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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자발 백수 유람기] (44) 폼페이 & 헤르클라네움, 정처가 없는 여행의 유일한 목적지 그리고 푸념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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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콜라나 콤폴리에토 빌라에서 바라본 나폴리



퇴직을 기념한 바람쐬기용 이번 외유는 어딜 간다는 일정이 없었다.

한달이라면 나 같은 사람한테는 긴 기간이라 적당한 베이스캠프 물색하다 로마를 고른 까닭은 다른 지역보다 익숙하다 생각한 때문이다.

그렇다고 특별히 더 아는 것도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미 경험이 있는 까닭에 대략 방향 감각은 있어 이곳을 아지트로 정했을 뿐이다.

그러고서 로마를 중심으로 이곳저곳 가고 싶은 데 점지해서 다니고자 했을 뿐이다.


헤르쿨라네움 들어설 때 이마 정수리까지 훤하던 베수비오산이 나설 때는 구름이 잔뜩이더라



그런 가운데 오직 이번엔 반드시 가고 말리라 작심한 데가 폼페이랑 헤르클라네움이라 어제 오늘 각각 한 곳씩 돌고는 지금 나폴리로 후퇴해 하룻밤 유숙할 데를 찾아들었다.

시칠리아를 말했지만 솔까 그만큼 땡기는 데는 아니어서 선택 후보지였을 따름이며, 나중에 기회를 엿보고자 한다.

이번 여행을 실은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백수 신세가 된 충배를 동행하려 했지만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혼자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비운 사이 충배는 개중 일부 내가 맡아야 하는 일까지 하느라 가랭이가 찢어진다. 다 좋은 날을 위한 수고라고 생각하고 싶다.

준비되지 않은 실업은 그만큼 녹록치 않은 법이라 나름 이런저런 계산 두들겨 백수를 선택한 나랑은 조금은 처지가 다르니 저것도 나는 경험이라고 본다.


베수비오 화산재에서 건진 로마시대 비름빡 그림



굳이 그 자리가 연장되었다 한들 그 역시 2년짜리 시한부고 그 사이 다른 자리를 잡는다 한들 어차피 육십이면 인생 종치고 다른 삶을 준비해야 한다.

정년이 65세 대학교수로 더구나 국내 유수한 대학병원 의사인 신동훈 박사가 그리고자 하는 제2 인생 계획을 보면서 뭔가 쎄한 느낌 없는가?

그렇게 누구나 지금 몸담은 직장 이후 삶을 설계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계속하는 이야기지만 자기 꿈조차 망각상실하고선 지금에 안주하다 흐지부지 인생 종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다.


고전시대엔 노브라였나?



그것이 꼭 야심은 아니라 해도 이것 아닌 삶을 정말로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이걸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자리 혹은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인가는 본인 의지 문제다.

이것도 한때는 오지랖 넓게도 남들한테 이리 살아라 저리 살아라 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해서 아주 드물게 잘 풀린 사람도 있지만 그렇다고 내가 그 흔한 고맙다는 말 들은 사람 몇 되지 않아 다 지들이 잘나서 그런 줄 알며,

또 심지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걸 끄집어 내 놨더니 지 봇다리 내놓으라 강짜 부리는 이도 있었는가 하면

지 인생 지가 살아가니 퍽어웨이 라 하는 이도 봤으니 다 부질없더라.


헤르쿨라네움에서 건진 로마 유리



이런 푸념이 혹 또 다른 간섭이 아닐까 하지만은 저와 같은 일을 겪을 때마다 하도 황당해서 다시는 그런 짓 하지 않으리라는 내 다짐 삼아 이야기해 둔다.

그만큼 사람으로 인한 상처는 내상이 커서 치유가 없다. 오직 독기만으로 버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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