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膏雉〕
성현成俔(1439~1504), 《허백당집虛白堂集》 <허백당시집虛白堂集詩集> 제12권 시詩
변방 성은 산이 깊고 초목 무성하니 / 邊城山深多草木
꿩이 득실대고 집오리만큼 크네 / 華蟲紛紛大如鶩
거친 들에 서식하며 사람 핍박 없어 / 散食荒郊不迫人
호박 같은 누런 기름 투실투실 살이 쪘네 / 琥珀黃膏肥作肉
숯불에 기름 흘러 불꽃 활활 일고 / 膏流獸炭火猶熾
푸른 연기 집안 가득 향기로운 고기 냄새 / 靑煙滿室香氣馥
관서 지방 최고 맛 비할 곳 없는지라 / 關西至味美無度
해마다 역참 통해 수송하기 바쁘다오 / 年年馹騎相馳逐
바라건대 이 꿩으로 국을 끓여 바치고 / 願焉調鼎進美臛
요 임금 팽조 같은 수 누리셨음 하네 / 仰獻堯年彭祖祝
[주-D001] 고치膏雉 : 꿩 중에서 크기가 집오리만 하고 호박琥珀처럼 기름이 엉긴 것을 가리킨다. 황해도 양덕陽德과 맹산孟山 것이 가장 좋고, 평안도 강변江邊 것을 진상하였다고 한다. 《용재총화慵齋叢話 卷7》
[주-D002] 願 : 대본에는 ‘顧’로 되어 있는데, 규장각본에 의거하여 바로잡았다.
ⓒ 한국고전번역원 | 조순희 (역)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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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번역원 번역을 손봤다. 제목 고치膏雉를 특정한 지역에서 나는 꿩을 지칭하듯 설명했지만 그건 아닌 듯하며 글자 그대로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꿩이라는 뜻인 듯하다. 아마 저 무렵 성현은 평안도관찰사 재직 시절이 아니었나 한다.
이 꿩고기 소비 양태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 신동훈 선생이 쓴 글들이 있어 소개한다.
신라의 닭은 위세품이었는가
조선시대 임란 후 사람들은 꿩과 닭 어느쪽을 많이 먹었을까
가축 사육은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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