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연구라고 해서 한가하지는 않다.
필자가 생각하는 노년의 연구란 60 이후 75세 정도일 것이라 짐작해 보는데
이제 노년연구의 출발점을 막 지나려고 보니
필자가 젊은 시절 생각한 노년과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이 다른가.
우선 체력과 지력이 젊은 시절 생각과 다르다.
체력이 꺾인다는 것을 절감하지 못하는 (이성적으로는 이해할지 몰라도) 젊은 시절에 세운 노년의 계획이라는건 아무 의미도 없다.
젊은 시절에 세운 노년의 "활동에 대한 계획"은 아무 의미도 없다.
체력이 받쳐주는 시기에 세운 계획은 노년이 되면 다 산산조각난다.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몸"안에 brain도 포함된다는 건 노년의 목전에 들어와서야 안다.
기억력이 점점 쇠퇴해가는 것을 느끼고
이 기억력의 소실이 논리적 사고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는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생각에는 기억력 따로, 논리적 사고가 따로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 두 가지는 연결되어 있다는 걸 노년의 목전에야 안다.
나이 들어 하나씩 기억이 사라지듯이
논리적 사고도 언젠가는 그 연결 고리를 잃어 불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학자적 의미에서의 논리적 사고가 정지하는 시기-.
필자는 75세 정도일 것이라 본다.
이 시기 전까지 뭔가를 써서 남긴다고 하면,
나이 60부터 75세까지 약 15년의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이 15년 동안 학자로서의 말년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 전에 죽지 않는다면.
젊은 시절은 노년의 진짜 의미를 알 수가 없다.
체력이 샘솟듯 하는 시대에 세운 노년의 활동 계획.
이거야말로 의미 없는 일이다.
젊은 시절에는 노년을 생각해서 재정적으로 비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준비가 되었다면 "노년의 활동'에 대한 계획은,
나이 60에, 노년의 출발점에 섰을 때
그때 세우기를.
그래도 늦지 않을 것이다.
젊은 시절에 세우는 "노년의 활동"에 대한 계획.
다 엉터리고 그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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