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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주대첩] (13) 노복 터진 강감찬 강감찬은 빌빌 쌌다. 948년, 고려 정종定宗 3년에 태어난 그는 빌빌 싸다 서른여섯 중늙은이가 다 된 983년, 성종成宗 2년에야 최승로崔承老가 시험감독관 총대장이 되어 실시한 과거 시험 갑과甲科에 강은천姜殷川이라는 본명으로 등단해 중앙 정계에 진출했다. 나이에 견주어 출세는 굉장히 늦어 2차 고려거란전쟁에서 굴욕적인 항복을 주장하는 조정 대세에 맞서 홀로 몽진을 주장해 관철함으로써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래도 계속 빌빌 쌌다. 이렇다 할 요직을 지낸 적도 없다. 이런 그가 역사의 주역으로 등단하기는 제3차 고려거란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이다. 전운이 한창 감돌던 그 무렵, 현종은 지난날 몽진, 곧 일단 튀고 보자 전법을 제시한 강감찬을 기억하고는 그를 서경유수로 임명하고, 나아가 서북면을 지키는 총.. 2024. 2. 24.
[귀주대첩 spinoff] 요사遼史 이국외기二國外記가 적록한 귀주대첩 원나라 때 편찬된 요사遼史는 24사 혹은 25사 중에서도 그 졸속성이 가장 심각하다는 비판을 듣거니와, 실제 내가 통독해 봐도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이 이상 가는 거란 통사는 지구상에 없다. 이 요사는 외국열전이 독특해서 유독 고려와 서하西夏 두 나라는 이국외기二國外記라 해서 별도로 독립한 점을 들 수 있다. 그만큼 거란 국제교류사에서 두 왕조가 차지하는 위치가 막강한 까닭이다. 물론 거란한테 가장 중요한 이웃 왕조는 宋이었지만, 그 송은 본사가 따로 있으므로, 이렇게 두 왕조만은 따로 독립해서 이렇게 특기한 것이다. 이 이국외기 중 고려를 보면, 두 왕조가 전쟁을 비롯해 교류한 역사를 편년체 식으로 정리했으니, 그 요긴함이야 일러 무엇하겠는가? 이에는 당연히 우리가 흔히 귀주대.. 2024. 2. 24.
[요사遼史 서하西夏 열전] (1) 요사에 대하여 요사遼史는 원나라 때 탈탈脫脫이 주도해서 편찬한 거란 요나라 시대 기전체紀傳體 사서史書로 이른바 “24사二十四史” 중 하나로 들어간다. 지정至正 3년, 1343년 4월에 편찬이 개시되어 이듬해 3월에 완성되었으니, 불과 1년 만에 편찬이 되는 바람에 여러 모로 결점이 많은 사서로 분류된다. 탈탈脫脫이 편찬책임자인 도총재都總裁를 맡은 가운데 철목아탑식鐵木兒塔識과 하유일賀惟一, 장기암張起岩, 구양현歐陽玄, 게해사揭奚斯, 여사성呂思誠이 총재관總裁官이 되고 염혜산해아廉惠山海牙 등이 수사관修史官을 맡았다. 전체 116권이요, 개중 황제 편년체인 본기本紀가 30권, 각종 제도사인 지志가 32권, 표表가 8권, 열전列傳이 45권이다. 기타 특이하게도 거란어를 풀이한 〈국어해國語解〉가 1권을 이룬다. 요遼 태조太祖 야.. 2024. 2. 24.
서하西夏가 끌린다 거란을 대하다 보면 모름지기 서하西夏를 매양 조우하는데, 이 서하는 거란이 한창 흥성하던 시절에는 물론 거란을 종주국으로 삼으면서 송과는 거란에 대해 같은 처지이면서도 시종 송과 치고 받는 모습을 연출한다. 거란 중심으로 보면 남쪽 송, 동쪽 고려, 서쪽으로 서하과 고창회골高昌回鶻을 접하거니와, 거란이 잘나가던 시절에는 물론 저들이 주변 외신外臣 제후들이었다. 다 거란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때마다 공납을 했고, 그네가 올 때마다 책봉이라는 이름으로 그 군주를 봉하는 형식을 빌렸으니, 저 무대가 훗날 몽고 제국 판도 아래 하나로 합쳐졌으니, 그러고 보면 몽고의 꿈을 참말로 장대했다. 거란이라 해서 왜 저들 지역을 모조리 정복할 수 없었겠는가? 다만, 그네들은 지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들어오는 한 그 자치를.. 2024. 2. 24.
일본에 대한 과대평가, 과소평가 우리 쪽의 일본사에 대한 인식을 보면 별로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데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있고 정작 크게 높게 평가하여 정밀하게 봐야 하는 쪽은 반대로 잘 모르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것 같다. 예를 들면 전국시대 이전의 일본사. 필자가 보기엔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일본통일이 시작되기 전의 일본사는 물론 인접국가의 역사로서 충분히 존중해 주어야 하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 일본 쪽 시각을 여과없이 그대로 받아 너무 크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반대로 에도시대 역사-. 이 부분은 근대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발생한 결정적 시기로 20세기 초반 근대화에 실패하여 식민지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아무리 들여다 봐도 손해가 아닌 시기다. 그런데 에도시대는 또 잘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본사도 한국사처럼 잘.. 2024. 2. 24.
예천박물관 ‘경운재일기’ 국역총서 발간 예천군 예천박물관이 2023년 학술연구의 성과로 예천박물관 소장 ‘경운재일기景雲齋日記’ 국역총서를 예천지역 무형유산을 재조명한 학술총서 ‘예천의 무형유산’과 함께 근자 발간했다. 경운재일기는 19세기 예천지역에 세거한 경운재 김회수(金會壽, 1802~1873)가 생부(生父)인 김홍운(金洪運, 1769~1826)의 상을 당하면서 적기 시작한 일기로, 김회수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나가면서도 집안의 내밀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당시의 시대상을 풍부하게 그려냈다. 특히 경운재일기는 예천박물관의 첫 번째 국역서이며 김회수의 후손이자 남악종가의 종손인 김종헌 씨가 직접 일기를 탈초·번역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예천의 무형유산은 2022년 인류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예천청단놀음’.. 202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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