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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伊川 선생[程頤]이 이르시길,
“지금 농부들이 심한 추위와 무더위와 장마에 깊이 밭 갈고 잘 김매어서 파종한 오곡을 내가 먹고, 온갖 장인이 솜씨를 부려 만든 기물을 내가 사용하고, 군인이 무장하고 지키는 나라에 내가 편안히 살고 있는데, 만일 이처럼 한가롭게 세월이나 보낸다면, 이는 바로 천지간에 한 마리 책벌레가 되는 것이다. 공덕과 은택이 사람들에게 미치지도 못하고 별다른 일을 할 수도 없으니 오직 성인이 남긴 글을 모아 엮어서 보탬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今農夫祁寒暑雨、深耕易耨、播種五榖。吾得而食之。今百工技藝作爲器用。吾得而用之。甲冑之士披堅執銳以守土宇。吾得而安之。却如此閒過了日月、即是天地閒一蠹也。功澤又不及民、別事又做不得、惟有補緝聖人遺書、庶幾有補爾。]
라고 하였다.
《二程全書》 卷18 〈遺書·伊川先生語第3〉
*** 편집자주 ***
이 텍스트는 맥락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한 구절이다.
나는 먹물들의 절박을 본다. 먹물들이 할 일이 무엇인가?
아무 쓰임새도 없는 먹물들이 우리도 쓰임이 있다 들고 나온 것이 오지랍대마왕주의라, 성인들을 팔아 세상을 경영하는 일이야말로 선비들이 할 일이다 선언한 것 아니겠는가?
이 오지랍대마왕주의가 잘 발현되는 곳으로 한국만한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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