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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좌충우돌 볼로냐 회귀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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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새는 쪽박이 밖에서라고 다를 리 있겠는가?
눈을 떴다.
기차가 막 출발한다.
심상찮다.

볼로냐를 막 떠났다.
눈을 비볐으나 분명 기차는 떴다.
담역이 어딘가 체크하니 피렌체다.
좃댔다.
이걸 우짠다?

 

Stazione di Firenze Santa Maria Novella. 피렌체 중앙역인 셈인데, 광장 전면에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이 있는 까닭에 이런 이름을 얻었다.



피렌체 정차역도 영 눈에 설어 촌동네라 산타 마리아 운운하는 그 동네가 아니다.

자동 발매기로 볼로냐 센트랄레를 끊으니 두 장이 튀어나온다.
왜 두 장?
잘못 눌렀나?

짭새 붙잡고 물었더니 중앙역 가서 갈아타야기 때문이란다.
난 피렌체가 싫다.

(2018. 7. 12)

****

 

Stazione di Firenze Santa Maria Novella 전면 Santa Maria Novella 성당. 보카치오 데카메론 무대 중 한 곳으로, 흑사병을 피해 시골로 피역하기로 결정한 데가 바로 이 성당이다. 



혼차서 해외여행한 경험이 일천한 중늙은이가 겪은 풍상 중 하나다.

정신없이 골아떨어졌다 내릴 역 놓치는 일이야 국내서도 더러 있거니와 이태리 가서 그런 꼴 겪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좌충우돌이라기엔 어이가 없고 이래저래 황당할 뿐이었다.

북부 볼차노 라는 데를 들렀다가 남하하다 다음 행선지가 볼로냐였으니, 그곳에다 호텔까지 예약해 놓은 마당에 그곳을 지나치고 말았으니 언제나 이럴 때면 왜 잠이 깨는 시점이 그 역을 막 출발하고 난 직후인지 신통방통할 뿐이다.

더구나 밤이 되어 그 다음역인 피렌체서 다시 볼로냐로 가는 기차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으니, 그에 더해 그 피렌체 하차역이 내가 알던 그 중앙역이 아닌 외진 곳 촌동네였으니 황당함과 조급함이 더할 수 밖에.

 

피렌체. 좃또탑이다. 



그 촌동네 역에 하차해선 볼로냐행 기차표를 끊긴 했는데 느닷없이 티겟 두 장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이건 또 무슨 귀신 곡하는 노릇 아닌가 했으니 그에 얽힌 이야기다.

말이 나왔으니망정이지 어찌하여 볼로냐행 기차를 타고자 피렌체 중앙역에 도착하니 이게 참말로 웃긴 게 그토록 편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 피렌체는 그 전해, 것도 딱 한번 왔을 뿐인데 그 한번이 준 기시감은 이내 안도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전에 왔다. 그래서 눈에 익다는 그 어줍잖은 기시감은 초조와 안달로 범범한 그날을 안심으로 돌려놓았다.

 

어떤 친구 동상인지 까묻다. 열라 유명하신 피렌체 분이시다. 



이태리 교통..이 시키들 시간 안지킨다. 볼로냐행 기차도 제 시간에 도착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한번 와 본 곳이기에 느긋이 오기를 기다려 타고는 마침내 자정 무렵 볼로냐역에 도착하고는 그 인근 예약한 호텔에 비로소 투숙했다.

늙어서 혼자 해외여행 하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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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원이천리不遠而千里하고 달려간 볼차노 Bolzano

내가 풍찬노숙하던 시절 할 일은 엄꼬 목돈은 있어야겠고 해서 계약금에 눈이 멀어 이런저런 출판사랑 노예 계약을 했더랬다. 개중엔 공동 저작도 있었으니 이 분야 전문가 A와 미라 단행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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