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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주문 생산한 글은 모조리 쓰레기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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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글도 좋은 글은 걸신이 걸려서 나온 것이라야 한다.

논문 역시 마찬가지라, 내가 이 글을 쓰지 아니하면 아니 된다는 절박과 사명을 기반으로 삼지 아니하는 모든 글은 그 어떤 것이건 쓰레기다. 

그만큼 이 자발성 폭발성은 좋은 글을 구성하는 절대의 조건이다.

“the spontaneous overflow of powerful feelings”

이는 윌리엄 워즈워스가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유명한 낭만주의 선언문 구절 중 하나라,

물론 저에는 단서조항 하나가 붙었으니 

“it takes its origin from emotion recollected in tranquility.”

라는 대목이 그것이라, 좋은 시란 북박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을 기반으로 삼되, 그런 폭발이 지나고 침참한 다음에 나오는 것이라 했거니와 

논문이라 해서 예외일 수는 없어 저 주체치 못하는 폭발성이야말로 좋은 논문으로 가는 절대하는 조건이다.

저 일을 업으로 삼는다는 자들이 쓴 글을 보면 열편 중 다섯 편이 어딘가에서 돈 몇 푼 줄 테니 이런 주제로 써달라 해서 던진 주문 생산품이요

나머지 다섯편은 학교가 혹은 교육부가 요청하는 각종 자격요건 승진요건을 구비하고자 마지 못해 쓴 것이라

이 따위로 써제낀 글이 쓰레기 아니면 무엇이리오?

핑계는 많아 연구 아닌 일에 내몰린다 하고 또 이런저런 구구절절한 이유 대며 년간 한두 편에 지나지 않는 논문 하나 쓰지 못해 안달복달한다.

교수입네 연구원입네 하면서 연간 논문 한두 편도 쓰지 못하면 그게 교수이고 연구원이겠는가?

인문학이라는 특수성을 거덜먹하며 실험을 발판으로 삼아 연간 수십편 논문을 써제끼기도 하는 자연과학하고는 다른다는 말도 하지만 이 역시 개소리라

왜 인문학이라 해서 그 딴 일 못한단 말인가?

spontaneous overflow of powerful feelings이 있으면 하루 서너 편도 쓴다.

그딴 거지 같은 돈 먹는 주문생산품 승진 심사용 어거지 글 쓰면서 죽는 소리는 오죽이나 많아 맨날맨날 힘들어 죽겠다는 징징거림만 지껄여댄다.

년간 논문 한두 편도 쓰지 못하는 게 무슨 교수이고 연구자란 말인가?

연간 두 편 써봐야 사십년 연구생활해도 팔십편에 지나지 않는다.

생평 논문 백편 썼다 자랑하는 놈이 무슨 연구자이겠는가?

누에가 번데기 될 때까지 온몸 불살라 실을 잣듯이 연구자는 오로지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쓰야 한다.

덧붙여 주문 생산한 글은 논문 목록에서도 삭제하라.

돈 받고, 의뢰 받아 쓴 글 쪽 팔리지도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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