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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는 거미 뱃가죽 가을은 거미가 배터지는 계절이라 그 배때지 터지기 직전 뾰두락지와 같아 이내 도래할 죽음을 아는 까닭일까 가을은 이 땅의 스파이더워먼들한텐 페르귄트 조곡이다. 2019. 10. 20.
두고 온 고향 다시 서울이다. 어쩌다 서울이 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고향이라고 유별날 것은 없다. 평범한 산촌일 뿐이다. 어케 하면 이곳을 떠날 수 있을까 고민한 나날로 젊은 시절을 점철한다. 먹을 게 없어 떠났을 수도 있고 출세를 위해 떠났을 수도 있다. 금의환향은 내 꿈에 없었으므로 출세는 지향했으되 환향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러기엔 고향은 너무나 보잘 것 없었다. 이젠 좀 형편도 나아져 기울어져가는 집도 손봤고 똥물 튀던 화장실도 곤쳤으며 이젠 언제나 뜨신 물로 뜨신 데서 암때나 샤워도 한다. 두고 온 고향 두고 온 마담 두고 온 표고 두고 온 것 천지라 그래도 두고 온 것 중엔 그래도 그래도 노모만큼 밟히는 이 있으랴. 이젠 반백이 훌쩍 넘은 아들이 좋아한다고 노모는 호박죽을 만들더라. 이리 써놓고 .. 2019. 10. 20.
구절초에 빠진 무덤들 경주 서악동이 구절초 바다에 빠졌다. 신라시대 어느 권력자의 무덤과 석가모니 부처님 무덤이 구절초 향기에 취해 주무시느라 여념이 없다. 구절초는 가을날의 프로포폴이다. Seoak Tumuli and Stupa in Siberian Chrysanthemums, Gyeongju 九節草満開西岳古墳群 photo by Seyun Oh 2019. 10. 20.
대규모 토목공사, 그 명암 인류 탄생 이래 대규모 토목공사가 당대에 칭송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인류 탄생 이래 대규모 토목공사가 후대에 칭송받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October 20, 2014 at 4:32 PM) *** 돌이켜 보면 우리가 위대한 유산이라 칭송하는 문화재는 하나 같이 저에 해당함을 본다. 그것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고 자연을 파괴한 흔적이다. 석굴암? 불국사? 위대한가? 저 위대한 한민족 문화유산을 지금 만든다 상상해 보라. 건축허가조차 나지 않는다. 그 어떤 미친 놈이 나타나 각종 탈법 불법을 무릅쓰야만 가능한 건축물이다. 저걸 만든다고 얼마나 많은 백성이 피땀을 흘렸겠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상하고 죽어갔겠는가? 한데 천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석굴암 불국사를 찬송하기에 여념이 없다. 2019. 10. 20.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멧돼지 왼쪽 상대적으로 검은 빛이 더 도는 쪽이 멧돼지요 오른쪽이 집돼지다. 멧돼지가 찔기긴 한데 맛은 좋다. 친구놈이 잡아서 엄마한테 농가준 고기다. 요새 멧돼지가 하도 준동하니 농가 최대의 적이 멧돼지다. 멧돼지는 아량이 없다. 적당히 남겨두는 법이 없어 온 논밭을 황폐화한다. 멧돼지는 폭군이다.자연과의 조화? 환경보호? 유감스럽게도 멧돼지한테는 저런 도덕이 없다. 고라니 노루 역시 마찬가지라 저놈들은 박멸해야 할 무장공비일 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지자 농민들이 외친다. 이참에 멧돼지 씨가 말랐음 좋겠다고. 2019. 10. 20.
《풍납토성 그 이후》 풍납토성 글 쓴다고 13년 전에 낸 내 책을 참고 중이다. 지금 쓰면 저리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는 그만큼 내가 격정적이었고 나 아니면 풍납토성 없어진다는 착각에 살았다. 특히나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 대목이 많음을 고백한다. 저걸 내고는 적절한 시점에 《풍납토성 그 이후》(가제)라는 제목으로 이 책 이후에 전개된 풍납토성 사태를 정리하고 싶었다. 이 책이 나름 의미가 있다면 풍납토성 사태 한복판에서 그것을 직접 대면한 자의 증언이기에 비록 그 증언이 나 중심의 편파적일 수밖에 없는 숙명은 있을지언정 당시의 사태를 나름대로는 절절히 기록하고자 했으며, 그에 더불어 풍납토성 일지를 나름으로는 일목으로 요연하게 정리하고자 한 데 있을 것이다. 특히 20세기 이래 풍납토성 역사는 그간 단편을 면치 못했는데 .. 2019.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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