 못한다.
왜 이런가?
고고考古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옛것을 탐구하는 일을 고고학 본령으로 삼는 까닭이라, 현실 사태는 우리 고고학이 간여할 수도 없고 간여해서도 안 된다는 의식이 뇌수까지 박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나 고고학은 현재학이요 미래학이라는 말 주구장창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고고학이 발딛고 서야 할 지점은 지금 여기 here and now다.
부천 신앙촌인지 뭔지 쓰레기통 발굴하고서 그게 무슨 고고학적인 의미가 있네마네 하는 수준은 먼나라 딴나라 얘기다.
그것이 당시에는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나, 지금 말하는 현재학 미래학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다.
왜 구리인가?
그만큼 청동기라 해서 주구장창 팔아먹을 때는 언제고 정착 판 깔아놓고서 이제 너희들 굿판 벌여봐라 하고선 전 세계가 문호를 활짝 열었음에도 어느 고고학도 하나 발언할 줄을 모른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법이다.
물이 들어왔는데도 들어온 줄도 모르고 주지육림에 빠져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 줄도 모르니 이러고도 무슨 고고학을 한다 하겠는가?
구리와 화폐경제
현대의 장례 부의품목이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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