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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한테는 박물관 미술관은 맞지 않는다.
박물관 미술관은 내 아무리 생각해도 애들 숙제하는 곳이나 죽을 날 받아놓은 노인네를 위한 공간 맞다.
더러 그렇지 아니한 사람이 있기는 하나 이 속성이 변할 수는 없다.
걸레 빤다고 행주 되지 않는다.
애들 합류 이후 원칙 비스무리하게 정한 게 있다.
박물관 미술관은 이틀에 한 곳 정도만, 것도 한 시간 정도만 관람하며
순전히 훗날을 위한 촬영용으로만 쓴다.
간단히 박물관 미술관은 청소년들한테는 영안실이다.
그래서 오늘은 숙소 바로 앞 팔라초 마시모 국립 박물관을 갔다.
그에 촬영 배경 삼을 만한 유물 몇 점이 있기 때문이니
박터지게 쌈박질하고선 왜 사나 허망함에 빠진 그 넋나간 청동 복서상과 원반 던지기상, 그리 똥배보살상이 그것이라
역시 예상대로 아무런 감흥 반응도 없고 지붕 올라간 닭 쳐다보는 소 같다.
순식간에 기념 사진 몇 장 찍어주고선 삼십분 만에 나와서 밥 먹으러 갔다.
박물관 미술관 젊은층 잡겠다 기쓰지 마라.
다 개소리다.
유명하다 하니 기념 사진 한 방 찍는 백댄서 그게 바로 문화재 냉혹한 위치다.
뭐 외국 박물관이라고 다를 거 같은가?
이걸로 먹고 살겠다 발악하는 전공자 몇 명, 그리고 죽을날 받은 뇐네들 무념무상하는 공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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