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은 런던 코넌 도일 박물관이 아닌 다음에야 국내에서는 가뜩이나 인기 없는 여타 박물관류 시설 중에서는 그다지 더 인기가 없다.
그 인기없음은 그 이유가 또 다른 논란이 되겠지만 이른바 국민작가 부재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라 일단은 해 둔다.
영국만 해도 스트라포드 어폰 에이븐은 셰익스피어 고향이라 해서 셰익스피어 팔이로 미어터진다.
그런 점에서 굳이 양평군이 인기도 없는 문학관을, 그것도 그다지 직접 인연이 있다 하기도 힘든 황순원문학관을 세우기로 한 일 자체가 이색하며,
나아가 그것이 자리한 데가 인적 드물기만 한, 한적하기 짝이 없는 산곡간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그럼에도 이곳은 그런 대로 입소문이 나서 관람객도 꾸준히 유치하는 편이라 하며,
설립운영 주체인 양평군은 연간 방문객이 10만이라 내세우는데, 이 수치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는 차치하고라도
수도권이라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궁벽한 산촌에 이만큼 성공한 문학관을 찾기도 힘들다는 점에서 저 문학관은 분명 배신자적인 위치를 점거한다.
나는 저 문학관이 단순히 황순원을 내세웠다면 필연으로 실패하고 말았다고 본다.
황순원? 김동리? 문학관 아무리 세워봤자, 노벨상 탔다는 한강문학관 그 모교 연세대나 아버지 고향 장흥에 세워봤자 반짝 컨벤션 효과 보고 만다.
그런 점에서 나는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지만 황순원이라는 거시 간판을 떼어버리고 범위를 아주 좁혀 이른바 미시의 관점에서 소나기를 채택한 대목이 실은 절묘하다고 본다.
물론 그 앞에다가 작은 글씨로 이 소나기마을은 황순원문학촌이라는 수식어는 단다.
소나기가 요새는 학교 사정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때는 교과서에 수록됐으니 대중성은 강하다.
교과서 실린 문학작품 치고 독자 공감까지 얻어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내 기억에 수주 변영로 논개 시가 짙은 내셔널리즘 펄럭이나 아주 좋은 작품이라 본다.
중고교 교과서에 수록되는 문학은 교육이라는 관점이 워낙에나 강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야시꾸리한 이데올로기 주입 작품만 선별하게 되는데
그 점에서 소나기는 이른바 순수문학이라는 측면에서 소위 진영 논란에서 무척이나 자유롭다는 점 말고도,
그 이야기가 사랑, 것도 풋사랑, 그러면서도 몹시도 아리한 풋사랑이라는 점이 영원한 베스트셀러로 각인한다는 사실이 독자의 호응을 유발하며, 그것이 이른바 국민문학이라 꼽아도 손색 없는 원천이 된다고 본다.
그 소나기를 듬뿍듬뿍 내리면서 문학관도 잘만 하면 성공? 혹은 그 비스무리한 근처에 갈 수 있는 표본이 된다는 점에서 저 소나기마을은 주시해야 한다고 본다.
저 문학관은 양평에 가면 내가 가끔 들르는데 한적해서 좋다.
물론 그 한적도 주변에 들어서기 시작한 이른바 펜션 바람에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모르겠다만, 소나기?
얼마나 아리아리한가?
야동 넘쳐나는 시대에, 또 그것을 즐감하는 시대에 나 역시도 그런 문화에 흠씬 노출된 방탕한 삶을 살았지만,
그렇게 진흙 잔뜩 묻은 나 또한 그렇지 아니한 아리아리함이 있을 수 있음을 확인케 하는 곳이 아닌가 한다.
암것도 없이 수숫단 몇 개 꽂아놓고 성공한 데다.
저 문학관이 살피니 박물관으로 등록되지는 않은 듯하다.
2003
양평군과 경희대학교가 자매결연을 맺고
황순원 작가의 소설'소나기를 배경으로 문학테마공원을 조성하기로 합의
2004
제1회 황순원문학제 개최
이후 양평군, 경희대, 중앙일보 공동주최로 매년 실시
2006
황순원문학촌(43,410m), 황순원문학관(2,035m) 착공
2009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개관
황순원 유택을 소나기마을로 이장
황순원 제9주기 추모식 거행(매년 기일에 유족, 제자, 문인, 주민이 함께)
<소나기마을>소식지 창간 매년 4회 발행
홈페이지 <(www.sonagi.go.kr> 개설(웹진 서비스 )
2010
시창작교실, 토요문학교실 운영 등
2011
황순원문학연구센터 개관
황순원 초기작품 71점 발굴자료 공개
2012
소나기 구연동화교실 운영
제1회 <소나기마을 1박2일 문학캠프> 개최
제1회 <소나기마을 문학상>제정-양평군, 황순원기념사업회, 중앙일보 공동주관
2013
소나기마을, 교과부 검정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창의적 체험학습 활동장소> 등재
2015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진행("첫사랑콘서트", "소나기J 속편쓰기 전국 공모전" 등)
폰보다 편지, 마음을 전하세요" 운영(경기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
문학교육체험프로그램 "나도 황순원" 운영(생동하는 문학관 조성사업)
2016
문학순회 작가와의 만남 진행(문화예술위원회)
2018
수숫단음악회 등 행사진행
2019
첫사랑콘서트, 소나기연극 등 교육ㆍ문화행사 진행
2020
특별전시(황순원영상전 '우리영화에 깃든 황순원의 문학세계전') 등 교육ㆍ문화행사 진행
2021
실감콘텐츠 영상체험관 개관, 문화체육관광부 스마트박물관 공모 선정,
기획전시('문인의 엽서전', '시가 팬데믹을 이긴다') 등 교육ㆍ문화행사 진행
'문화재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껍데기만 돌, 실제는 청동 화살촉 (0) | 2025.03.16 |
---|---|
어림반푼어치도 안 되는 반달모양돌칼 (0) | 2025.03.16 |
거지 같은 한반도 선사, 더 거지 같은 선사실 (0) | 2025.03.14 |
노르웨이 오슬로 바이킹 선박 박물관 (0) | 2025.03.14 |
토끼뼈를 올린 네안데르탈 사피에스 혼성 아이 (0) | 2025.03.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