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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간병에서 조우한 개츠비랑 코넌 도일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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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다.

생각지도 못한 인연으로 조우 혹은 재조우하니 말이다.

나는 지금 간병 중이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엄마 간병하는 생활을 대략 스무날쯤 하는 중이다.

위험한 고비는 일단 넘긴 듯하고 그래서 구미 차병원 입원치료를 끝내고선 지금은 같은 구미 지역 갑을재활병원으로 통근하는 중이다.

차병원에선 여가가 도통 나지 않았지만 재활병원에선 오전 오후로 대략 각 두어 시간씩 엄마가 재활훈련에 들어가니

또 이제는 틀을 잡았다 할까 루틴한 경로로 진입하니 좀 여유가 난다.

차병원에선 하루 24시간을 붙어 있어야 했지만 재활병원은 밤엔 김천으로 후퇴한다.

밤엔 엄마가 섬망이 심해 여전히 걱정이나 지금은 그런대로 수면 안정제로 이겨나간다.

그래서인가?

어제 재활병원 로비 한 켠을 보니 이런저런 책이 꽂힌 간이 서가가 보여서 어제부터 틈나는 대로 저 두 책을 뽑아 느긋이 소화 중이다.

그러고 보니 더 그레잇 개츠비는 대학 전공 수업 이후 근 40년 만에 처음으로 손을 댔고

코넌 도일은 실은 제대로 독파한 적은 없고 대략 45년 전쯤 괴도 루팡에 탐닉할 적에 잠깐 들여다 본 기억이 있다.

문화부 기자 시절 도일 전집이 발간되기 시작할 적에 그 전집을 읽어보리라 해서 집에다 갖다 놓은 판본이 있기는 하나 제대로 탐독한 적이 없다.

개츠비는 그 첫 문장을 좋아해 한 때는 그 반쪽 정도는 원문으로 외기도 했으며

코넌 도일은 영국 제국주의를 논할 적에 그것을 증언하는 주요 텍스트로 인용되는 모습을 목도하기도 했더랬다.

내가 저 두 역본을 끝낼 무렵엔 엄마가 집으로 복귀해 일상으로 돌아갔음 하지만 희망일 뿐이다.

병원이라 해서 죽어가는 사람들 이야기들인 암병동이나 마의 산을 읽어야겠는가?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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