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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쯤에도 나는 로마에 있었으니
그때 이곳 지인 가족을 한식당에 초대한 일이 있다.
어부인과 자제분 둘과 함께 내가 모셨는데 좀 난감한 일이 있었다.
첫째 내가 담배 피러 간 사이 그 지인이 계산을 해버렸다.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둘째 초등학생 자제분 둘 앞으로 내가 각각 쥐꼬리 만한 용돈을 준비하려 했지만 당시 현금 사정이 쪼들리는 일이 직전에 있었다.
할 수 없이 그 자리서 그 지인 앞으로 카톡 송금을 했다.
그 얼마 뒤 안 사실이지만 카톡송금은 해외에서는 안 된다 해서 빠꾸해서 돌아왔다.
그러고선 그 상태로 귀국했으니 내가 주선한 자리가 이 모양이 되었으니 못내 찜찜했다.
갚아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같은 그런 감정 말이다.
이번에 로마 들어오자마자 다시 그 지인 가족을 초대했다.
다만 자제분들이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그 지인만 따로 어젠 테르미니 근처에서 만나 조촐한 식사를 했다.
미리 이번에도 몰래 계산하면 가만 안 둔다는 언질을 했고 실제 계산은 내가 했다.
작년에 건내려다 건내지 못한 용돈도 그 지인 인편으로 보냈다.
이제야 조금 짐이 풀린 듯한 느낌이다.
그땐 1년 뒤 다시 로마 올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리스 여행을 끝내면서 차기 행선지를 고민하다 로마를 고른 이유야 물론 익숙함도 있지만 저 기억이 계속 남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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