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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묻힌 남자 둘 무덤 안에 두 명이 나란히 누워 부부나 연인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남자 두 명이더라라는 이 황당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그 사례가 드물지 않다. 물론 같이 묻혔다고 해서 꼭 이 두사람이 동성 연인이 아닐 수도 있다. 발굴 유해에 대한 해석에는 종종 발굴자, 연구자의 개인의 편향이 강하게 투영되는 경우가 있는데이 경우도 그런 부분이 선입견을 만든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렇게 두 명 분 인골이 발견되면 남성과 여성을 구분 못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골반 모양을 보면 피장자 성별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유해가 온전하지 않아 골반이 별로 남아 있지 않거나 골반뼈가 남성과 여성 중간쯤에 애매한 모양일 경우, 이 두 가지가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DNA를 분.. 2025. 7. 15.
다산과 연려실, 태사공, 그리고 명함첩 다산과 연려실, 태사공이 만약 귀양 가지 않고 평생 초야잠필로 늙어가지 않고 치욕적 거세를 당해 은둔하지 않았다면이 양반들이 과연 그 방대한 저작과 연려실기술, 사기 같은 대작을 남겼을까. 연구와 저작은 절반은 창조, 나머지 절반은 침잠 속에서 결정화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창조가 밝은 부분이라면 침잠 속의 결정화는 박명 속에서 힘들게 이루어진다. 써 놓은 것을 퇴고하는 작업은 아무리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힘겨운 일이다. 자신이 그 일을 좋아하는가의 여부와는 무관하게 학문을 하고 연구를 한다는 건 필연적으로 혼자서 퇴고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 반드시 따라 온다는 말이다.이 작업을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학에 남아서는 안 된다. 밖으로 떠도는 사람들은 학문으로 절대로 대성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 2025. 7. 15.
[唐詩] 대화탄로對花歎老, 마주한 꽃을 향한 늙음에의 탄식 李達東風亦是無公道萬樹花開人獨老强折花枝揷白頭 白頭不與花相好 해마다 꽃은 피는데 사람만 혼자 늙어가니 억지로 꽃을 꺾어 머리에 꽂아 보지만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뜻의 시다. 오는 노화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노화를 막거나 느리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오는 늙음을 받아들이는 담담함이다. 컴퓨터로 작업하다 보니 해마다 글씨가 점점 작아지는 것처럼 느껴 글씨는 조금씩 더 키우게 되니 이것도 노화의 한 흐름일진대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억지로 막는 것보다는 침침한 와중에도 글 읽고 쓰는 더 쉬운 방법을 찾는 것이 낫겠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아마도 음성인식으로 글을 써야 하는 시기가 내게 올지도. AI는 젊은 이들에게도 그렇겠지만 늙어가는 이들에게도 축복이다. *** [편집자주] **.. 2025. 7. 15.
덴젤 워싱턴이 죽였으나 살아있는 권력 카모라 도대체 실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1954년 12월 28일생, 오늘 현재 만 70세인 덴절 헤이즈 워싱턴 주니어, 흔히 약칭 덴젤 워싱턴이 주연한 그 깡패 쑥대밭만들기 시리즈 중 마지막 편 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 3 (2023)는 인터넷 뱅킹 사기로 퇴직금을 날린 어느 기와공인가? 벽돌공인가를 대신한 호쾌한 복수담이라 영화는 유쾌 통쾌 상쾌하게 이탈리아 최대 범죄 조직 마피아, 곧 나폴리 기반 카모라Camorra라는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 회생 불능으로 만드는 장면으로 끝나지만, 영화는 영화라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았으니 여전히 카모라는 활개 중이다. 마피아 범죄가 현재진행형을 보여주는 일이 오늘 있었다. 이탈리아 반마피아 작가로 로베르토 사비아노Roberto Saviano.. 2025. 7. 15.
K팝은 되는데 K 학술은 안되는 이유 걸그룹이나 보이그룹, 작곡가, 하다 못해 박진영, 이수만, 양현석, 방시혁이 정권 바뀔 때마다 장관 자리나 기관장 달라고 기웃거리는 거 봤나?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을 것이다. 물론 이들이라고 해서 정치와 담을 쌓은 것은 아닐 테고 이리저리 줄은 대겠지만.하지만 아예 장관이나 기관장을 하겠다는 거 하고는 다르지 않겠는가? 정치판에 이리저리 줄을 대는 건 그래도 본업은 이거라는 소리고, 아예 정치판으로 들어가는 건 본업을 팽개치고 권력을 쫒는다는 건데, 그게 K 팝은 되는데 K 학술은 안 되는 이유다. 하다 못해 후진국 교수들도 하던 거 때려치고 장관하러 간다는 자는 정말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속물 근성 버리기 전에는 우리나라 학계는 삼류 못 벗어난다. 2025. 7. 15.
부부였다는 손잡은 연인, 둘 다 남자였다! 손을 잡고 묻힌 이 두 분 모두 남성이었다! 2009년, 고고학도들이 이탈리아 모데나Modena라는 데서 이 유골을 발견했다.언론은 이 두 사람을 "모데나의 연인Lovers of Modena"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이성애 커플이었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짜식들, 이 놈들도 툭하면 언론 탓을 한다. 언론이 그리 붙였지 지들은 아니었다고 발뺌하는 전형의 수법이다. 왜? 저쪽도 기자는 기레기니깐!] 그러나 이탈리아 연구팀이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 유골이 의도적으로 손을 잡고 묻힌 두 남성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유골이 발견된 지 1,600년에서 1,4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두 사람의 정확한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이들이 친척, 군인, 또는 연인이.. 2025.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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