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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농업 전환이 안데스 사회를 멸망 직전으로 몰아넣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6.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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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이미지: 위기에 대처하는 회복력 전략으로서 남부 안데스 지역의 인구 이동을 표현한 그림. 출처: Mauricio Álvarez - studio FIEL®

 
획기적인 융합 연구를 통해 고대 안데스 농업 변방 남쪽 끝자락에 산 한 인구 집단의 2,000년에 걸친 극적인 역사가 드러났다.

아르헨티나 우스팔라타 계곡Uspallata Valley에서 발굴된 고대 DNA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이 지역 수렵채집인들이 외지에서 온 농부들에게 밀려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농업을 도입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결국 사회를 붕괴 직전으로 몰아넣었고 기후 불안정, 영양실조, 질병으로 고통받으며 생존을 위해 깊은 가족 네트워크에 의존해야 한 비극적인 역사를 보여준다.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는 농업이 인간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고대인들이 장기간 고난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파스퇴르 연구소 미생물 고유전체학Microbial Paleogenomics Unit at Institut Pasteur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고대 인류와 병원균의 유전체 정보를 동위원소 데이터, 고고학적 자료, 고기후 기록과 결합하고, 현대 와르페 원주민 공동체Huarpe Indigenous communities와 긴밀히 협력해 진행했다. 

지역 주민들의 농업 도입

고고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질문 중 하나는 농업 확산이 이주해 온 농부들이 주도했는지, 아니면 지역 수렵채집인들이 새로운 작물과 기술을 받아들여 주도했는지 여부다.

우스팔라타 계곡은 남아메리카의 다른 지역보다 농업이 훨씬 늦게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탐구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연구팀은 약 2,200년 전 초기 수렵채집인부터 후대 농경민에 이르기까지 46명 고대 DNA를 게놈 전체에 걸쳐 분석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강력한 유전적 연속성이 나타났다.

이는 농업 이주민의 대규모 유입으로 농업이 확산된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옥수수와 다른 작물을 점진적으로 식단에 포함시켰음을 시사한다.

"우팔라타 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넘어, 우리는 현대 인구 분석을 통해서만 암시된 유전적 요소를 확인함으로써 남아메리카 인류 유전적 다양성 연구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CONICET 연구원이자 이번 연구 공동 제1저자인 피에르 루이시Pierre Luisi는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조상 유전적 요소가 현대 인구에서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지역 원주민 후손들이 멸종했다는 통념을 반박했다.

아르헨티나 우팔라타 인근 안데스 산맥 풍경. (R3silva/CC BY-SA 4.0)


기후, 식단, 그리고 질병의 위기

초기 농업 도입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지만, 800년에서 600년 전 사이에 포트레로 라스 콜로니아스Potrero Las Colonias라는 주요 매장지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뼈와 치아의 동위원소 분석 결과, 이곳 사람들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삼았으며, 이는 남부 안데스 지역에서 가장 높은 옥수수 소비량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더욱이, 스트론튬 동위원소 분석 결과 이들은 인근 지역에서 계곡으로 이주해 온 이주민들이었음이 밝혀졌다.

이 이주민 농경 공동체는 지역 주민들과 유전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었지만 심각하고 지속적인 인구 감소에 직면했다.

고기후 기록에 따르면 이 시기에 환경 불안정이 장기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유골에서는 이러한 위기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어린 시절 영양실조와 광범위한 감염 징후가 확인되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고대 DNA 분석에서 해당 유적에서 결핵균이 검출되었다는 점이다.

이 균주는 유럽 접촉 이전 시대 남아메리카에서 발견된 계통에 속하지만, 이처럼 남쪽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미생물 고유전체학 연구팀 책임자인 니콜라스 라스코반Nicolás Rascovan은 "접촉 이전 시대 유적에서 이처럼 남쪽 지역에서 결핵균이 검출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발견은 고대 안데스 산맥의 험난한 생태 환경 속에서 결핵이 어떻게 확산되고 지속되었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가족 네트워크는 생존 전략이었다

기후 변화, 식량 부족, 전염병이라는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한 공동체는 가장 근본적인 자원인 가족에 의존했다. 

유전체 친족 분석 결과, 유적에 묻힌 이주민들은 대부분 가까운 친척 관계였지만 매장 시기는 서로 달랐다.

이는 계곡으로의 지속적인 다세대 이주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친족 네트워크는 주로 모계 혈통을 통해 형성되었으며, 이주민들 사이에서 단일 미토콘드리아 계통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가족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이동을 조율하는 데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강조한다. 

폭력적인 갈등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지역 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묻힌 경우도 있어 평화로운 공존을 보여준다.

고고학자이자 공동 제1 저자인 라미로 바르베레나Ramiro Barberena는 "농촌 공동체가 농경지와 집을 쉽게 버리지는 않는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가족 네트워크에 의존하며 위기를 헤쳐나갔다는 가설과 가장 일치한다"고 말했다.

혈연에 기반한 이러한 고대의 회복력 전략은 인간 사회가 환경적, 인구학적 압력에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한 의미심장한 통찰을 제공하며,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준다.


Barberena, R., Luisi, P., Novellino, P. et al. Local agricultural transition, crisis and migration in the Southern Andes. Nature (2026). https://doi.org/10.1038/s41586-026-1023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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