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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

마약과 간통, 부산 근무시절 기자생활 두 토막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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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기자로서 첫 발령지인 부산지사 근무시절, 아무래도 항도 부산인 까닭에 뽕 먹고 유치장 신세 지는 사람이 다른 지역에 견주어서는 그리 많았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얼마전 상영한 송강호 주연 영화 '마약왕' 역시 주무대가 부산이라, 일본에서 가깝고, 배가 많이 드나드는 까닭에 부산은 마약 사범이 그리 많다. 




듣자니 요즘 경찰 취재 패턴이 바뀌어서 이제는 기자가 형사계에 맘대로 들어갈 수도 없다는데, 그때는 마음대로 들락거릴 때라, 그뿐이랴? 그 형사계 한쪽에 마련된 철창으로 가서는 간밤에 어떤 사람들이 붙잡혀 들어왔냐 직접 심문 취재하던 시절이라, 거개 새벽마다 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마약사범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대개 헤롱헤롱 눈이 풀린 상태였으니, 그런 친구들한테 내가 못내 궁금한 게 있었으니, 뽕 맞으면 기분이 어떠냐는 것이었으니, 그렇게 해서 들어온 몇놈한테 물어보니 반응은 거개 비슷해서, 나중엔 머리가 빠개지는 거 같다는 말을 들은 듯하다. 


부산에선 마약사범이 흔해 빠져서, 웬간한 마약사건으로는 기사로 다뤄지지도 않았다. 




부산 지역 특징이 또 드러나는 다른 경찰 관련 부서로 조사계가 있다. 지금도 조사계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고소고발 사건 전담이라, 여느 경찰서를 막론하고 사기와 간통 사건이 그리 많았다. 물론 재미야 간통사건이다. 지금이야 간통죄가 폐지되었으니 이젠 그런 재미는 없을 것이다만, 부산 지역 간통사건이 다른 지역과 사뭇 다른 양상이 있었으니, 


부산은 역시 항도라, 아무래도 뱃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고, 개중에서도 원양어선을 타는 사람이 많은 숙명이 있다. 이들은 대개 1년을 비우고 세계 대양을 헤집고 다닌다. 그러니 그 부인 중 일부는 그냥 있을 수는 없는지, 바람을 피우는 일이 제법 있었겠지. 


간통죄 폐지



당시엔 DNA 수사기법이 도입되기 전이라, 간통을 간별하는 가장 흔한 수법이 자식 혈액형이었다. 간통 고소사건 진정서를 보면 거개 패턴이 있어서, 나는 무슨 혈액형이고, 아내는 무슨 혈액형인데, 자식은 그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무슨 형이다...해서 고소한 사건이 그리 많았다. 


한데 그 사연을 보면 남편이 거개 원양어선 선원이었다. 


뭐 지금이야 DNA 검사 한 방으로 가리는 세상이니, 그 새 그리 세상이 변했다. 


하도 마약 관련 연예인 사건으로 시끌벅적한 세상이라, 그 옛날 초창기 기자시절 생각 나는 두 가지 일화를 꺼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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